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보성] 명상하기 좋은 힐링 숲길, 제암산자연휴양림 '더늠길'

2019-08 이 달의 추천길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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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기 좋은 힐링 숲길

'제암산자연휴양림 더늠길'

진우석 여행작가



성군 웅치면의 제암산 자락에 자리한 제암산자연휴양림은 수려한 경관 속에 편의 시설과 모험 시설 등을 잘 갖춘 모범적인 휴양림이다. 이곳의 특별한 자랑거리는 무장애 탐방로인 더늠길이다. 제암산의 허리를 두른 더늠길은 전 구간에 나무 덱을 깔아 누구나 쉽고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제암산의 숲은 참나무 등의 온대 활엽수와 편백나무 등의 난대림이 어우러져 수종이 다양하고, 피톤치드 효과가 크다. ‘더늠’은 판소리에서 월등히 잘 부르는 소리 대목을 지칭하는 용어다. 더늠길은 그 이름처럼 전국의 무장애 탐방로 중에서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편의 시설을 잘 갖추었다.


제암산자연휴양림이 자리한 보성군 웅치면으로 들어서면서 자꾸 차를 세웠다. 먼저 푸른 들판이 발목을 잡았다. 뜨거운 볕에서 벼가 무럭무럭 자라는 풍경은 언제 봐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너른 들판 뒤로 우뚝 솟은 제암산은 두 팔을 벌려 들판을 안아주는 느낌이다. 길 양옆으로 서 있는 오래된 가로수는 벚나무다. 꽃 피는 봄철에는 얼마나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줄까.


‘웅치 솔밭 1㎞’ 이정표를 보고 주저 없이 핸들을 돌렸다. 시골길을 이리저리 휘돌자 아담한 솔밭이 나타났다. 168 그루의 소나무들이 저마다 구불구불 휘어져 있는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솔숲은 푸른 논과 어울려 더 정겹다. 솔밭 사이로 보이는 제암산이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1996년에 생긴 제암산자연휴양림은 제암산과 사자산 능선의 오른쪽 옆구리에 자리 잡았다. 풍성한 활엽수들과 난대림인 비자나무와 삼나무 등이 어우러지고, 숙박 시설은 언덕 위에 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그리고 다른 휴양림과 달리 모험 시설인 에코어드벤처와 집라인 등을 갖추고 있다. 제암산자연휴양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물이 더늠길이다.




더늠길의 출발점은 숲속의 집인 ‘물빛 언덕의 집’ 주차장이다. 집라인 매표소 바로 위에 있다. 매표소 앞에 전망 좋은 화장실이 있는데, 그 앞에서 웅치면의 들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주차장 앞 데크가 시작되는 지점에 ‘더늠길’이라고 크게 쓰여 있다. 뒤로 제암산의 정상인 임금바위 일대가 마치 거대한 두 개의 뿔처럼 우뚝하다. 더늠길은 숲으로 들어간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숙박 시설이 근사해 보인다. 데크는 지그재그로 이어지면서 슬그머니 고도를 높인다.



더늠길 안내판이 있는 널찍한 공간이 ‘만남의 광장’이다. 더늠길은 여기서 숲을 한 바퀴 돌아 원점회귀한다. 사람들은 대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돈다. 경사가 완만해 걷기 편하다.



왼쪽 길을 선택하자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숲은 똑같은 풍경 같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다. 그 안에 자리한 나무가 다르기 때문이다. 참나무가 많은 곳은 투박하고, 단풍나무가 많은 곳은 화려하다. 사람들 역시 제각각 자신만의 매력과 분위기를 풍길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


‘전망의 광장’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쉬었다. 앞쪽으로 제암산 임금바위가 나타난다. 정상 주변 바위들이 엎드린 형상을 해서 임금바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임금바위는 구름 속에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한다. 한동안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니, 왠지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편백나무가 나타나면서 명상 숲길이 이어진다. 숲 안쪽에 적당한 자리에 반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을 해본다. 가만히 눈을 감고 복식호흡을 하다 보면 스르르 오감이 열리는 느낌이다. 새소리, 바람소리,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소리, 그리고 나무가 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고요하다. 그 고요함에 나를 맡겨본다.


명상 숲길이 끝나는 지점이 더늠길에서 가장 높은 ‘HAPPY 500’ 광장이다. 고도가 500m쯤 되기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 여기서 제암산의 곰재 고갯마루까지는 불과 600m 거리다. 광장에서는 은은하게 판소리가 들려온다. ‘보성소리마당’이란 기계에서 나오는 것으로, 정진권·조상현·성우향·성창순 등 판소리 강산제(岡山制)의 계보를 잇는 명창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한동안 보성이 나은 대가들의 판소리를 감상한다.

 


더늠길은 이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곰재 화장실을 지나 산허리를 휘휘 돌면 어느새 출발했던 만남의 광장으로 돌아온다. 더늠길 걷기를 마무리하면 제암산의 시원한 계곡을 찾을 차례다. 제암휴양관 앞쪽에 작은 계곡이 흐른다. 물놀이장 위쪽의 계곡을 찾아 손을 담그자 ‘앗 차가워!’하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양말을 벗고 두 발을 물에 담그자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걷는 시간

1시간 30분 (쉬는 시간 제외)

▶︎걷는 거리

약 3.3km

▶︎걷기 순서

‘물빛 언덕의 집’ 주차장~만남의 광장~명상 숲길~HAPPY 500~곰재화장실~만남의 광장~‘물빛 언덕의 집’ 주차장

▶︎코스 난이도

쉬움

▶︎코스 타입

순환형


▶︎걷기 TIP

제암산자연휴양림 매표소부터 시작하면 더늠길은 5㎞가 넘는다.

‘물빛 언덕의 집’ 주차장에서 출발해 원점회귀하는 게 좋다.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해 천천히 걸으며 길과 자연을 즐기자.

▶︎화장실

곰재화장실. 전망 좋은 화장실.

▶︎음식점 및 매점

휴양림 안에 음식점은 없고, 매점이 있다. 매점은 카페를 함께 운영한다.

도시락 또는 과일, 과자 등의 간식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교통편

버스가 거의 없으니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내비게이션으로 제암산자연휴양림 검색.

▶︎숙박 업소

제암산자연휴양림 061-852-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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