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구] 뚜벅이 모자의 걷기여행, 장태산자연휴양림 산책길

2019-08 이 달의 추천길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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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숲 사이로 걷는 길

'장태산자연휴양림 산책길'

김혜영 여행작가



 오락가락하며 변덕을 부리는 날,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으로 걷기 여행을 떠났다. 이십 년지기 여행 친구인 아들이 선뜻 따라나섰다. 4살 때부터 나와 함께 두발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는 아이가 어느덧 20살이 되었다. 6년 만에 만난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들도 아들처럼 키가 훌쩍 자란 듯했다.

“이 길 기억나요!”

아들이 추억을 더듬으며 앞서 걸었다.

‘함께 오길 잘했어!’

속으로 중얼거리며 따라 걸었다.

휴양림에 가득한 메타세쿼이아 숲의 초록빛에 반해 비 따위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아들과 함께 장태산자연휴양림 추억 여행


뚜벅이 모자인 우리는 대전역까지 ktx를 이용하고, 대전 시티투어 버스로 갈아타 장태산자연휴양림까지 가기로 했다. 대전역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 토·일요일에 운행하는 순환형 시티투어 버스는 대전의 주요 명소마다 들른다. 장태산 휴양림까지 꽤 시간이 걸리지만, 시내버스 환승 시간을 고려하면 소요 시간이 비슷하다. 장태산 휴양림으로 가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늘 아쉬웠는데 시티투어 버스가 한 방에 해결해주었다. 휴양림과 함께 다른 명소에도 들를 수 있으니 일거양득 아닌가. 시티투어 버스를 종일 타고 다녀도 이용료는 단돈 4,000원이다.


시티투어 버스 탑승 후 약 75분 뒤에 장태산자연휴양림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휴양림 정문까지는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정문 앞의 거대한 표석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정문 안내소에서 휴양림 안내 지도를 받아 휴양림 내 산책로와 휴양림 외곽을 도는 등산 코스를 살펴봤다. 산책로, 등산로 모두 코스가 단순해 길 찾기가 수월해 보였다. 안내소에서 온 가족이 걷기 좋은 코스를 추천받았다. 왕복 4km 정도 되는 산책길이며 초등학생 이상의 나이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인기 코스라고 했다.


정문을 지나자마자 왼쪽 길섶에서 보랏빛 비비추가 반겼다. 비비추 꽃길 따라 걷다가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창립한 송파 임창봉 선생의 흉상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충남 논산 출신 송파 선생은 1972년부터 이곳 장태산에 나무 20만여 그루를 심고 가꿨다. 1991년에 이르러 메타세쿼이아 숲이 아름다운 국내 최초 민간 휴양림으로 개장했다. 송파 선생이 타계한 2002년, 대전시에서 휴양림을 인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숲을 품은 휴양림


송파 선생 동상 앞을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넜다. 다리 끝에서 메타세쿼이아 숲 쉼터인 “만남의 숲”을 만났다. 매일 오전 단체 방문객이 숲 체험을 하는 공간이다. 주말 오전에는 가족 대상 숲 체험이 진행된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메타세쿼이아 그늘에 놓인 평상에 누워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았을 게다. 아름다운 숲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벤치에 앉아 하늘 한번, 나무 한번 쳐다보며 잠시 쉬었다.



휴양림 내 산책로는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바닥이 고르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길 잃을 염려도 없다. 만약 나처럼 심각한 선천성 길치라면 “두루누비” 앱을 추천한다. 전국의 걷기 좋은 길이 총망라돼 있는 최신 걷기 앱이다. 길을 몰라도 코스 따라가기 기능을 선택하면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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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가 인도하는 대로 걷다 보면 자연스레 휴양림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생태연못에 닿는다. 생태연못에 자색, 흰색, 분홍색 수련이 한창이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덱 탐방로에 서서 수련의 자태에 눈을 떼지 못했다.


생태연못 옆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대표 명소인 숲속 어드벤처가 있다. 숲속 어드벤처는 메타세쿼이아 숲 사이를 걷는 공중 산책로 스카이웨이와 높이 27m의 타워형 전망대인 스카이타워로 이루어져 있다. 스카이타워에 올라 굽어보면, 메타세쿼이아 숲의 이국적인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런데 지금은 출렁다리 공사 중이라 빨라도 11월 이후에나 이용할 수 있다. 아쉬움이 컸으나 다음을 기약하며 생태연못을 가로질러 산림욕장으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길


높이 30~40m의 늘씬한 메타세쿼이아로만 이루어진 산림욕장은 그야말로 힐링 공간이다. 비가 몰고 온 습기가 숲에 머물러 초록빛이 더 짙었다.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 숲을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가에는 선베드가 놓여 있다. 선베드에 누운 사람들을 보니 따라 쉬고 싶은 맘이 들었다.


