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속초] 새 희망 가득, 일출 보며 걷기 좋은 '해파랑길 45코스'

2020-01 이 달의 추천길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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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희망 가득,

일출 보며 걷기 좋은

'해파랑길 45코스'

조정은 여행작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괜히 시작이라는 기분 때문인지 새해가 오면 묵은 감정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와 함께 일출을 보며 새로운 마음 다짐도 하고 새해 계획도 세워야 할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우리나라에서 일출 보기에 좋은 명소를 찾아보고 그중에서도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해파랑길 45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혼자 조용히 걷고 싶어 가는 거라 해파랑길 45코스 중 영금정과 영랑호를 거쳐, 장사항까지 가는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전 구간이 16.7km인데 그중 절반인 8킬로 정도 되는 영랑호 구간이 영 신경 쓰여 마음을 접었다가 이왕 멀리 가는 거 영랑호에서 일몰을 보고 다음날 아침 영금정에서 일출을 보는 방법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오후 시간에 맞춰 먼저 영랑호를 향했다. 하지만 이것부터 생각이 잘 못 된 방법이었다. 45코스는 비순환형이다. 길을 다 걸으려면 영금정부터 차례대로 걷는 방법이 더 낫다. 영랑호에서 일몰을 보기는 했지만 길 안내를 위하여 영금정 일출부터 걸었던 길을 적어 보려 한다.

영랑호와 영금정 근처에는 꽤 많은 숙소들이 즐비해있다. 나는 그곳 중 한곳을 잡아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해 이른 시간에 숙소를 나섰다.


새벽 6시 30분, 영금정 주차장에 도착했을 땐 겨울의 밤이 아직 남아있어 많이 어두웠다. 영금정 앞에는 유료 주차장이 있다. 길가 쪽으로 무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새벽이고 어두웠던 탓에 그냥 영금정 앞 유료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주차장 앞 동명항의 상가와 고깃배들은 새벽임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영금정 올라가는 길을 확인하기 위해 쳐다보고 있는데 어묵 파시는 아주머니가 먹고 가라며 부르신다. “이렇게 빨리 나오세요?”하고 여쭤보니 일출 보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그때 추우니까 다들 어묵을 먹고 간다며 웃으신다.





나도 일출 보고 내려오는 길에 먹겠노라고 인사를 드리고 영금정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한다. 계단 위 나무 한 그루와 별빛이 새초롬 예쁘다. 그 나무계단을 조금만 올라가면 영금정이 바로 나온다. 영금정이라는 이름은 파도가 석벽에 부딪힐 때 신비한 음곡이 들리는데 그 소리가 거문고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일제시기 전에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돌산이 많았는데 일제시대 말기에 속초항의 개발로 모두 파괴되어 지금은 넓은 암반으로 변해 안타까움을 준다고 한다.





올라가 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일출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시다. 나도 그분들과 같이 일출을 기다리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영금정 아래로는 해변 가까운 곳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영금정 해돋이 정자가 보인다. 그렇고 가만 보니 일출 각이 지금은 저곳에서 더 잘 보일 것 같다. 영금정에서 발길을 돌려 조금 더 가까이에서 거문고 소리 같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해돋이 정자로 발길을 옮겼다.





아침 여명에 해돋이 정자의 기와에 아름답게도 드리우기 시작했다. 해와 함께 해돋이 정자를 담으면 더 예쁠 것 같아 나는 조금 더 자리를 오른쪽으로 옮겨 방파제에 자리를 잡고 일출을 기다렸다. 드디어 저 멀리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눈부신 바다에는 일출과 함께 어선들이 지나다니며 장관을 이룬다. 나도 잠시 눈을 감고 새해 소망을 빌어 본다. 해돋이 정자에 계신 분들도 다들 소원을 빌고 계신지 바다를 조용히 바라보고 계신다. 모두 뜻한 대로 이루시길 소망합니다.





그사이 해가 뜨고 주위가 밝아졌다. 돌아보니 해파랑길 45코스에 속해있던 등대도 보이고 설악, 금강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내려오며 보니 장애인, 노인, 임산부를 위한 엘리베이터도 준비되어 있다.


어두워서 찍지 못했던 영금정의 역사 안내판과 정자 안내판 등을 촬영하고 다음 코스를 향해 출발!!!



