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담양] 조국 수호의 정신으로 버텨온 천년산성!

2017-06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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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일대가 훤히 조망되는 보국문 문루.

 

 

담양에는 다섯 가지 개성을 나타낸다는 이름의 오방길이 있다. 담양의 다섯 개 걷기여행길인 오방길 1코스 ‘수목길’은 담양 죽녹원을 거쳐 관방제림을 지나 근래 들어 유료 걷기길이 된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을 거친다. 이번에 소개하는 길은 1코스가 끝나는 담양 리조트 부근에서 시작하는 2코스 ‘산성길’로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거점으로 이용한 금성산성(金城山城)을 관통한다.

 

 

험준한 산세를 이용해 철옹성으로 지어진 금성산성. 그에 비례해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지어졌을 것이다.

 

 

동학혁명 때 전봉준이 마지막 항거를 하다 쓰러진 곳이기도 하며, 일제강점기인 1908년 호남지역의 의병들을 규합한 ‘호남창의회맹소’ 본진이 일본군의 기습을 받아 전투를 치르며 또 다시 피를 흘린 비장감 어린 장소이기도 하다. 

 

 

험준한 산세를 활용한 철옹성의 표본

 

마지막 임도 4km 구간을 제외하면 전 구간이 짙푸른 녹음으로 우거진 숲길이다.


 

산성길 코스는 담양리조트 부근 찻길 옆 너른 비포장 임도로 시작된다. 150m 쯤 들어가면 비교적 잘 관리되는 간이화장실이 있고 여기서 임도를 따라 100m 채 못간 지점에서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을 택해 오르막을 탄다. 초행자는 갈림길에서 길을 잃기 쉬운 곳들이 더러 있으므로 스마트폰의 GPS 모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산성의 방어기재인 곡장 형태로 툭 튀어나온 보국문의 산성형태.

 

 

머리 위로 꽉 들어찬 나뭇잎으로 햇빛 한 줌 들어올 틈 없는 울창한 숲길 오르막을 1km쯤 오르면 신기루처럼 성문 하나가 나타나니 금성산성의 남문에 해당하는 보국문이다. 큰 암반 위에 세워진 보국문의 문루에 오르면 왼쪽으로 담양 시내가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영산강을 막아 가둔 담양호 수면이 일렁인다.

 

 

나라를 수호하고자 했던 기상이 서린 보국문. 충용문에서 바라본 모습.

 


이곳에서 위로 보이는 문이 금성산성의 실질적인 남문 역할을 하는 충용문이다. 충용문에 올라 바라본 보국문은 산성 방어를 위해 외곽으로 불쑥 튀어나가는 곡장의 형태를 하고 있다.  서울 한양도성에서도 볼 수 있는 곡장은 산성의 방어를 유리하게 돕는 장치로 활용되는데, 같은 곡장이라도 이곳 금성산성처럼 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잠시 샛길로 빠진 동자암 가는 길. 나뭇가지에 걸린 연등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실제로 금성산성은 철마봉, 노적봉, 운대봉과 같은 암반을 기반으로 하는 험준한 봉우리들을 산성으로 연결함으로써 천혜의 요새형태를 갖췄다. 평시에는 약간의 군사들만 주둔하다가 전쟁이 나면 일반 평민들과 군인들이 대거 입성하여 농성을 하는 입보식 산성으로 운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금성산성 내부에는 1만5천 섬이 들어가는 군량미 창고와 객사, 보국사 등 10여 동의 관사와 군사시설이 있었다고 한다. 아울러 물이 풍부하고 공간도 넓어서 수천 명이 머물면서 전쟁을 치를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망 하나 돌 위에 얹고 갈 수 있는 곳도 있다.(좌) / 탐방객을 맞는 미나리아재비꽃.

 

 

하지만 국가의 큰 위기였던 임진왜란 당시에는 의병들이 금성산성을 기지로 활용했을 뿐 조선군 본진이 이곳을 거점으로 하여 왜군과 전투를 벌였다는 기록을 찾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왜군은 ‘조선이 금성산성을 거점으로 농성을 했더라면 크게 고전할 뻔 했다’고 말한 부분이 전한다. 

