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덕] 해가 지면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호반길 - 대청호반길 1코스 금강로하스 해피로드

2017-08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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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 오후, 이름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지는 대청호로 향하기 위해 신탄진역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땀을 잔뜩 흘리는 내 모습을 본 택시 기사님은 에어컨 온도를 낮추며 조금 있으면 해가 질 텐데 대청호는 무슨 일이냐 물었다. 대청호의 밤풍경도 함께 즐겨 보고 싶다는 내게 기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거기가 또 야경이 끝내주죠. 해가 지면 산책로가 무지갯빛으로 반짝이거든요.”
기사님의 이 한마디는 설렘을 안겨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대청호

대전과 청주, 옥천과 보은 무려 네 도시를 시원스레 적셔주는 대청호는 ‘내륙의 한려해상’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인공호수로 1980년에 공사가 완료된 뒤엔 충북권의 젖줄 역할까지 하고 있는 고마운 호수이기도 하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반짝이는 곳이지만 그 곁을 야트막한 산과 우거진 숲이 감싸고 있어 말 그대로 ‘산수’ 풍경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개발 제한으로 인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라 야생 동식물의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 호수 주변엔 왕버들과 갈대가 춤을 추고, 백로나 물오리 같은 야생 조류는 멋지게 물살을 가른다. 금강의 물줄기를 막아 만든 호수이기에 뱀장어나 메기, 붕어 등 민물고기도 살고 있다. 대청댐으로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어 시원스레 호수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고 그 옆엔 물문화관이 붙어있어 금강과 대청호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얻을 수 도 있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완벽히 갖춘 호수라 할 수 있다.

이런 대청호를 따라 걷기만 해도 재미와 행복이 가득하니 호수 주변으로 둘레길이 없을 리가 없다.(없다면 반칙이다!) 아름다운 대청호를 곁에 두고 걷는 대청호반길은 6개의 주요 코스와 14개의 세부코스로 이뤄진 60km에 이르는 둘레길로 그 중 대청공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1코스의 이름은 ‘로하스 해피로드’다. 로하스는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뜻한다. 긍정적인 의미가 가득한 로하스에 행복이란 뜻의 해피까지 얹어졌으니 듣기만 해도 심신이 건강해지는 듯한 코스가 아닐까?
  


대청호반길의 출발 지점인 로하스 대청공원에 들어서면 키다리 나무들이 늘어서있다.


로하스 해피로드

대청호반길 1코스인 로하스 해피로드는 금강 로하스 대청공원에서 시작된다. 부푼 마음으로 공원으로 들어서자마자 높이가 족히 10미터는 넘어 보이는 키다리 나무들이 반갑게 방문객을 맞이한다. 대청호반길의 시작 지점이자 로하스 해피로드의 출발점인 대청공원은 공사비가 100억 원이 넘게 들었을만큼 내실 있게 조성된 자연생태공원이자 지역의 명소이다. 동서로 너른 잔디 광장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농구장과 다목적 구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차 있다. 그 곁으로 장미터널이 있고, 건너편엔 다솜길 미로정원도 있으니 공원 주변을 둘러보며 가볍게 준비운동을 하기에 딱이다. 주말엔 당연히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이 공원을 가득 채운다.
  



금강엔 수많은 왕버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청 문화관 뒤로 로하스 해피로드 산책로가 이어진다. 



본격적인 코스 탐방에 나서 길 이름 자체가 ‘로하스 해피로드’인 강변 산책로를 걸어 본다. 대청문화 전시관 뒤편으로 알차게 조성된 산책로는 금강과 맞닿아 있다. 강물에 뿌리를 내린 왕버들을 눈으로 좇으며 여유롭게 금강을 따라 걷다보면 불쑥 대청교가 나타난다. 모습은 평범하지만 대전시와 청주시를 잇는 특별하고 재미있는 다리다. 불과 200여 미터의 다리를 오가는 것만으로 대전 땅(대전시 대덕구)과 청주 땅(청주시 현도면)을 함께 밟아볼 수 있다. 대청교 너머로는 이 코스의 중심 대청댐이 육중한 모습을 드러낸다. 댐을 조금 더 가까이서 만나기 위해선 일단 대청공원을 지나 물문화관으로 이어지는 얕은 언덕길을 올라야 한다.
   


물문화관까지 이어지는 숲엔 나무 데크가 조성되어 있다.



전망대와 대청댐

대청공원을 지나 언덕으로 향하면 간이 휴게소가 나오고 휴게소 너머로 물문화관까지 이어지는 나무 데크가 지그재그로 조성되어 있다. 초록빛으로 뒤덮인 울창한 숲을 따라 걷다보면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수 백 그루의 전나무와 소나무가 뿜어내는 맑은 공기까지 들이키면 건강해지다 못해 젊어지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다. 비록 계단으로 이어진 오르막길이지만 어쩌면 1코스에서 눈과 몸이 가장 시원한 구간이 아닌가 싶다. 숲의 향연이 끝나고 등장하는 물문화관은 대청호가 자랑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총 3개의 전시관이 운영 중인데 각각 물의 소중함, 대청호의 생물, 대청댐의 기록에 대해 전시한다.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물도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라면 반드시 둘러보고 가야할 곳이다. 
  


물문화관은 대청호가 자랑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3개의 전시관이 있다. 



