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담양] 5월의 숲, 그 아름다움을 만나는 곳!

2017-05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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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오방길은 자연과 사람, 마을과 문화가 어우러진 담양의 대표적인 걷기길이다. 수목길(8.1km), 산성길(10.5km), 습지길(5.2km), 싸목싸목길(7.2km), 누정길(32km)의 다섯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은 총거리 63킬로미터다. ‘오방이란 동양문화권에서 우주인식과 사상체계의 중심이 되어온 원리로써, 우주의 본원에는 음과 양, 두 가지가 있고, 음양의 두 기운이 다섯 가지의 원소를 생산했다고 한다. , , , , 토의 오행과 동, , , , 중앙의 다섯 방향과 오색이 그것.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1코스 수목길이다. 대나무 테마공원으로 만들어진 죽녹원을 시작으로 담양천 제방을 따라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목 숲인 관방제림, 그리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까지 5월에 만날 수 있는 최고의 3색 신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죽녹원 대숲을 찾은 한 가족곳곳에 이런 벤치가 있어 다리품을 팔기 좋다.

 

담양군은 담양을 자랑하기를 대숲 맑은 생태도시라고 한다. 말만 들어도 몸과 마음이 온통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는 듯한 미사여구다. 과연 그럴까? 신록이 한창 짙어가던 봄날 하루, 수목길을 걸어본 후 이 말이 꾸밈없는 담백한 표현임을 알 수 있었다.

 

 

죽로차’, ‘맹종죽자라는 대한민국 No.1 죽림욕장

죽림욕?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삼림욕장은 숱하게 가 봤어도 죽림욕은 생소함 그 자체다. 담양에서만 가능하다는 설명까지 붙어있어 더 호기심이 발동한다. 혈액을 맑게 하고 각종 저항력을 높여준다는 음이온이 많이 발생되고, 뇌의 상태를 편안한 알파상태로 만들어주며, 산소가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시원한 숲이 죽녹원이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무협 장르를 좋아해서일까, 대숲에 들어설 때마다 숲 어딘가에서 죽립을 눌러 쓴 검은 망토 차림의 검객이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죽녹원 같은 커다란 대숲에서는 절정의 고수들이 댓잎을 밟고 날아다니며 결투를 벌이던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명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죽녹원은 우리나라 밀리터리 호러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공수창 감독의 <알포인트> 촬영지기도 하다. 로케이션 장소로 대숲만큼 매력적인 곳도 흔치 않을 것 같다.

 

 

 

 영화 <알포인트촬영지 안내판실종된 부대원들의 흔적을 찾아 로미오 포인트로 떠났던 수색대가 처음 만난 곳이 베트남의 대숲이었다.

 

 

대숲을 걷는 이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편해 보인다. 하늘로 쭉쭉 뻗은 대숲사이의 길 느낌이 재밌는지 아이들은 연신 깔깔거리며 뛰어다닌다. 손을 잡고 말없는 웃음을 나누며 다정히 걷는 연인들, 황혼녘의 노부부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저마다 죽녹원이 연출한 작품들이다.

 

철학자의 길을 걷다보니 군데군데 앉아계신 노인분이 눈에 띈다. 알고 봤더니 이 길 주변에 자라는 맹종죽의 죽순을 지키시는 거란다. 두 손바닥을 이어야 겨우 굵기를 잴 수 있을 만큼 죽순의 크기부터 남다른 맹종죽. ‘호남죽이라고도 부르는 맹종죽은 높이가 20미터까지 자라고, 다 자란 나무의 지름이 20센티미터나 될 만큼 대나무 중에서 가장 굵다. 땅을 뚫고 나온 죽순의 모양도 괴물의 뿔을 보는 듯 무시무시하다.

 

 

 

길은 완만하다쉬엄쉬엄 신록 사이로 걷기에 이만한 곳이 또 없다(왼쪽). / 한설과 지현이 새겨둔 사랑의 맹세가 지금도 푸르고 푸르기를.

 

 

대숲 여기저기엔 낙서를 하지 말라는 안내판이 자주 보인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대 기둥에 새겨둔 연인들의 밀어가 모퉁이를 돌 때마다 볼거리다. 저 수많은 사랑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한설지영의 비밀스런 서약은 이뤄졌을까?

 

죽녹원 후원, 놓치지 마세요

옅은 봄바람에 서걱대는 대숲을 빠져나간 후원, 수십 채의 한옥이 여기저기 멋들어지게 배치된 정원이 아름답다. 죽녹원의 후원격인 이 공간엔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의 정자문화를 대표하는 여섯 개의 정자를 재현해 놓았다. 소리전수관과 죽로차제다실, 한옥체험장도 있다.

