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덕] 너을너을 산길 지나면 꿈꾸는 바다가 기다린다 '영덕 블루로드 A코스'

2020-01 이 달의 추천길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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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을너을 산길 지나면

꿈꾸는 바다가 기다린다

'영덕 블루로드 A코스'

유은영 여행작가



덕의 동해 따라 빼어난 비경들을 엮어 놓은 블루로드는 소비자 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에 3년 연속으로 선정될 만큼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770km의 해파랑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길이다. 영덕 대게공원에서 출발해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 64.6km의 해안 길이다. 풍력발전 단지, 해맞이공원, 대게원조마을, 축산항, 괴시리 마을 등 영덕의 명소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블루로드는 영덕 해안을 따라 A코스(빛과 바람의 길, 17.5㎞), B코스(푸른 대게의 길, 15.5㎞), C코스(목은 사색의 길, 17.5㎞), D코스(쪽빛 파도의 길, 14.1㎞) 등 4개 코스로 나뉜다. 호젓한 숲길을 원한다면 A코스를 권한다. 강구 터미널에서 강구항, 금진구름다리, 고불봉을 지나 풍력발전단지와 해맞이공원까지 끝없이 걷고 싶은 오솔길이 이어지고, 쪽빛 바다가 보일 듯 말 듯 따라온다.


시작은 강구 버스터미널이다. 길 중간에는 식사할 마땅한 식당이나 매점이 없기 때문에 터미널 옆에서 김밥과 유명한 대게빵 그리고 물을 사서 배낭에 넣고 길을 나선다. 강구 터미널에서 강구항으로 가는 길은 강구대교나 옛 강구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블루로드는 오른쪽 옛 강구다리를 건너야 한다. 강구교에 서면 오십천이 동해로 합류하는 모습이 훤히 보이고, 화려한 간판들을 자랑하는 대게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게찜 솥에서 맛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게거리에서 마을 안길로 접어든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이 모인 좁은 골목길에서 시골 할머니 댁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잠시, 골목 끝에 언덕이 나타나고 첫 번째 오르막을 맞는다. 숨이 턱에 차오를 무렵, 정자가 반긴다. 정자에 올라 훤히 보이는 강구항을 감상한다. 분주히 오가는 배들과 갈매기들의 유유자적한 날갯짓을 바라보며 숨을 고른다.


이제부터 순한 오솔길이다. 두 사람이 가더라도 앞뒤로 걸어야 할 만큼 좁은 길은 숲을 더 호젓하게 만든다. 하염없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한 굽이 꺾어질 때마다 풍경이 바뀐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지나면 어느새 낙엽 수북한 참나무 숲이 나타난다. 마술처럼 변하는 풍경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부드러운 흙길에 푹신푹신 낙엽이 쌓여 걸음도 편안하다. 무엇보다 이 길의 매력은 걸음 내내 바다가 함께한다는 점이다. 때론 빼곡한 해송 너머, 때론 능선 위로 푸른 바다가 고개를 내민다. 보일 듯 말 듯 바다가 밀당하며 따라온다.


한 시간가량 걸었을까. 금진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영덕읍에서 해안마을로 가는 금진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다. 블루로드 도보자들을 위해 놓은 다리로 도로까지 내려갔다 올라와야 하는 수고를 줄여준다. 금진 다리를 지나면서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연이어지고 그만큼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듭된다. 평상과 벤치가 마련된 울창한 솔숲 쉼터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고불봉으로 향한다.



지금껏 만난 통나무 계단 중에 가장 급경사와 마주한다. 이 길 최대이자 마지막 오르막, 힘을 내서 정상에 서면, 235m의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지만 360도 사방이 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서쪽으로는 영덕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겹겹이 백두대간 준령이 감탄을 자아낸다. 동쪽으로는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능선과 쪽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영덕 고불봉 아래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윤선도가 고불봉에 올라 읊은 시가 새겨져 있다. “고불이란 봉우리 이름이 이상하다 하지만 / 여러 봉우리 중 최고로 뛰어난 봉우리이네 / 어디에 쓰일려고 구름, 달 아이로 높이 솟았나 / 때가 되면, 홀로 하늘 받들 기둥이 될 것이네” 밤이면 달이 훤하고, 낮에는 구름이 예쁜, 아침이면 일출이 멋진 봉우리가 분명하다.