물문화관 옆으로 주변풍광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가 이어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물문화관 앞쪽엔 대청호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주고 초록과 파랑 물감이 어우러진 듯한 산과 호수의 모습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곳이다. 이 주변은 대청호반길에도 속해있지만 동시에 금강하구둑부터 이어지는 금강 자전거길에도 포함되어 있기에 자전거를 타고 온 방문객이 유난히 많다. 전망대 아래엔 붉은 색 하트와 함께 ‘LOVE'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L-O-V-E'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사랑의 자물쇠가 잔뜩 걸려있다. 그 숫자가 어찌나 많은지 큐피트가 사랑의 화살을 얼마나 많이 쏴야할지 걱정이 될 정도다. 물문화관 앞엔 아예 사랑의 자물쇠 자판기까지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대청교에 다다르며 국내 세 번째 규모의 웅장한 대청댐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청댐의 댐수문까지 길이 이어지는데, 일반인에게도 자유롭게 대청댐 위를 거닐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로하스 해피로드 코스는 금강 자전거길에도 포함되어 있다. 


전망대를 지나 몇 발자국 옮기면 로하스 해피로드의 하이라이트인 대청댐이 나타난다. 1980년도에 완공된 금강 수계 최초의 다목적댐으로 높이 72미터, 길이 495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소양강댐, 충주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댐이며 15억 톤에 이르는 저수용량을 충청권뿐만 아니라 전북권까지 아낌없이 공급한다. 이렇게 커다란 댐을 눈앞에서 보는 것도 신기한데 심지어 댐수문 끝까지 직접 걸어볼 수도 있다. 전망대 쪽에서 댐수문까지 채 100미터가 되지 않는 짧은 길이 이어지는데 금강과 대청호의 경계를 가로지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짧은 길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대청댐에 다다르니 맹렬하게 타오르던 여름해가 퇴근 준비를 한다. 로하스 해피로드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다시 대청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뜨거운 열기가 한풀 꺾이는 저녁이 오면 로하스 해피로드는 더욱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무지갯빛 야경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식는 해질 무렵이 되자 로하스 해피로드 산책로는 점점 붐비기 시작한다. 여유롭게 밤마실을 나온 시민도 보이고 강변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연인도 보인다. 그들의 틈에 끼어 산책을 즐기다보니 있는지도 몰랐던 조명에 갑자기 불이 들어오며 산책로가 반짝이기 시작한다. 그러자 어둠속으로 숨었던 금강 위로 무지개가 떠오른다. 아닌 게 아니라 실제로 산책로를 수놓는 조명이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으로 쉴 새 없이 반짝이며 낭만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산책로를 오가던 모두가 갑작스런 선물에 감탄사를 내뱉는다.
  


저녁 8시가 되면 해피로드 산책로에 조명이 켜진다.



무지개빛으로 쉼없이 반짝이는 로하스 해피로드의 조명.


로하스 해피로드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시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부분 또한 마찬가지다. 밤이면 활동을 시작하는 뻐꾸기의 뻐꾹뻐꾹 노랫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지고, 숲속에 숨어있던 풀벌레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합창을 시작한다. 도심 한가운데서 이렇게 자연의 소리를 감상하며 안전하게 야간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로하스 해피로드는 이 지역의 자랑이 될 만하다. 대청호반길의 첫 번째 코스라는 중책을 맡기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대청교 위에 서면 조명이 들어온 로하스 해피로드와 금강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무지갯빛으로 화려하게 물든 산책로를 마저 걸어본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과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설렁설렁 걷다보니 다시 대청교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너머로 붉은 조명이 내려앉은 대청댐이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 모습을 보며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걸 보니 오늘의 걷기 여행이 꽤 마음에 든 것 같다. 아니 마음 같아선 이 코스를 집 앞에다 그대로 옮겨놓고 싶을 정도다. 



밤이 되면 대청댐에도 붉은 불빛이 들어온다.




코스요약

대청공원 주차장 - 대청문화전시관 - 종점 - 문화전시관 - 대청교 - 휴게소 - 댐수문끝 - 호반산책로 - 물홍보관 - 대청공원 주차장 (대청공원 주차장을 기준으로 남북을 오가는 코스)
(6km, 2시간, 매우 쉬움)

교통편

찾아가기 
*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신탄진역에서 내린 뒤 역 건너편 ‘신탄진역’ 버스정류장에서 72번 버스를 타고 ‘금강로하스대청공원’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버스 기준으로 약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72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120분에 이르므로 신탄진역에서 택시를 타는 편이 시간상 경제적일 수 있다. 신탄진역에서 대청공원까지 택시로 약 15분이 소요되며 7,000원~8,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
  
* 자가용 이용시 대청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돌아오기
* 찾아가기의 역순. 대청공원 입구에서 72번을 타고 신탄진역으로 향한다. 
공원 근처엔 택시가 별로 다니지 않는 관계로 콜택시를 부르는 편이 낫다.

TIP

화장실
대청공원 화장실, 물홍보관 화장실
   
음식점 및 매점
물홍보관으로 올라가는 길에 대청댐 휴게소가 있고 그 부근에 편의점과 노점이 몇 군데 있다.
   
숙박업소
대청호반길 코스엔 숙소가 없어 신탄진역 부근이나 대전 시내로 나가야 한다.
   
코스문의
대청호반 관광안내 : 042-930-7240 



글, 사진: 태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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