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성남] 사진 작가의 일몰 사진 찍는 법 '성남 누비길 검단산길'

2019-12 이 달의 추천길 201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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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능선 길 끝에서

마주한 일몰의 감동

'성남 누비길 검단산길'

김동우 여행작가



드러운 능선길은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고 친근하다. 아찔한 절벽이 내려다보이는 암릉이 갖고 있는 스릴은 없지만 언제나 편안하게 산에 스며들 수 있게 해준다. 연하게 오르고 내리는 능선은 몸에 무리 없이 산책하듯 가볍게 걸으며 동행과 담소를 나눌 수 있게 한다.



<성남 누비길 2코스 검단산길>은 바로 이런 걷기에 딱 맞는 코스다. 특히 서울이나 성남 등 도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이 길의 최대 장점이다. 걷기 여행의 매력과 감동적 일몰 조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검단산길을 소개한다.

검단산길의 변주

보통 <성남 누비길 2코스 검단산길>은 남한산성 남문에서 시작해 검단산 정상, 만수천약수터, 망덕산 정상, 이배재고개를 거쳐 갈마치고개 순으로 걷는 게 일반적이다. 완주에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거리는 7.4km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코스는 서울 야경으로 유명한 남한산성 서문 조망 포인트에서 점점 멀어지는 방식이다.


누비길을 한 방향으로 완주할 생각이 아니라면 남한산성 남문에서 코스를 마무리하는 걸 추천한다. 이렇게 방향을 잡아야 매혹적인 일몰과 야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문에서 서문까지는 2km 정도 성곽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 또한 걷기 좋은 길로 추천할 만큼 풍경이 압권이다. 능선길이 아름다운 누비길 2코스에 야경까지 볼 수 있으니 서울 근교에서 이만한 걷기 코스가 없을 듯했다.

늦가을 정취에 젖어


갈마치 고개에 이르면 길을 사이에 두고 누비길 2, 3코스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길 왼편 작은 철문으로 들어서면 걷기의 시작이다. 고갯마루에서 시작하는 걷기여서 그런지 시작과 동시에 깊은 숲의 정취가 느껴진다.


얼마 못가 연리지 나무가 나온다. 두 개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신비한 모습이 등산객의 발걸음을 잡아 세우는 장소다. ‘연리지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진실된 마음으로 기도하면 사랑과 소망이 이뤄진다고 합니다.’란 글귀가 눈길을 끈다. 그래서인지 연리지 나무 앞에 사랑의 자물쇠가 여럿 달려 있다.


길은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숨이 차지 않지만 다리엔 힘이 들어가는 딱 적당한 경사다. 좁은 산길이 온통 색동저고리처럼 형형색색으로 물 들고 있다. 해가 하늘 높이 떠 있지만 늦가을 빛살은 연하고 부드럽다. 이 빛이 단풍잎과 만나면 마치 나뭇잎 뒤에 조명이 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정연복 시인의 시 ‘단풍’에 나오는 ‘나뭇잎의 한 생은 빛 고운 단풍으로 마감된다’란 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풍경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나뭇잎은 생을 접으면서 눈물 보이지 않는다”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의(壽衣) 단풍잎을 입고서”라고 썼다.

과거를 보러 오던 선비들이 이용하던 그 길


만산홍엽(滿山紅葉)이라 했다. 온통 울긋불긋한 단풍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내리막길이 나오고 이배재고개에 닿는다. 해발 300m에 위치한 이 고개는 절을 두 번 하는 고개란 뜻이다. 유래는 이렇다. 옛날 경상도 충청도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갈 때 이곳에서 도성이 보이는 것을 보고 임금이 있는 쪽을 향해 한번 절하고, 부모가 계신 고향을 향해 다시 한번 절을 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고개에 서면 막혔던 조망이 뚫리며 아스라이 서울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배재고개부터는 조금 가파른 고개가 시작된다. 숲은 더욱 깊어져 빛이 잘 들지 않을 정도다. 낙엽은 푹신한 양탄자처럼 길을 덮고 있다. 걸음마다 으레 사그락사그락 하는 낙엽 굴러 가는 소리가 따라온다. 그 소리가 걷기에 리듬을 만들며 망덕산(500m) 정상까지 이어진다.