고불봉까지 왔다면 길의 절반은 걸은 샘이다. 고불봉에서 내려오면 이차선 도로가 나온다. 도로 오른쪽으로 몇 걸음 옮기면 길 건너 영덕환경자원관리센터 입간판이 있고, 왼쪽에 보이는 산길로 접어든다. 이 봉우리를 마지막으로 좁은 오솔길이 끝나고 풍력발전단지까지 임도가 계속된다. 임도는 크게 오르내림 없이 편안하다. 산허리를 휘감고 돌며 자작나무 숲을 지나고 단풍나무숲을 만난다. 윙윙 풍력발전기 소리가 점점 커지면 풍력발전단지가 가까워졌다는 신호다.


사계절 바람이 많은 곳인 풍력발전단지는 거대한 24기의 바람돌이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이색 풍경 너머 쪽빛 바다가 눈부시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과 평면의 그림으로 놀라운 착시효과를 준다는 정크트릭아트전시관, 태양, 바람, 물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부터 미래 그린에너지 시대를 만나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등 볼거리가 많아진다. 창문만 열면 일출을 볼 수 있다는 해맞이오토캠핑장과 대게를 테마로 한 대게조각공원, 바람개비공원 등 영덕의 모든 것을 품고 있다.



도로를 따라 바다로 향하는 내리막길을 걸으면 종점인 해맞이공원이다. 시야가 확 트이면서 눈앞에 온통 푸른 바다가 일렁이고, 창포말등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게의 커다란 집게발이 빨강 태양을 높이 쳐들고 있는 모양이다. 등대에 올라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6시간을 걸어와서 만난 바다는 더 넓고 한없이 푸르게 느껴진다.



새해가 되면 전국에서 해맞이 인파가 파도처럼 몰려드는 해맞이공원은 동해안 최고의 일출 명소로 꼽힌다. 이곳은 1972년에 난 대형산불로 인해 폐허로 방치된 곳이었다. 해안 절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전망데크와 쉼터를 만들고. 야생화와 향토수종을 가꾸었다. 이제는 철 따라 해당화와 해국, 벌개미취 등 야생화가 피고 지는 멋진 공원으로 변신했다. 막힘없이 광활한 바다 풍경 덕분에 눈과 가슴이 뻥 뚫린다. 1박2일 일정이라면 A코스를 걷고 난 다음 날 해맞이와 함께 새해의 꿈을 그릴 수 있다.




▶︎걷는 시간

6시간

▶︎걷는 거리

약 17.5km

▶︎걷기 순서

강구버스터미널~강구대게거리~금진구름다리~고불봉~풍력발전단지~해맞이공원

▶︎코스 난이도

어려움

▶︎코스 타입

비순환형


▶︎걷기 TIP

- 식수와 음식을 파는 곳이 없다. 출발 전에 도시락과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대부분 호젓한 숲길이라 혼행보다 동행이 있으면 좋다.

고불봉까지 오르락내리락 봉우리가 많으므로 자신의 체력과 시간에 맞게 코스를 짜야 한다.

영덕환경자원관리센터 입구나 금진구름다리 아래 도로에서 택시(강구택시 054-733-5164~5)를 부를 수 있다.

코스 시작점 부근에 영덕대게거리가 있다. 11월부터 5월까지 대게철이다.

▶︎화장실

강구버스터미널, 영덕환경자원관리센터 앞 산길 입구, 신재생에너지전시관, 풍력발전단지, 해맞이공원

▶︎음식점 및 매점

강구버스터미널 주변에 편의점과 식당이 있다. 풍력발전단지 내에 매점이 있고, 해맞이공원에 어묵과 음료를 파는 작은 가게들이 있다.

▶︎교통편

자가이용: 네비게이션 강구시외버스터미널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동해대로 4497)

대중교통: 강구시외버스터미널 하차(054-733-9613)

▶︎문의

054-730-6514(영덕군청 문화관광과)

http://blueroad.yd.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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