 

 

  

후원에서 처음 만나는 명옥헌 원림누정(樓亭)과 원림(園林)의 고장 담양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정자들이 재현되어 있다(왼쪽). 

/명옥헌마루에 앉아 힐링을 하기에 그만이다.

 

 

특히 누정(樓亭)과 원림(園林)의 고장 담양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면앙정과 송강정, 식영정, 명옥헌, 광풍각, 독수정과 환벽당이 재현되어 있다. 선인들의 고매한 정신과 예술성이 고스란히 표현된 건물들뿐만 아니라 주변 정원의 아름다움도 예사롭지 않다. 이 푸름과 여유, 한갓짐을 즐길 수 있도록 곳곳에 대나무로 만든 선베드도 설치되어 있다.

 

  

명옥헌과 연못예능 프로인 <12>을 여기서 촬영하기도 했다(왼쪽).죽녹원 후원광풍각 앞 연못이 신록에 물들고 있다. 

 

 

죽기 전에 꼭 걸어봐야 할 고목 숲, 관방제림

관방제림은 충격적일 만큼 아름답다. 영국이나 미국의 명성 자자한 저택 정원에서나 있을 법한 고목들이 담양천 둑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며, 돈으로 매길 수 없는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관방제림 하나만으로도 담양에 사는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향교에서 본 관방제림담양천을 따라 1.2km에 걸쳐 이어진다.

 

  

관방제림 입구에서 본 모습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은 숲이다곳곳에 평상이나 벤치가 있어서 풍광을 즐기기도 좋다.  

 

 

관비를 들여 쌓은 둑을 관방제라고 한다. 그러니까 관방제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숲이 관방제림이다. 담양천 근처의 많은 집들이 해마다 홍수로 피해를 입자 조선 인조 26(1648)에 당시 부사로 있던 성이성이 제방을 쌓고 둑에 나무를 심어 보강하였던 것을 이후에 부임해 온 관리들이 사재를 털어가면서까지 정비를 하고 관리한 결과 지금의 제방 숲이 되었다. 느티나무와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등 15종의 낙엽 활엽수 고목 320그루쯤이 늘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담양천에 놓인 돌다리청춘의 설렘 가득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 곳.

 
 

관방제림 곳곳의 풍경. 둑은 그 폭이 넓어 여러 명이 어깨를 맞대고 걸어도 여유롭다.

 

 

5월이면 오래된 나무숲이 드리운 품을 따라 신록의 터널이 생겨난다. 녹색의 샤워를 받으며 강바람에 귀를 씻으며 걷는 느낌이란. 이만한 호사가 또 있을까! 관방제림 여기저기에 마련된 벤치는 남태평양 휴양지의 방갈로도 부럽지 않다. 둑길 아래론 맑은 담양천이 나란히 흐르고, 둔치를 따라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다. 향교교 아래와 추성경기장 부근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으니 여건이 된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도 관방제림을 즐기는 괜찮은 방법이겠다.

 

 

 

셋이 함께관방제림이 어우러진 담양천은 자전거를 타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길 한복판을 차지한 관방제림의 고목들덕분에 앞서간 사람이 보였다 안보이기도 한다(왼쪽)/

추성경기장을 지나면 길이 ‘S’자로 춤을 춘다이 즈음오른쪽으로 민가가 여럿 보인다.

 

 

관방제림을 걷자니 오래된 숲이 건네는 편안한 기운이 온몸 가득 느껴진다.

 

 


관방제림의 끝이자 시작인 곳메타세쿼이아길을 만나기 직전이다목 좋은 곳에 터 잡은 덕분에 저 집 벽은 광고전쟁이 치열하다.

 

 

둑길의 폭은 일반적인 둑보다 배 이상 넓은데, 때로는 길 한가운데에 나무가 서 있기도 하다. 그래 앞서가는 이가 보이다가 사라지는 마법도 부린다. 걷다보니 둑을 뒷담 삼아 들어선 집들이 여럿이다. 둑에 담벼락을 맞댄 집들의 낮은 지붕이 손에 잡힐 듯 정겹다.

 

 

메타세쿼이아길, 역시 명불허전!