정상은 아쉽게도 조망이 없다. 대신 쉬어 가기 좋은 벤치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살짝 콧등을 적신 땀을 식히기 좋다. 봉우리를 내려서면 생강나무길이 이어지다 산초나무길이 연이어 나온다.


여기서 길은 산허리를 감아 돌아 만수천 약수터로 연결된다. 잠시 약수 한 모금으로 여유를 가져본다. 졸졸 흐르는 약수는 단맛이 날 정도로 시원하다. 낙엽이 다 져버린 약수터 주변은 약간의 적막감마저 흐른다. 앙상한 가지 사이를 지나 약수터에 내려앉은 오후의 빛은 어느새 겨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마지막 코스, 인조가 들어선 남문




약수터에서 완만한 오르막을 걷다 보면 쉽게 검단산 정상에 닿는다. 높이는 534m로 경기도 성남시 동쪽에 있어 광주시와 경계를 이룬다. 예로부터 신성한 산이란 의미로 이름이 붙었다는데 백제 때 검단선사가 은거한 것에서 지명이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각처에서 한강을 이용해 한양으로 들어오는 물산이 이곳에서 검사받는대서 이름이 왔다는 주장도 있다. 아쉽게 검단산 정상도 조망이 닫힌 형세다. 탁 트인 맛이 없으니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여기서부터 남한산성 남문까지는 내리막이 이어진다. 길 중간중간 남한산성과 병자호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깔끔한 안내문이 보기 좋게 설치돼 있다.


남한산성 능선이 힐끗힐끗 시야에 들어온다. 알록달록 단풍 사이로 보이는 산성의 굴곡이 마치 아름다운 설치 미술품을 보는 듯하다. 길의 끝에는 남한산성에서 가장 크다는 남문(지화문)이 기다리고 있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처음 남한산성에 들어올 때 이용했던 바로 그 남문이다.

사진작가의 야경사진 팁

코스를 완주하고 보니 <누비길 2코스 검단산길>은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조망이 없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이렇게 걷기를 끝내기에는 어딘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탁 트인 조망에 멋진 일몰을 즐기고 싶다면 걷기가 조금 더 필요하다. 남한산성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몰 장소는 서문 인근이다. 남문에 거리는 2km 정도다. 걸음을 서둘러 본다.


서문에 도착해 보니 사진 찍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든아워(Golden Hour)를 만났다. 황홀한 빛이 남한산성 단풍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다. 해는 거의 먼 산으로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사실 이 시간대는 누가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팁이 있다면 해가 넘어가도 조금 더 인내력을 발휘해 보자. 골든아워는 해가 지기 직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해가 진후 30분가량을 포함하고 있다. 일몰 이후 시시각각 짙은 파스텔 톤으로 변하는 하늘은 매력적이다 못해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만약 바람과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방한 대책을 갖췄다면 서서히 사라져 가는 빛과 그 사이 도심 여기저기서 불을 밝히는 모습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시간대까지 기다려 보자. 그럼 정말 특별한 일몰+야경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야경을 멋지게 담는 마지막 팁이 있다. 잠시 카메라 AUTO 기능을 끄고 조리개를 조여 보자. 그럼 조리개를 개방했을 때 표현하지 못하는 도심의 빛 갈라짐까지 함께 담을 수 있다. 삼각대는 필수다.


▶︎걷는 시간

3시간 30분7.4km

▶︎걷는 거리

7.4km

▶︎걷기 순서

남한산성남문~검단산∼망덕산∼이배재고개∼갈마치고개

▶︎코스 난이도

쉬움


▶︎걷기 TIP

성남시청 민원여권과 및 녹지과에서 스탬프투어북 배부하고 있으며, 연리지 소나무에 스탬프 인증대가 설치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교통편

버스 31-2,31-3,500-5,3-3 타고 이배재고개 정상 정류장에서 하차,

혹은 버스 9,9-1 타고 남문터널 정류장에서 하차 후 남문(지화문) 방향 250m에 출발지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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