금성산성은 험준한 지세를 이용한 철옹성의 외형을 가졌으나 이상하리만치 승전보다는 패전의 기록이 더 많이 남아 있다. 그렇게 역사는 겉으로 보이는 쪽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이곳에서도 알 수 있다. 

 

 

수풀 사이로 작은 오솔길을 따라 산성 안쪽 길을 걷는다.



너덜지대 피곤함을 덜어낼 임도로 마무리

 

충용문을 지난 이후의 산성길은 산성 안쪽의 유순한 길을 택한다. 충용문을 지나 얼마 안간 곳에서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왼쪽 보국사터를 향하면 된다. 다만 오른쪽 동자암 방향으로 5분만 걸어가면 마실 물을 제공해주는 동자암을 왕복하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꼭 물 때문이 아니더라도 동자암 가는 길이 조붓하여 아름답고, 암자의 스님들이 속세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해주어 마음이 따스해진다.

 


동학혁명 전까지 10호 조금 넘는 가구들이 살았다는 금성산성. 이낀 핀 돌물확이 이를 증명한다.

 

 

다시 길을 잇는다. 산성 안쪽 길이므로 길은 여전히 편안하다. 다만 인적이 많은 길이 아니어서 좁은 편이다. 또 험준한 돌산인 만큼 가벼운 너덜지대 형태를 띤다. 그러니 발목이 약하여 자주 삐끗하는 사람은 발목까지 덮는 중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겠다. 이제는 숲속의 자그마한 식당이 되어버린 보국사터를 지나 다시 수풀 속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르면 길은 어느 새 금성산성의 서문에 닿는다. 

문루조차 복원되지 않은 서문에서 약간 거친 내리막을 내려오면 차가 지날 수 있는 너른 임도를 맞닥뜨린다. 이곳에서출발지로 원점회귀하기 위해 왼쪽으로 향한다. 혹시 화장실을 원한다면 임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해결할 수 있다. 임도 갈림길부터 출발점까지 원점회귀하는 길은 끝까지 담양호를 오른쪽에 둔 넓은 임도다. 

 

 

이처럼 험준한 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산성이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 / 길의 시작이자 끝 지점인 담양리조트 부근 임도의 V라인 풍광.

 

 

임도 양쪽으로 잘 자란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시원하게 길을 걸을 수 있다. 금성산성 안쪽 너덜지대에서 다소 피곤했을 발목의 피로까지 확 풀어낼 수 있는 임도는 약 4km에 걸쳐 진행된다. 길의 시작점이자 끝 지점인 찻길 부근 임도는 메타세콰이어가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내는데,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더 근사한 그림을 그려낸다. 

산성길을 다 걸어냈다면 이후로는 차를 타고 이동해 담양의 명물 떡갈비를 맛보고 죽녹원의 시원한 대나무숲 사이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아울러 죽녹원 정문 다리 건너 있는 관방제림의 거대한 보호림 사이를 휘적휘적 걸어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담양 걷기의 즐거움이다. 

 

 

코스 요약

담양리조트~보국문~충용문~보국사터~서문~임도~담양리조트
(10.5km, 4시간)

 

교통편

대중교통
금성개인택시 061-382-4900(출발지/도착지)
303번(담양리조트~담양버스터미널) 2시간 간격

주차장
담양리조트 주차장담양리조트 주차장

 

TIP

 

화장실
출발지 100m 후, 후반부 임도 갈림길 오른쪽


식사
사전준비하거나 보국사터 간이식당 있음


길 안내
방향안내판이 있으나 부실한 편이므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GPS 트랙 활용을 권함


코스 문의
담양군청 관광레저과 (061)380-3154


기타
식수는 사전준비하거나 매점에서 구입, 동자암에서 식수 제공
걷고 난 후 차량 이동 후 죽녹원 및 관방제림 등 관광지를 연결한 걷기여행 가능

 

 

글, 사진: 윤문기(걷기여행작가, (사)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 y025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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