[제주/제주시] 겨울에 떠난 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트레일 A코스 여행

2019-02 이 달의 추천길 2019-06-02
조회수335

화산학 교과서

'지질공원'을 걷다

최지혜 여행작가


엉알과 화산재 지층

주도는 어느 계절에 찾아도 가슴 설레게 하는 곳이다. 에메랄드빛의 푸른 바다와 드넓게 펼쳐진 목초지,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아름다운 장소들. 오랜만에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길을 걸으러 나섰다. 이번 여행은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수월봉 트레일 A코스다.


섬에서 섬을 바라보다


차귀도가 보였던 시작점

길을 걷기 위해 차귀도 선착장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뒤쪽으로는 차귀로 해적잠수함 매표소가 보였고 앞쪽으로는 푸른 바다와 하늘 사이에 크고 작은 섬들이 보였다. 맑은 날씨 덕분에 차귀도의 모습은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하지만 역시 제주도는 제주도다. 제주도에서 바람을 빼놓을 수 없듯이 역시나 이 날도 아주 강한 바람이 불었다. 차귀도를 바라보고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싶었으나 거세게 부는 바람 때문에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얼른 몸을 일으켰다.

시작점 표지판을 찾는 데는 생각보다 한참 걸렸다. 분명 이 길이 맞는 거 같은데 정확하게 수월봉 트레일 A코스 시작점이라는 안내판이 없어 한참을 헤매고 다녔다.


수월봉 트레일코스 안내판


수월봉으로 이어지는 길

해적잠수함 뒤쪽으로 바다를 따라 작은 길이 나 있었는데, 그곳이 수월봉 트레일 A코스 시작점이라는 것을 한참을 헤매고 난 후에야 알 수 있었다.

바다를 벚삼아 걷기 좋은 길

이 길을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는 길이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바다를 벗삼아 걷기 좋은 길이다. 해안가 쪽으로 용암과 주상절리가 발달하고 있는데, 이 절리는 액체 상태인 뜨거운 용암이 굳으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형성되었다고 한다. 또 중간중간 절벽을 이루고 있는 화산재가 쌓인 지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소 이런 지형을 볼일이 그리 많지 않다 보니 그저 신기하고 수월봉의 화산활동이 일어났던 당시를 한번 상상해볼 수 있다.


수월봉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해안길

지층의 모습


바다를 감상하며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갱도진지에 도착했다. 다행히 앞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화장실이 있었고, 그 뒤쪽으로 갱도진지의 모습이 보였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은 수월봉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에 수많은 군사 시설을 만들었는데 이곳은 그곳 중 하나이다.


갱도진지


갱도진지 앞에는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아직 거센 바람이 그치지 않아 바로 길을 걷기로 했다. 잠시 쉬는 것은 수월봉 정상에서도 충분하다.

표지판을 따라 수월봉 정상 방향으로 걸으면 된다.

수월봉 정상 방향 쪽으로 걸어 올라가다 보니 지질공원 탐방안내소가 보인다. 지질공원에 대해 해설사분이 무료로 해설을 해주시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신청을 해서 지질공원에 대해 해설을 듣고 이 길을 걸었을 텐데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도 지질공원 탐방안내소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인 만큼 약간의 오르막이 나왔다. 한적한 바닷길을 걷다 수월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드니 꽤 많은 관광객들을 만났다. 가족들과 길을 걷는 사람들,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사람들. 다양한 모습으로 수월봉을 찾고 있었다. 아마 수월봉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찾았으리라 생각했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길을 즐기는 사람들


드디어 수월봉 정상에 도착했다.

수월봉 정상에는 멋스러운 정자가 하나 있었고 눈앞에 드넓게 펼쳐진 바다가 보였다. 멀리 시작점에서도 보였던 차귀도와 작은 섬들이 보이는데, 그 모습이 하늘과 어우러져 아주 멋스럽게 느껴졌다.


