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천] 고려의 영웅, 적벽에 잠들다! - 연천 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

2018-01 이 달의 추천길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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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가 세워지는 것은 얼마나 오랜 세월의 역사가 응집되어야 가능한 일인가갑자기 건국된 나라는  뿌리를 의심받기 십상이었으니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도 나라의 근본을 생각지 않을  없었다그리하여 조선이 고려의 정통성을 계승한 나라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어쩌면 실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과 조선의 왕들을 줄줄이 모신 종묘 안에 고려 공민왕의 사당을 별도로 건립했고산수가 수려한 지금의 연천 임진강가에 고려의 왕들과 충신들을 함께 모시는 숭의전(崇義殿) 짓고 제사를 올렸다이후 조선의 역사가 쌓여가면서 고려의 역사를 지우는 작업이 뒤따랐으나 숭의전만큼은 일제강점기까지 명맥을 유지했다.


고려왕실 수호나무와 왕순례 이야기

고려왕실을 지키는 수령 550년의 노거수 느티나무로부터 길이 시작된다.


경기도의 접경지역을 잇는 경기도 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의 시작이 바로 연천 숭의전이다역사에  관심이 없다면 대개는 알지 못했을 숭의전이 평화누리길을 통해 걷기꾼들에게 알려진 것이다숭의전 입구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길을 시작하면 곧바로 숭의전 앞에 닿는다본당에는 태조 왕건을 비롯한 고려 왕들을 모신 위패가 자리하고바로 옆의 전각인 배신청(陪臣廳)에서 고려 충신 열여섯 분의 위패를 만날  있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숭의전 입구.


고려의 정통성을 조선으로 잇는 시도로 보여지는 숭의전.


그리고 숭의전 정문을 나서면 거대한 느티나무  그루를 비롯한 임진강변의 호쾌한 풍광이 열린다. 고려 왕실을 지키는 나무로도 불리는  느티나무는 수령 550년의 노거수로 조선 문종 당시 공주에 숨어 살던 고려 현종의  후손인 왕순례를 이곳으로 불러 제사를 받들게 했을  왕순례가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나무다.


숭의전 배신청에는 고려의 충신 열여섯 분을 모신 위패가 자리한다.


임진강의 수려한 풍광을 거느린 숭의전.


왕순례와 느티나무의 이야기는  길을   걸으면 만나는 왕순례의 실존 무덤을 통해  명징하게 다가온다. 한동안 사라졌던 왕순례의 묘는 1988 주변도로 확장 공사  왕순례 임을   있는 묘비와 함께 극적으로 발견되어 지금의 자리에 모셔지게 되었다. 이번 취재 당시에는 왕순례 묘의 오래된 묘비 위에 놓인 낡은 다이어리와 봉분에 얹힌 슈퍼맨 모자가 사라진 왕조의 쓸쓸한 뒤안길과 묘한 느낌으로 매칭된다.


고려 왕실의 먼 후손으로 숭의전의 제사를 모시던 왕순례의 묘. 누군가 올려 둔 다이어리와 슈퍼맨 모자가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아! 이곳이 적벽이로구나!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임진강 동이리주상절리가 최근 완공된 동이대교와 어울려 색다른 풍광을 그린다.


왕순례묘를 지난 평화누리길은 한동안 도로  자전거도로를 이용한다얼마나 걸었을까드디어 적벽이다암적색의 거대한 수직 절벽이 km 걸쳐 임진강변을 병풍처럼 둘렀다임진강 동이리주상절리 국가지질공원인 것이다.


동이리 주상절리에서 강변을 따르는 흙길을 걷는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동이리주상절리는 최근 개통된 동이대교의 수직교각과 대칭을 이루며 이곳만의 독특한 풍광을 그린다주상절리부터 길은 포장길을 버리고 강변 흙길을 따른다강폭이 넓어 높게 솟은 주상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지는  다소 아쉽다.
이후 길은 임진강 둑을 걸어 코스 절반 지점에 해당하는 왕징면소재지를 옆을 지난다. 중식을 먹기에 적당한 위치인지라 이곳에서 인심 좋아 보이는 주인장이 말아주는 해장국  그릇 뚝딱 해치우고 길을 잇는다.


평화누리길 홍보대사인 연예인 조재현 씨의 사연을 따라 이름이 명명된 수현재교


토실토실 살이 오른 임진강변의 참새들


왕징면소재지를 지난  둑길로만 이어질  같던 길은 다시 숲으로 방향을 튼다.  숲길은 고구려가 임진강변에 세운 보루들을 잇는다. 고려시대를 떠올리는 숭의전을 출발해 고구려 유적까지 거치니  길은 역사기행길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두텁게 쌓인 낙엽길을 밟아가며 숲길을 지난  다다른 곳은 유료로 입장할  있는 연천의 허브빌리지다. 허브빌리지 온실에서 느끼는 향긋한 허브향과 온기는 겨울에만 느껴지는 특별한 감흥이 있다.


고구려 당시 지어진 임진강변의 보루를 잇는 숲길을 한동안 걷는다.


고려에 이어 고구려 유적지까지 지나는 이 길은 한반도 북쪽 지역의 역사와 맥이 닿는다.


허브빌리지 이후로 평화누리길은 짧지만 강렬한 느낌의 낙엽송길을 지나 북삼교를 이용해 임진강을 건넌다. 그리고 자전거길을 잠시 걸으면  코스의 종점인 군남홍수조절지와 두루미테마파크에 닿는다. 정확한 코스 종점인 스탬프함이 있는 곳까지는 불과 200m  가면 된다.


붉은 자전거도로를 지나 군남홍수조절지에 닿으면 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이 마무리된다.







숭의전지-당포성-동이리주상절리-임진교-허브빌리지-북삼교-군남홍수조절지
( 19km, 5시간 내외)




대중교통
경원선(전곡역) / 전곡버스터미널 58-1, 58-4 숭의전하차

주차장
숭의전주차장 이용




화장실
곳곳에 다수

식수
숭의전 입구동이리주상절리(겨울철 폐쇄), 왕징면 직전 공원(겨울철 폐쇄)

식사
출발점왕징면소재지

길 안내
리본과 지주형 안내사인으로 안내가  되어 있다.

코스 문의
경기관광공사 (031)956-8310





글, 사진: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 y025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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