관방제림이 끝나며 곧 도로를 만난다. ‘죽향대로라 이름 붙은 이 도로 저편에 메타세쿼이아길이 있어 횡단보도도 건넌다. ‘담양 메타세쿼이아길로 널리 알려진 이 길은 원래 담양에서 이웃한 순창으로 넘어가던 24번국도였다. 1970년대에 가로수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8.5킬로미터에 달하는 구간에 메타세쿼이아를 심은 것이 지금처럼 자랐다. 낙엽침엽수인 메타세쿼이아의 특성상 사철 언제 찾아도 독특한 풍광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메타세쿼이아길도로를 걷어내고 흙을 깔아 걷기 좋다.


 

얼마 전까지도 국도로 이용되었으나 최근 학동사거리에서 금월교에 이르는 1.5킬로미터를 아예 막고 차량 통행을 금지시킨 후 담양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예전에는 차를 도로 한쪽에 불안하게 세운 뒤 급히 사진 한 장 찍고 서둘러 떠나야 했던 곳인데, 지금은 느긋하게 걷고 사진 찍고 쉴 수 있어 좋다. 하늘 높이 치솟은 화석시대의 나무 수백 그루가 도열하듯 늘어선 풍광이 신비롭고 이국적이어서 걷는 기분도 색다르다.

 

 

 

메타세쿼이아길 옆으로 공원과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아스팔트를 걷어낸 평탄한 길엔 흙을 깔아 걷기에 더없이 편하다. 유모차나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이와 함께 찾은 젊은 부부가 유난히 많이 보이는 게 그 때문인 듯하다.

  

  

아이들과 함께 메타세쿼이아길을 찾은 젊은 부부들이들에게도 이 길에게도 5월은 푸르다

저 아이들이 자라고 또 노인이 될 때까지 행복했던 이 순간을 두고두고 추억할 테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인 이 길은 산림청에 의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거리숲 부문 대상’,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최우수상에 선정되는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울창하고 푸른 대숲의 청정함과 오랜 시간에 걸쳐 오직 자연이 만들어낸 고목 숲을 지나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메타세쿼이아길까지, 담양이 간직한 보석을 반나절 만에 다 만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 봄날 하루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 6km

걷는 시간 : 3시간쯤

걷는 순서 죽녹원~관방제림~추성경기장~메타세쿼이아길

 

교통편

 

 중교통

광주까지 간 후에 광주에서 담양버스터미널과 죽녹원을 오가는 311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날머리인 메타세쿼이아길 끝에서 돌아올 때는 담양리조트와 담양버스터미널을 오가는 303번 버스를 이용한다.

 

교통문의 담양버스터미널 061)381-3233, 담양 개인택시 061-383-2222

 

걷기여행 TIP

 

화장실

                 죽녹원이나 관방제림 입구와 중간메타세쿼이아길 중간 등  곳곳에 시설 좋은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식사        

                 관방제림 입구에 담양을 대표하는 국수거리가 있다관방천국수(061-381-2697), 대나무국수(061-383-6445) .

죽녹원 입구에 대통밥을 전문으로 하는 명가죽순요리(061-381-3822)’와 죽녹원갈비(061-381-0480)’ 등 여러 식당이 있다.

승일식당(061-382-9011)’과 담양전통숯불갈비(061-382-7171)’는 담양을 대표하는 돼지숯불갈비를 잘 한다.

위의 모든 식당들이 죽녹원에서 멀지 않다.

 

길 안내

출발은 죽녹원으로 잡는 게 편하다죽녹원은 하나의 커다란 대숲이지만 그 속에 8개의 길과 담양의 대표적인 고건축들을 재현해 둔 널따란 후원이 있어 모두 합하면 족히 3km는 되는 거리에 볼 거리가 많다시간도 넉넉히 잡아야 하는 곳이다

죽녹원 앞 향교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곧장 관방제림이 이어진다담양천 제방을 따라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팽나무와 느티나무이팝나무개서어나무 등 고목들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기운이 가득한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고목 숲길로 통한다
1.2km 구간이 천연기념물(366)로 지정되어 있다.

관방제림이 끝나는 곳에서 학동교차로를 건너면 메타세쿼이아길이다. 24번국도를 다시 만나는 금월교까지 1.5km 이어지는 이 길엔 20m 가까이 솟은 487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길 양쪽으로 하늘을 뒤덮으며 녹색의 거대한 터널을 이루고 있다죽녹원과 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길 모두 길이 평탄하고 걷기 좋아 아이들과 노인을 동반한 가족여행에도 더없이 좋다.

 

코스문의

담양군청 061-380-3114

 


 
 

글, 사진: 이승태(여행작가 jirisan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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