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안동] 트로트 '안동역에서'와 함께하는 낭만적인 걷기여행, '안동 호반나들이길 01코스'

2020-03 이 달의 추천길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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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안동역에서'와

함께하는 낭만적인 걷기길

'안동 호반나들이길 01코스'

이소민 여행작가



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밥 냄새가 솔솔 피어나는 저녁 무렵, 엄마의 등 뒤에서는 구성진 트로트가 흘러나온다. 이 노래가 요즘 핫한 가수 진성님의 노래라며 신이 나 설명하는 엄마를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엄마, 그럼 우리, 같이 안동역 가 볼래?”

'안동역에서'를 따라 가는 길


전 날 전국적으로 내린 폭설로, 안동 내려가는 길에는 흰 눈으로 뒤덮인 산이 멀리 보였다. 오래간만에 엄마와 함께 한 여행이라 그런지 엄마는 연신 노래를 흥얼거린다. 우리 정말 안동에 가는 거냐며, <안동역에서>를 작곡한 그곳에 정말 가는 거냐며, 종알종알 얘기하는 엄마가 마치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여고생 같아 보였다.


서울에서 2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안동역. 생각보다 운치 있는 역의 모습을 보니 엄마와 함께 오길 더 잘한 것 같다.






안동역에는 안동의 역사와 문화를 안내해주는 안동관광예약센터가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안동을 돌아보기 전 잠깐 들려 안동의 여행 코스를 잠깐 안내받아본다. 안동댐 수문 바로 아래에 위치한 보조 호수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호반나들이길이 엄마와 함께하기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들었다. 유명하다는 월영교도 볼 수 있다고 하니 무조건 가봐야 할 것 같았다.

낭만적인 호반 풍경을 함께하는 길


1976년 안동댐 준공 이후 멋진 경관에도 불구하고 공사 구간이 많아 그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했던 호반나들이길. 2013년 12월 나들이길이 개통한 이후 평일에는 하루 평균 700여 명, 주말에는 평균 2천여 명이 이용할 만큼 안동의 대표적인 힐링 나들이 코스가 되었다. 봄이면 산을 뒤덮는 산벚꽃이, 여름이면 울창한 푸르른 숲이, 가을에는 단풍이 호수에 비치는 모습을, 겨울에는 이른 아침 안개로 가득한 몽환적인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는 해 질 녘 노을과 월영교의 야경을 보기 위해 늦게 도착해 찬란한 노을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월영교는 오래전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 부부의 아름답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1998년 주인 없는 무덤을 이장하던 중, 한 남자의 시신이 당시 모습 그대로 미라 상태로 발견되고, 그와 함께 죽은 남편에게 보내는 애틋한 마음을 적은 아내의 편지도 함께 발견되었다. 사연인즉슨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짚신보다 고급스러운, 서민들을 위한 신)를 지은 아내(원이 엄마)의 이야기였다. 그렇게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고자 미투리의 모양을 담아 다리를 지었다고 한다. 탁 트인 풍경도 좋았지만 담긴 이야기 때문인지 더 특별하기도, 설레기도 했다.






이미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났는지, 월영교의 월영정에는 많은 시민분들이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엄마 한 장, 나 한 장 낙동강을 배경으로 사이좋게 사진을 담아본다. 꽃이 피는 봄날의 산책로는 아니지만, 따뜻한 봄날의 기운을 느끼며 엄마와 나란히 걷는 데크길은 너무나도 낭만적이었다. 봄빛을 머금은 강물 빛도 오늘따라 더 정겹다.







어느 새 하늘이 분홍빛, 보라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근사한 하늘덕분에 계속 사진을 찍어내느라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같이 있는 엄마와도 잠시 수다를 멈추고 하늘의 변화를 바라본다. 하늘빛에 같이 물든 강물빛이, 강물에 함께 담긴 안동댐의 모습이 몹시 근사하다.



길을 걷는 내내 산책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가끔은 강 건너 안동역으로 향하고 있을지 모를 기차들도 구경하다 보면 절대 길이 지루하지 않다.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이런 길이 서울에도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다. 아무튼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다. 이렇게 낭만적인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안동댐을 지나고 나면, 천천히 걸어서 왔는데도 벌써 이 길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도 담고 싶은 사진들은 많지만, 어둑어둑해진 길 때문에 돌아갈 길이 걱정되어 조금은 서둘러본다. 다행히 산책길에는 가로등이 길을 밝혀주어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다가오는 봄. 다시 한번 이 길을 걷게 된다면 그때는 벚꽃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걷는 시간

30분

▶︎걷는 거리

약 2.1km

▶︎걷기 순서

월영교- 법흥교

비순환형코스라 역순도 가능하다

▶︎코스 난이도

쉬움 (데크길이 완만하긴한데, 지금은 현재 공사중인 구간이 있어 계단을 조금 올라가야한다)


▶︎화장실

코스의 중간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월영교 입구의 안동물문화관이나 주차장을 이용한다.

▶︎음식점 및 매점

월영교 입구의 안동민속박물관 앞 휴게소에서 구입하거나 사전준비

▶︎교통편

자가이용: 월영교 주차장 이용

대중교통 이용: 안동역에서 3번 또는 3-1번 버스를 타고 월영교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360m정도 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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