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주] 시원한 강바람이 등 떠미는 숲길

2017-07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조회수310

 

 

어디든 걸어야 한다면 그 길은 울창한 숲속을 가로지르면 좋겠다. 그리고 시원한 바닷바람 혹은 강바람이 살랑살랑 옷깃을 스쳐간다면 웃음 가득한 발걸음이 이어지겠지. 지금 소개하는 충북 충주 종댕이길은 아름다운 숲길이 충주호 연안을 따라 띠 두르듯 놓여있어 이러한 행복걷기 조건을 충족시킨다.

얼마 전 가족과 종댕이길을 걸었다. 길에서 만난 충주호의 푸른 수면은 한참 밑으로 끌려 내려가 있었다. 지난 겨울부터 지속된 가뭄이 여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다행이 종댕이길은 충주호 호반이 인접한 덕분인지 여느 숲길과 달리 건조한 느낌이 별로 없어 걷는 이의 마음이 팍팍해지지 않는다. 

 

 

찻길 옆 구간은 안전한 보행로를 확보해 놓았다.

 

 

휴일을 맞은 종댕이길, 이른 아침부터 승용차는 물론 대형버스가 물밀 듯이 들어와 주차장 곳곳을 채운다. 요즘 핫한 걷기여행길로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을 주차장부터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찻길 옆으로 걷는 길을 확보해 놓은 데크 구간을 지나 종댕이 오솔길로 접어드니 주차장의 시끌벅적함은 우거진 숲 속으로 슬그머니 사그라진다.

 

 

충주호 남한강과 숲길의 만남

 

호방하게 뻗은 낙엽송 숲길의 가족 탐방객. 종댕이길은 가족과 함께 걷기에 최적화됐다.

 


종댕이길은 지네가 많다는 계명산의 동쪽 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오롯한 숲길에 기댄다. 충주호 수면 쪽으로 툭 튀어 나온 산기슭에 놓인 숲길이어서 숲과 호반의 정취를 동시에 누리는 지형의 이점을 살리며 설계됐다. 여기에 쉼터와 전망대, 그리고 종댕이길의 명물이 된 출렁다리까지 설치돼 걷는 맛을 배가시킨다. 

 

 

하트 모양으로 놓인 종댕이길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걸으면 사랑이 깊어진다고 한다.

 

 

안내판에는 걷는 거리가 11.5km라 나와 있지만 그것은 본선과 지선을 모두 포함하는 거리다. 일반적으로 원점회귀하는 루트를 한 바퀴 돌아오면 5~7km 정도 된다.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가뿐하다. 그래서 종댕이길을 걷고 볼 것 많은 충주시의 다른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비내길이나 하늘길 같은 충주의 다른 길을 더 걷기 좋다.

 

 

숲길과 호수가 만나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광이다.

 

 

종댕이길의 어둑한 숲길을 걷다 충주호 쪽으로 시선 터지는 곳이 나오면 여지없이 전망대가 수면 쪽으로 놓였다.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 없지 않으나 남해 바다가 연상되는 검푸른 충주호 물길을 만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출발점으로 원점회귀하므로 가족단위 탐방객들도 많이 찾는다. 길 곳곳에 놓인 너와지붕 쉼터들은 이런 4인 구성 가족 탐방객에게 알맞은 다리쉼 장소를 제공한다.

 

 

다양한 참나무와 낙엽송, 소나무 등이 각각 군락을 이룬 숲길이 번갈아 나온다(왼쪽). /

숲길에서 만난 뱀딸기. 맛은 없지만 열이 나는 후두염에 약재로 사용된다.

 

 

종댕이길을 걷는 동안 다양한 나무들로 구성된 숲을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신갈나무 중심의 참나무 숲길이 이어지다 어느새 길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쭉쭉 뻗은 낙엽송으로 주인이 바뀐다. 그리고 다시 얼마 안가 종댕이길은 소나무로 옷을 갈아입는다.

 

 

에메랄드 물빛 아래 수중세계는...

 

종댕이길의 명물인 출렁다리.

 

 

종댕이길의 경쾌한 피날레는 주홍빛 출렁다리가 맡는다. 지독한 가뭄은 다리 밑에서 찰랑거려야할 충주호 물길을 저 멀리 끌어갔지만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살의 편린은 여전히 아름답게 빛난다. 숲길을 걷는 중에도 언듯언듯 비치는 충주호의 광활한 수면이 뿜어내는 습기는 아침마다 하얀 물안개를 골짜기마다 넓게 펼쳐 메마른 수목들을 이불처럼 촉촉이 덮을 것이다.

 

 

촉촉한 숲길에서 힐링의 시간을.

 

 

오래전 충주호 수몰 이전의 오만 분의 일 축적지도를 본 적 있다. 그 지도에는 남한강이 충주댐으로 막히기 전 이곳에 살던 수몰 이주민 5만 명의 흔적이 점과 선으로 뚜렷이 살아 있었다. 수몰 후 몇 년간은 주인을 잃어버린 수몰마을의 장독대와 담장, 골목길 등이 물속에 그대로 남아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다이버들의 증언도 기억났다.

 

 

짙은 물빛 아래 수몰마을의 사람 살던 흔적은 아직도 오롯할까?

 

 

30년도 훨씬 넘은 지금도 그 장독대와 골목길은 짙푸른 수면 아래 아직도 그들의 삶을 견디어 내고 있을까. 충주호의 검푸른 에메랄드 물빛은 어쩌면 그들의 수중세계를 감추기 위한 장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충주호를 건너온 시원한 강바람이 어서 제 갈 길이나 가라며 등을 떠 민다.

 

 

코스 요약

마즈막재~종댕이길 오솔길~생태연못~1조망대~망계정~쉼터~2조망대~출렁다리~숲해설안내소~마즈막재
(약 7.5km, 쉬는 시간 포함 2시간 30분)
(지선을 모두 포함하면 11.5km)

 

교통편

대중교통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513, 514, 515번 버스(1 4회 운행)를 타고 마지막재 정류장에서 하차.
 버스운행횟수가 많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택시요금은 시외버스터미널 기준 만원 이내.

자동차
마즈막재(충청북도 충주시 안림동) 주차장 이용

 

TIP


화장실
마즈막재 주차장 화장실, 숲해설안내소 화장실
(숲해설안내소 화장실은 휴일 청소를 하지 않아 탐방객들의 불편이 큼. 
따라서 가급적 화장실은 마즈막재 주차장 화장실 이용을 권장)


식수
사전준비 필요


식사
사전준비하거나 마즈막재 식당 이용


길안내
갈림길마다 방향안내판이 있으나, 본선과 지선의 구분없이 되어 있어 다소 헷갈릴 수 있음.


코스문의
충주시 건축디자인과 (043)850-6450~2

 

글, 사진: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 y02599@daum.net>

 

연관 여행지

연관 여행지가 없습니다.

- 이 달의 추천길 다른글 보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