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통영] 반려견과 함께 바다 그리고 바람따라 걷는 길,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5코스'

2020-07 이 달의 추천길 2020-07-10
조회수685

반려견과 함께 바다

그리고

바람따라 걷는 길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5코스

매물도 해품길

여행작가 백승이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집에서만 지내다가 오랜만에 반려견 웰시코기 마로리와 함께 섬으로 여행을 떠났다.

평소였으면 집 근처의 공원이나 입장료가 있는 반려견 운동장을 찾아가겠지만,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중이라 인적이 드물지만,

함께 걸어보고 싶었던 통영으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섬 여행을 선택했다.

바로 통영항에서 약 한 시간 반 배를 타고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매물도이다.

3년 전,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이기도 한 터라 자신 있게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서 함께 떠나게 되었다.

마로리와 함께 매물도로


반려견과 배를 함께 탄다는 것도 생각보다 쉬웠지만,

준비물은 만만치 않았다.

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이동장이 필수였지만,

이동장을 가지고 걷기에는 너무 힘이 들 것 같아서

접어지는 큰 쇼퍼백을 준비했다.

웰시코기 견종은 중형견으로 꽤 큰 사이즈가 필요했다. 겨우 하나 구해서 배에 탑승하기 전, 선원분들에게 허락을 받은 뒤 승선할 수 있었다.

단!

배에서는 가방에서 반려견을 꺼내두지 않기로 약속했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매물도 대항마을 항까지는

약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섬여행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예전 인천 섬여행 갈 때보다 이번 통영 매물도 배 선원들은 반려견에 대해 호의적이라 덕분에 불편함 없이 무사히 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해품길을 향해! 파란색 선을 따라 걷다




당금마을에서 걷기길 시작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파란색 선 표시가 되어 있어 당금마을 지나는 동안은 파란색 선을 따라 걸으면 된다.

당금마을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벽화마을처럼 예쁜 그림들이 우리를 반겨줬고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가 꽤 많으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내 곧 산으로 길이 이어지면서 파란색 길은 사라졌다.

하지만 혹시 몰라 준비해둔 두루누비 어플을 켜 안내를 받으며 함께 걷기 시작했다.

당금마을에서 장군봉 그리고 대항마을까지 가는 코스인데 중간에 시간이 된다면 전망대를 가보는 것도 좋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이다 보니 너무 험한 길은 눈으로만 감상하기로 했다. 웰시코기 마로리는 도시를 떠나 아무도 없는 섬에 오니 꽤 신이 난 모양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풀 속에 들어가 몸을 부비부비 하느라 걷기길 본격 시작하기 전부터 체력을 다 빼내고 있다.


지쳐버린 마로리 덕분에 잠시 앉아 쉬는 공간에서 뜻밖에 멋진 풍경을 마주치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덜 더우려고 일부러 흐린 날씨를 골라 여행을 계획하고 왔는데, 날씨 요정이 함께하는 모양인지 어느덧 하늘이 열리고 햇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아무래도 여름에는 털옷을 입고 있는 반려견에게 더위는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틈틈이 쉬거나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보통 일상생활에서는 짧은 리드 줄을 선호하지만 걷기길 특성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번 길은 쉬운 코스이면서도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산길이기 때문에 일부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자동 줄을 준비했다. 덕분에 충분한 보행 거리 유지로 내리막길은 목줄을 잡고 내려가면서도 서로 발걸음에 맞춰 걸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매물도 해품길이 시작되는 지점을 만났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기분 좋은 마로리는 인사하기 바쁘고 나는 만발한 수국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던 곳이다. 함께 길을 걸으면서 각자 좋아하는 걸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에서 큰 이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집 앞 산책만 했는데, 잠시 마스크는 주머니에 넣어두고 정말 앞만 보고 옆으로 보면 멋진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걷기만 한 것 같다. 트레킹하는 분들과 마주칠 땐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다가 없는 곳에서는 잠시 가방에 넣어두기도 했다. 날씨가 30도까지 올라가다 보니 마스크 착용은 정말 힘들었고 그러면서 이전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이제 발걸음을 옮겨본다. 부지런히 걷지 않으면 배 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확실히 오르막길에는 걸음이 느려지는 마로리. 하지만 내리막에서는 먼저 저만치 쭈욱 내려가 나를 기다려 주기도 했다.

아무래도 10년이란 시간을 함께해서 그런지 이젠 산책이나 여행 때도 함께 다니는 건 꽤 익숙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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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걸어가나 싶었는데 이내 곧 주저앉아버린 마로리

이럴 줄 알고 미리 준비해 간 더위 탈출 준비물을 가방에서 하나씩 꺼내 보았다.

냉동실에 넣어 뒀던 쿨스카프와 쿨티셔츠, 반려견 전용 이온음료, 얼음 그리고 내가 마실 음료까지

매물도 해품길에는 화장실과 매점이 길 중간에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한참을 걷다 보니 사방으로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원두막이 있어서 사람들이 제법 쉬어가는 공간이었다. 그동안의 땀과 힘듦이 한순간 시원하게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결국 마로리는 뻗어버렸고, 시간상 배 시간까지 넉넉해서 30분 정도 휴식 시간을 가졌다.

늘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체력이 떨어지고 더위에 힘들어하는 반려견의 모습을 보면서 건강을 위해서라도 종종 운동 삼아 걷기 길을 함께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까지 사진으로 담는 것을 멈출 수 없었을 정도로 정말 많이 찍고 왔다.

내려가는 길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매물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다 어느새 배 시간이 다가와 발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장군봉이 보인다면 해품길 반 이상 걸어온 것이다. 대항마을에서도 올라올 수 있지만, 오르막길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당금마을에서 시작해서 오는 길이 더 쉬운 편이다. 점점 대항마을과 가까워질수록 내리막길에 연속, 그리고 계단길이 이어졌다.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 대항마을에 거의 다다르게 되었다. 긴 구간이었음에도 이정표는 확실하게 잘 표시되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로 내려가는 도중 길 한 편에 묶여있는 흑염소를 만났다. 길가에 우두커니 서 있었지만, 혹여나 마로리에 경계심이 생길까 봐 안아서 조심조심 옆으로 지나갔다.

곳곳의 동네 강아지들이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었다.

다만, 대형견이 목줄 없이 풀어져 있어서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드디어 대항마을에 도착했다.

10살 노령견, 마로리에게는 쉽지 않은 구간이 많았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같이 걸어줘서 정말 고마웠다.

올여름 반려견 여행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라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섬 속 걷기 길을 걸어보기 바란다.





▶코스 경로: 당금마을 - 장군봉 - 대항마을

▶거리 : 약 5.2km

▶소요 시간: 3시간

▶코스 타입: 비순환형

▶난이도: 보통

▶편의시설

화장실 : 당금마을 입구, 대항마을 입구

식수: 식수보급처가 없으니 매점에서 구입하거나 사전준비

매점: 당금마을 입구 매점 및 식당 1개소, 대항마을 매점 및 식당 1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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