다음은 속초 8경 중 제1경이라는 영금정 속초 등대 전망대이다. 앗, 그사이 어묵을 파시던 어머니는 새벽 장사를 끝내고 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셨다. 어묵 못 먹은 게 아쉬워서 괜히 배고픔을 느꼈다.


해파랑길 45코스 안내판은 잘 봐야 한다. 그냥 지나치기 싶다. 그러나 한 번 찾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또 잘 찾아진다. 처음 찾은 해파랑길 45코스 안내판, 반갑다 요 녀석!


영금정을 나와서 오른쪽 편 아파트를 끼고 쭉 걸어가면 속초 등대 전망대이다. 등대 전망대 가는 길에 돌아보니 영금정과 해돋이 정자가 함께 보이는 포인트가 있다. 이곳에서 일출을 담을 걸 그랬나.라며 살짝 후회를!





그곳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등대 전망대가 보인다. 까마득한 철제 계단이 압도적이다. 어르신이나 아이와 함께 한다면 천천히 오르기를 추천한다.




꽤 긴 구간의 오르막을 올라가야 한다. 물론 올라서면 속초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멀리 설악산과 동해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등대에 올라섰을 때 가장 먼저 반겨주는 건 고래의 꼬리를 현상화한 조각품, 그 아래로 동명항 여객 터미널이 보인다. 등대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이왕 올라온 거 등대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더 높이 올라가 보기로 했다. 겨울치고 날도 따뜻하고 하늘도 예뻐서인지 등대 안 전망대 올라가는 계단도 예쁘다. 올라가면 고성 해변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 바퀴 구경을 끝내고 다시 영랑호를 향해 출발.




가게들과 바다를 끼고 걷다 보면 동해안 자전거길 거문고 쉼터라는 안내판과 함께 거문고를 형상화한 조각품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겨울 동해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을 만큼 예쁜 색으로 펼쳐진다. 그곳에 앉아 계신 분들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인다. 바다 앞이라 그런지 명태나 오징어 등 생선을 말리는 풍경도 심심찮게 보인다.



갑자기 그림 같은 해변이 펼쳐졌다. 감탄사가 절로 그곳에는 추위를 이겨내는 아이들의 물놀이가 한창이다. 아이들은 즐거운데 괜히 내가 추워 몸을 한 번 부르르 떨며 다시 길을 나섰다. 바다를 끼고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면 빛바랜 정지 표지판이 보인다. 그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공사현장을 지나 큰 도로 쪽으로 걸어가면 영랑 호수공원이 나온다.


도착했을 때에는 그림 같은 호수가 하늘 반영과 함께 펼쳐져 있었다. 바다가 아니어도 예뻐다 했는데 지하를 통해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어 담수호에 비해 염도가 높다고 한다. “영랑호”라는 호수 이름도 화랑 영랑이 이 호수에 매료되어 오래 머무르며 풍류를 즐긴 데서 유래되어 영랑호라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호수에 매료되어 머물렀단 말인가! 그 길을 내가 걷게 된다 생각하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속초 사잇길도 포함되어 있는 곳인지 귀여운 표지판이 해파랑길 표지판과 함께 중간중간 나타난다. 길은 자전거길을 끼고 있어서 초록색과 사람들이 걷는 인도 길, 차도가 함께 이어져 있다.



곳곳에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시설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 것 같다. 중간중간 쉼터와 화장실도 잘 정비되어 있어 천천히 걷는다면 무리는 가지 않지만 시간은 엄청나게 걸릴 수 있다는 사실!



호수 곳곳에는 산책 나온 많은 분들이 나와 계신다. 그와 함께 2019년 4월에 발생한 속초 산불로 피해가 있던 산책로는 한참 화단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했다. 빨리 복구가 되어서 이곳에 화사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 곳곳에 운동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두루누비앱을 켜고 걷고 있던 지라 필수 경유지 표시가 보이면 무조건 서서 찾았는데 뭘 보란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필수 경유지 무엇인지도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반도 못 걸었는데 이미 체력이 바닥나버렸다. 꽤 큰 호수이기도 하고 계속 호수를 보며 걷는 게 다이다 보니 살짝 지쳐버렸다.