수월봉 정상에서 보이는 모습


잠시 정자에 앉아 목을 축이고 정자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봤다. 마치 액자 속에 걸어둔 그림과 같은 풍경이다. 멀리 신창풍차 해안도로 있는 풍력발전기도 보인다. 이곳에서 일몰을 감상하면 어떤 기분일까 싶어 길을 다 걷고 난 뒤 해질 시간에 맞춰 이 부근에서 일몰을 감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자에 앉아서 보이는 풍경


한참을 넋 놓고 풍경을 감상하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고산기상대 방향으로 표지판이 표시가 되어있어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는데 정면으로 보이는 고산기상대쪽은 철창으로 문이 닫혀있었다.




여러모양의 표지판들

‘이상하다. 분명 표지판은 이쪽으로 표시되어있었는데..’ 조금 더 가까이 가보니 굳게 닫힌 문 옆으로 작은 샛길이 나있었다. 멀리서 보고 이쪽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시 돌아갔으면 아마 한참을 헤매고 다녔을 길이다.


고산기상대


고산기상대 옆 작은 샛길

푸른 바다와 초록잎이 어우러지는 길

지금까지는 해안길을 따라 걸었다면 고산기상대를 기점으로 초록 잎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무밭도 보이고 초록 잎 무성한 나무들도 보인다. 그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푸른 바다와 초록 나무 그리고 빨간 지붕이라니.. 낭만적이지 않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청량한 느낌까지 들던 무밭


다시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나가면 길의 거의 마지막 지점인 해녀의 집과 검은모래해변, 엉알과 화산재 지층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을 순환길이기 때문에 마지막 지점인 엉알과 화산재 지층이 보이는 지점까지 걸어갔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오는 방식이다. 이미 지나간 방향의 길을 다시 걷는다고 생각하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모습들과 마주하기도 한다. 한 방향만을 보고 걸어오다 보면 미처 보지 못하고 놓치게 되는 것들이 많은데 다시 같은 길을 다른 방향을 보고 걷다 보면 새롭기도 하고 낯선 모습과 마주할 때가 많다.


절벽 한켠에 자리 잡은 선인장


잠시 절벽쪽으로 가까이 걸어가 검은 모래해변을 내려다봤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마치 그림판에 예쁜 모양의 돌들을 붙여놓은 듯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왜 이제서야 걷게 되었을까 싶었다.

해녀의 집을 지나 검은 모래 해변으로 들어서니 신기한 풍경들이 펼쳐졌다. 검은색 모래는 처음 봤기 때문에 이 모래색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해녀의 집


검은 모래해변


검은 모래해변 뒤쪽으로 화산재 지층으로 이루어진 절벽들이 보였다.

절벽들의 멋스러움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세월의 흔적이 이렇게 멋진 지층으로 이루어진 절벽으로 자리 잡고 있다니.. 길을 걸을 때마다 언제나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과 경이로움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잠시 지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시계를 보고는 해질녘 아까 봐두었던 포인트에서 일몰을 감상하려면 발걸음을 바삐 움직여야 했다. 다시 한번 마주하는 길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길까 설레는 순간이다.

엉알과 화산재 지층


시작점에서 이어지는 해안길 일몰

▶︎걷는 시간

4.6km

▶︎거리

3시간(천천히 산책하는 걸음)

▶︎코스 타입

순환형

▶︎걷기 순서

녹고의 눈물 – 갱도진지-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수월봉정상- 해녀의집 – 검은모래해변- 엉알과 화산재지층

▶︎코스 난이도

보통

 

▶︎사진 찍기 좋은 장소

수월봉 정상, 시작점 해안길(일몰시간대에도 사진 찍기 좋음), 엉알과 화산재지층

▶︎걷기 TIP

지질공원 탐방안내소에서 무료로 해설을 들을 수 있음

▶︎화장실

수월봉공중화장실, 갱도진지앞 화장실

▶︎교통편

-자가 이용시 차귀도 해적잠수함 매표소 또는 차귀도 선착장 검색

-제주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일주버스 700번 고산1리 정류장 하차 후 고산초등학교 지나 도보로 20분(대중교통 이용시 불편함이 다소 요구됨)

 



- 이 달의 추천길 다른글 보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