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수원] 따끈한 국밥과 함께 걷기여행, 역사가 살아 숨쉬는 '수원팔색길 화성 성곽길'

2020-02 이 달의 추천길 20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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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국밥과 함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걷기여행

'수원팔색길 화성 성곽길'

이소민 여행작가



우리 오늘 따끈한 국밥 한 그릇 어때?

빠 손을 잡고 총총걸음으로 시장에 따라가 국밥을 먹던 꼬마 아이는, 어느덧 찬바람 부는 겨울만 되었다 치면 국밥을 노래하는 어른 아이가 되었다.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요즘 같은 날. 내게 모락모락 김이 나는 따끈한 음식은, 얼어붙은 몸과 헛헛한 마음까지도 녹여주는 만병통치약이었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누라는 누군가의 말에 따라, 보고 싶었던 지인도 불러내 본다. 나눌 준비까지 되었다면 본격적으로 겨울의 맛을 느끼기 위해 수원으로 서둘러 떠나본다.

차를 타고 한 시간. 장안문 근처 공영주차장에 차를 댄다. 내가 가야 하는 수원 지동시장 순대타운은 화성 성곽길의 코스인 팔달문 근처였다. 온 김에 걷기도 좋고 데이트하기도 좋다는 화성 성곽길을 돌아보기로 한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길




수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성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길이 바로 수원팔색길 화성 성곽길이다. 북문이라 불리는 장안문에서 성곽길은 시작하는데, 장안문에서 출발해 화성행궁까지 약 5km 정도 되는 길로 성 내외를 구경하며 걷다 보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운동 삼아 오고 가는 시민분들이 많아 혼자 걸어도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장안문은 조선시대 성문이자 성의 정문이라는 점에서 한양 도성인 숭례문과 많이 비교된다고 한다. 실제로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장안문을 보니 외관이 비슷한 숭례문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 하지만 장안문은 성문과 옹성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군사시설이 갖추어져있고, 곳곳에 그에 대한 설명들이 잘 적혀있어 그 규모가 더 남다르게 느껴졌다.




15분쯤 걷다 보면 아름다운 갈대들이 넘실거리는 수원 화성의 서쪽 문인 화서문이다. 화서문은 보물 405호로 1796년에 완성된 이후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때까지 완만한 산책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산을 타고 올라가는 급격한 등산로로 바뀐다. 몸은 좀 지치지만 밖으로 보이는 반짝거리는 갈대밭에 시선을 빼앗겨 힘든 줄도 모르고 올라간다.




오르막길이 끝나고 나면 팔달산 정상의 웅장한 서장대(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던 곳)와 서노대(사방으로 장거리 활을 쏠 수 있는 군사시설)가 시선을 뻬앗는다. 그 규모에 한번 놀라고 넓게 펼쳐진 수원의 풍경에 한 번 더 놀란다. 먼저 와있는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자니 어쩐지 내 어깨가 으쓱하고 올라간다.




다시 성곽길을 걷다 보면 정조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효원의 종을 만날 수 있다. 3번 종을 칠 때마다 제각각 다른 의미의 소원을 빈다고 한다. 한 번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두 번은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빌며 세 번은 자신의 발전과 소원 성취를 기원한다.


이제는 슬슬 팔달문이 있는 시내로 내려갈 차례이다. 나는 길이 살짝 헤깔려 막다른 길로 가기도 했다. 빨간 깃발이 세워져있는 서남암문을 발견하면,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안 된다. 서남암문을 마주하고 왼쪽 계단 옆으로 내려가는 숲길, 혹은 성곽 바깥쪽 계단길을 찾자. 그 길로 내려가야만 팔달문이 있는 시내로 내려갈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지동시장 순대타운

지동시장을 찾아가 보자. 팔달문을 돌아 이정표를 쫓다 보면 지동시장으로 진입하는 골목을 찾을 수 있다. 어쩐지 배고픔에 벌써부터 맛있는 냄새가 나를 이끌고 있는 듯했다.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지동시장은 수원의 대표적인 농, 수. 축산물 도소매 전통시장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내가 오늘 찾아갈 곳은 순대와 곱창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순대전문시장인 순대타운이다. 쌀쌀한 날씨에 1시간 반 정도를 걷다 보니 어느새 허기가 지고 몸이 꽝꽝 얼어, 잠시 쉬어가기 딱 좋았다. 함께 간 언니는 수원 시민이었지만, 오래간만에 가는 순대타운이라 몹시 신이 난 듯했다. 언니의 추억이 담겨있는 가게로 발걸음을 급히 옮겨본다.

“국밥 하나, 철판볶음 2인분이요!”

둘이라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음에 더 행복해졌다.




오고 가는 대화 때문이었는지, 따뜻한 음식 때문이었는지, 사장님의 정 넘치는 말씀들 때문인지 몰라도 어느새 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져 갔다. 이런 게 진짜 소울푸드 아닐까.

노을과 함께 걷는 길

이제 다시 남은 성곽길을 걸어보도록 한다. 지동시장에서 나와 수원천을 바라보면 작은 남수문이 보인다. 남수문 성곽길에 올라 다시금 이정표를 찾아 걷다 보면 내 등 뒤로 뉘엿뉘엿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지는 하늘이 점차 붉게 물들고, 이 모습을 놓칠세라 혼자 또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담아본다. 배도 부르고,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하니 어쩐지 행복이 두 배로 느껴진다.






노을이 아까워 한참을 찍다 보니 정말 해가 많이 넘어가버렸다. 부랴부랴 걸음을 옮겨 남은 길을 걷는다. 창룡문의 뒤에 걸린 달도, 걷는 커플들의 길 앞에 펼쳐진 붉은 하늘도 어쩐지 우리나라 같지 않다. 처음 성곽길을 걷기 시작한 장안문에 가까워질수록 다리는 점점 아파졌지만 하늘 보는 재미는 더해져 갔다.


겨울이라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길의 끝쯤에서 만난 방화수류정이었다. 북암문을 따라 걷는 연못 일대를 방화수류정이라 부르는데, 여름에는 이곳이 푸른 풀들도 가득해 피크닉을 즐기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겨울이라 휑한 나무들이 조금 아쉬웠지만, 다음번을 또 기약해보기로 한다. 그 덕에 설렘을 마음속에 남기며 여행을 마무리해본다.






▶︎걷는 시간

2시간

▶︎걷는 거리

약 5.1km

▶︎걷기 순서

장안문-화서공원-화서문-서장대-팔달산-팔달문-미나리광시장-지동시장-남수문-창룡문-화홍문-장안문

순환형코스라 역순도 가능하다

▶︎코스 난이도


▶︎화장실

성곽을 따라걷기 때문애 중간에 화장실을 이용할때에는 주변으로 내려가 찾아야한다.

성곽길에 4개소 있으며 지동시장 앞 공영화장실

▶︎음식점 및 매점

지동시장이나 팔달문 시장에서 할수 있고 매점은 4개 있다

▶︎교통편

자가이용: 장안문 검색하여 근처의 공영주차장 이용

대중교통: 수원역에서 66-4, 82-1번 버스 등을 타고 화서문 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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