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장성] 전남과 전북 지역을 이어주는 유순한 고갯길, 장성새재

2019-04 이 달의 추천길 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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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과 전북 지역을

이어주는 유순한 고갯길

진우석 여행작가


장성새재로 오르는 길에 만난 얼레지. 돌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연보라색 화사한 꽃을 피웠다.

성새재는 전남 장성에서 전북 정읍으로 가고자 할 때 넘어야 하는 대표적인 옛고개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와 전북 정읍시 신정동을 이어주는 장성새재는 험준한 백암산(741m)과 입암산(626m) 사이에 절묘하게 숨어 있다. 대동여지도는 달도 숨어 안 보일 정도로 깊은 고개란 뜻으로 월은치(月隱峙)라고 적고 있다. 예전에는 과거를 보러 가던 호남 선비들이 장원의 꿈을 안고 고개를 넘었고, 한때는 군사작전도로로 이용됐다. 지금은 내장산국립공원 안에 포함되어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 있다. 울창한 계곡을 끼고 있어 풍경이 수려하고, 길이 유순해 가족이 함께 걷기 좋다.

전남과 전북을 이어주는 대표적 옛고개, 장성갈재와 장성새재


남창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오르면 ‘남경산기도원’이 보인다. 기도원 왼쪽으로 길이 나 있다.


장성새재의 출발점인 내장산국립공원 남창탐방지원센터.

장성새재보다 더 유명한 고개가 장성갈재다. 노령(蘆嶺)으로도 불리는 갈재는 입암산과 방장산 사이에 자리한다. 장성군 북이면 원덕리와 전북 정읍시 입암면 등천리를 이어주는데, 높이 276m로 비교적 낮아 많은 사람이 이용했다. 지금은 호남고속도로, 호남선, 1번 국도 등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다. 갈재가 원형이 많이 훼손됐지만, 장성새재는 옛길이 잘 남아 가벼운 트레킹으로 즐길 수 있다.

내장산국립공원 남서쪽에 자리한 남창계곡은 내장산과 백암산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려한 계곡을 품고 백암산과 입암산성을 오르는 등산로가 나 있다. 장성새재의 들머리도 이곳에 있다. 남창주차장에서 300m쯤 가면 전남대수련원 입구에 닿는다. 앞에 보이는 남경산기도원 출입문 왼쪽으로 계곡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삼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면 남창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옛길이 시작된다.


남창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나오는 남창 무장애탐방로가 나온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자신의 공덕을 새긴 바위.


정유재란 때에 활동하다 순국한 의병들에게 제를 올리는 위령제단.

콸콸~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길은 들어서자마자 상쾌한 공기를 물씬 풍긴다. 산길 옆으로 남창 무장애탐방로가 나 있다. 계곡 주변을 데크로 연결해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계속 산길을 따르면 ‘바위 글씨와 일제시대 아픈 역사 이야기’ 안내판이 있다. 1929년 우편국장과 산판일을 하던 일본인들이 자신의 공덕을 찬양하는 내용을 바위에 새겼다는 내력이 적혀 있다. 그 바위를 중심으로 수려한 계곡이 펼쳐진다. 안내판 위쪽에는 장성에서 일어나 의병들을 추모하는 위령제단이 놓여 있다. 정유재란 때 장성의 의병들이 고니시 유키나와가 이끄는 별동대에 맞서 싸웠으나 장렬히 순국했다고 전한다.

봄빛 가득 담고 핀 얼레지와 노루귀


새재화장실 옆으로 입암산성 탐방로가 이어진다. 장성새재 역시 이 길을 따라야 한다.


삼거리에 세워진 안내판. 여기서 입암산성과 장성새재 가는 길이 갈린다.


장성새재길은 길이 유순해서 걷기 편하다

의병제단 위에 새재화장실이 있고, 다소 가파른 길을 200m쯤 오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입암산성과 장성새재가 갈리는 지점이다. 오른쪽 장성새재 방향으로 가면 가파른 길이 끝나고 순한 길이 이어진다. ‘새재’란 이름은 샛길(間路) 또는 ‘새도 쉬어 넘는 고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문경새재와 구분하기 위해 장성새재라고 부른다. 길이 널찍하고 경사도 완만해 걷기 편하다. 암봉이 많아 험준한 백암산과 입암산에 이리 순한 길이 숨어 있는 게 신기하다.