한 나무 아래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사진이 붙어 있는 안내판을 발견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작년 휴가 기간에 장태산자연휴양림에 들렀는데 그 자취를 기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숲속 어드벤처를 거쳐 생태연못, 산림욕장, 전망대까지 걸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머물렀던 포인트마다 “대통령의 발자취”가 적힌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이 걸었던 길은 방문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코스이며 우리도 이번에 걸었던 길이다.


산림욕장 상단에 있는 숲속 교실과 암석식물원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됐다. 길 중앙에 돌담 무늬를 내어 비 와도 미끄럽지 않게 해두었다. 산림욕장 이후로는 메타세쿼이아보다 단풍나무가 많았다. 이 길의 가을 풍경이 기대됐다. 길가의 파고라를 지나자 곧 길이 두 갈래로 갈라졌다. 이정표가 없어 순간 당황했지만, 바닥에 돌담 무늬가 있는 윗길을 선택해 걸었다.






오르막이 힘에 부칠 무렵 형제산 능선 위에 있는 석탑이 보였다. 석탑 아래에 덱 전망대가 있었다. 장안 저수지와 형제산 북쪽 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조망 포인트였다. 습도가 매우 높아 시야가 흐린 것이 아쉬웠다.

이 전망대가 최종 목적지인 줄 알았는데 오르막길이 더 이어졌다. 지금까지 걸었던 오르막은 연습이었다. 허리를 굽히고 급경사 길을 5분 정도 오르니 형제산 남쪽 봉우리에 올라앉은 장태루가 보였다. 장태루 아래에도 덱 전망대가 있었다. 다만, 아래 전망대에 본 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노약자와 함께 걷는다면, 아래 전망대까지만 걸어도 좋을 것 같다.



장태루에서 목적 달성 기념사진을 찍고, 홀가분한 맘으로 되돌아 내려왔다. 한번 걸었던 길이라 지루할 줄 알았는데 웬걸 처음 걷는 길인 듯 새로웠다. 하산 길에 방문하려고 지나쳤던 장태산자연휴양림 전시관에 들렀다. 전시물은 많지 않지만, 휴양림의 역사와 생태계, 메타세쿼이아의 일생에 관한 자료를 잘 정리해 놓았다.


전시관에서 조금 더 걸어 내려오면 목조 카페 겸 매점이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에 자리해 숲속의 오두막 같다. 커피를 비롯한 각종 음료와 막걸리, 부추전, 김치전, 컵라면, 핫도그 등의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다.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부추전을 주문했다. 비와 부추전은 찰떡궁합이 아닌가. 아들과 컵라면과 부추전을 나눠 먹으며 오늘의 걷기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은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숲과 편안한 산책로, 경치 좋은 전망대가 매력 포인트라는 의견에 서로 공감했다.


대전역으로 돌아가는 시티투어 버스 시간에 맞춰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으니 정시에 버스가 도착했다. 메타세쿼이아 숲에 붉은 단풍이 들 때를 기약하며 버스에 올랐다. 휴양림에서 대전역으로 갈 때는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걷는 시간

천천히 걸어 약 2시간

▶︎걷는 거리

왕복 약 4km

▶︎걷기 순서

장태산자연휴양림 정문~만남의 숲~스카이웨이(2019년 10월 공사 완료)~생태연못~산림욕장~전시관~형제산 능선 덱 전망대~장태루 전망대

▶︎코스 난이도


▶︎화장실

관리사무소 옆과 암석식물원 앞에 있다.

▶︎음식점 및 매점

관리사무소 1층과 숲속 수련장 앞에 매점이 있다. 휴양림 정문 앞에 한식당이 있다.

▶︎숙박 업소

캠핑장과 숲속의 집, 숲속 수련장, 산림문화휴양관 등이 있다.

▶︎교통편

- 전역 근처에서 200번 버스를 타고 22번 버스로 환승. 장태산자연휴양림 정문 앞에서 하차. 200번, 22번 버스 모두 배차 간격은 25~30분이다.

- 토·일요일에는 순환형 시티투어버스(남부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1일 12회 운행(대전역 출발 기준 09~00~18:05)한다.

- 현장 접수 가능하나, 예약 권장.

- 대전역에서 장태산자연휴양림까지 약 75분이 소요되며, 대전역으로 돌아올 때는 약 40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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