잠깐 나무숲에서 쉬며 사진도 찍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잣나무 열매도 찍어본다. 중간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귀여운 곰 모양 동상이 눈길을 끄는 곳. 바로 곁에는 화장실도 있으니 들러서 쉬어 가도 좋다.


드디어 영랑호 범바위가 나타났다. 이미 체력이 바닥난지라 돌계단을 보며 올라가 볼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궁금함을 이기지 못해 또 도전.



영랑정이라는 빨간색 예쁜 정자가 먼저 나타난다. 그곳에서는 호수가 한눈에 보인다. 잠깐 앉아 쉬며 지친 다리와 마음에 잠깐이지만 휴식을 주는 시간. 바로 곁에 범바위가 있다. 왜 범바위라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아래쪽에 내려가니 상상력을 발휘해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헛웃음 나려는 찰나 곁에 있던 있던 꼬마 아이들이 “저게 호랑이 얼굴인가 봐요”라며 까르르 웃고 있는 게 아닌가! 아... 나의 상상력은 어디로 간 거지?!



호수에는 화장실 외에도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 되어있다.


걷다 보니 어제저녁 반쯤 걸었던 길과 드디어 만났다. 이곳에서는 전날 일몰을 보며 걸었던 사진과 함께! 해질녘 아름다웠던 호수와 반짝이던 억새들. 오후 빛에 걷는 길들도 더 아름다웠던 것 같다.


걷다 보면 범바위 외에도 핵석이라는 바위도 보이고 공룡 머리 형상을 한 바위도 보인다. 그런 갖가지 바위와 시설들을 지나쳐 처음 영랑호를 걷기 시작할 때 보였던 다리가 보인다.




다리 가까이 오니 해파랑 길로 이어지는 작은 표지가 나타났다. 이쯤에서 팁을 드린다면 영랑호는 체력이 좋으시거나 걷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전 구간을 굳이 다 안걸 어셔도 좋을 것 같다. 길은 편하지만 너무 길어서 힘든 코스이다. 차라리 자전거를 타도 좋고, 중간중간 포이트 부분에서만 걷거나 쉬는 걸 추천드리고 싶다. 사실 나는 영랑 호수를 한 바퀴 다 돌고 끝날 때쯤에는 나는 진이 다 빠져 버려서 좀 먹고 쉬었다가 출발을 했다.

지친 발걸음으로 마지막 코스인 장사항으로 가는 길, 큰 도로를 따라가다 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다시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 나타난다.


중간중간 방파제와 등대가 바다와 어우러져 그림처럼 펼쳐진다. 쉼터도 중간중간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마지막 장사항에 도착했을 땐 다리 힘이 다 풀려 버렸다.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휴식하고 장사항을 한 바퀴 돌아 처음 목적지인 영금정까지는 그냥 택시를 탔다.

사실 해파랑길 45코스의 전 구간을 걸은 것도 아닌데 지친 이유는 영랑호 때문이다. 16.7킬로 중 영랑호가 차지하는 구간이 8킬로 정도, 영금정부터 걸으면 13킬로 정도를 걷게 된다. 길은 수월하지만 시간은 많이 걸리고 영랑호 구간은 개인적 취향으로는 살짝 심심하기도 했다. 영랑호만 요령껏 잘 걷는다면 코스 자체는 볼거리도 많고 걷기에도 좋은 코스이다. 누구와 함께 와도 추억 만들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주변에 맛집이나 먹거리들도 많아 미식여행을 즐기기에도 좋은 코스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동해의 일출을 볼 수 있고 동해의 푸르른 바다를 원 없이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길이다.



 



▶︎걷는 시간

4시간

▶︎걷는 거리

약 12km

▶︎걷기 순서

영금정~속초등대전망대~영랑호~장사항

▶︎코스 난이도

쉬움 / 쉬운 편이지만 코스가 길어서 조절이 필요해요!

▶︎코스 타입

비순환형


▶︎편의시설

관광지인만큼 중간중간 편의점과 화장실 쉼터 등이 마련되어 있다.

▶︎찾아오는 길

*승용차/렌터카 이용 시 : 내비게이션에 영금정 주차장

*대중교통 이용 시 : 속초 시외터미널에서 1번 버스 외에 영금정행 버스 탑승.

속초 고속버스터미널 이용 시 9번 외에 영금정행 버스 탑승.

▶︎문의 전화

속초시 관광 안내소 033) 639-2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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