길섶에 핀 노루귀가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산죽과 활엽수들이 어우러진 장성새재 옛길.


휘파람이 절로 나는 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길 한가운데 돌 틈에 핀 야생화 얼레지가 눈에 띈다. 얼룩무늬가 있는 도톰한 두 장의 잎이 마치 날개처럼 보인다. 두 잎 사이로 길게 꽃대를 내밀고, 연보라색 꽃이 활짝 피었다. 아직 이른 봄이라 갈색이 주종인 주변 풍경에서 얼레지의 화려한 원색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봄의 향연이다. 한번 눈에 띄면 야생화는 계속 보이기 마련이다. 여기저기 핀 얼레지들의 무리를 보는 맛이 쏠쏠하다. 얼레지를 구경하다가 뽀송뽀송한 솜털이 예쁜 노루귀와 눈부시게 흰 꽃이 특징인 꿩의바람꽃도 만났다. 이른 봄철을 대표하는 3가지 야생화를 만나니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진다.


장성새재 고갯마루는 고원지대라서 평지를 걷는 느낌이다.


장성새재 고갯마루의 삼거리. 내장산 방향과 정읍 신정리 가는 길이 갈린다.

길이 구렁이 담 넘듯 고도를 올린 덕분에 어렵지 않게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고도계를 보니 높이가 약 350m다. 고갯마루는 의외로 평평하고 넓다. 거의 평지 같은 능선을 좀 더 따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내장산 방향으로 가는 길과 정읍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린다. 여기서 정읍쪽 입암공원지킴터까지는 불과 2㎞ 거리다.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40분쯤 내려오면 입암공원지킴터가 나오면서 장성새재길이 마무리된다. 장성새재에서 내려온 바람이 계곡 건너편의 대숲을 세차게 흔든다. 대숲이 바람이 흔들리는 모습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장성새재길 내내 울창한 계곡을 끼고 걷는다.


종착점인 입암공원지킴터에서 10분쯤 내려오면 백학마을 버스정류장을 만난다.


백학마을에서 바라본 장성새재 방향. 왼쪽이 삼성산, 오른쪽이 입암산이다.



▶걷는 거리

약 5km

▶걷는 시간

약 2시간(휴식 시간 제외)

▶걷는 순서

남창탐방지원센터~새재화장실~장성새재 갈림길~장성새재 고갯마루~입암공원지킴터

▶난이도

쉬운편이다. 전체적으로 걷기 좋은 완만한 길이다. 산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이정표도 잘 나 있다.


▶ 걷기 TIP

전체적으로 쉬운 길로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고, 방석과 돗자리 등을 가져가면 편리하다. 출발점과 도착점이 달라 교통이 불편하다. 남창주차장에 차를 세웠으면 고갯마루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게 좋다.

▶ 화장실

남창탐방지원센터 위쪽 새재화장실, 입암공원지킴터 간이화장실

▶음식점 및 매점

없다. 사전에 도시락 또는 행동식을 준비하는 게 좋다.

▶숙박 업소

남창계곡에 사계절온천펜션(061-394-0014) 등이 있고, 차로 30분쯤 떨어진 방장산에 국립방장산자연휴양림(061-394-5523)이 있다. ​

▶코스 문의

내장산국립공원백암사무소 061-392-7556

▶교통편

들머리는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남창계곡이다. 백양사역 앞의 사거리버스터미널에서 남창행 42번 버스가 1일 4회(08:20, 10:00, 13:50, 16:50)에 운행한다. 문의 군민운수 061-393-6820. 도착점인 입암공원지킴터에서 10분쯤 도로를 따르면 백학마을이 나온다. 이곳 버스정류장에서 정읍행 264-1번 버스가 1일 7회(07:10, 09:20, 11:25, 14:55, 17:30, 19:20, 20:30) 다닌다. 문의 대한고속 063-533-4101

▶길 찾기

곳곳에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잘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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