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옹진] 신도·시도·모도 형제를 잇는 정다운 길 - 해안누리길 인천 삼형제섬길

2017-12 이 달의 추천길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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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삼목항은 영종도 서쪽에 자리 잡은 작은 섬들의 관문이다연도교로 서로 손잡고 있는 신도·시도·모도와 장봉도까지 삼목항에서 도선이 출발한다특히 차를 싣고 10분이면 당도하는 신도는 서울에서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섬 여행길이다특히 신도·시도·모도를 잇는 인천 삼형제길은 총 9.5km의 길로서 걷기 여행으로 맞춤이다신도에 솟은 야트막한 구봉산(174m) 낙엽길을 비롯해 시도의 소나무숲길과 백사장을 지나 모도의 들녘까지 가는 길마다 양한 풍경이 펼쳐진다또 곳곳에 작은 카페나 쉼터가 많아 연인끼리 또는 가족 단위로 걷기에 맞춤이다.


구봉산 낙엽길


신도에서 서쪽을 바라보는 석양을 받은 구봉산 서면은 저녁마다 시뻘건 산으로 변한다그렇잖아도 단풍 진 곳에 석양을 받으니 그야말로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안타까운 것은 단풍은 채 한 달도 버티지 못한다는 것그러나 낙엽이 켜켜이 쌓인 길은 한겨울에도 운치있다

신도 선착장에서 찻길을 따라 약 1km를 가니 신도1리 마을이 보인다오른편으로 구봉산’ 이정표를 따라 걸으면 바로 숲길이다걷기 길은 구봉산 정상 방향이 아니라 산의 5부 능선을 타고 서쪽으로 흐른다들머리에 벚나무 단풍이 절정을 이뤘다새빨갛게 익은 당단풍보다 누렇게 빛을 발하는 벚나무 단풍이 확실히 그윽한 맛이 있다나무둥치 사이로 비스듬히 쏟아져 내리는 볕이 그윽한 맛을 더해준다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관경이다
  
허나 겨울엔 나뭇잎은 모두 지고낙엽만 있을 것 같다벚나무 단풍 터널을 지나니 다시 삼거리다이곳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면 구봉산 정상내려가면 신도·시도 연도교가 있는 마을이다


신도·시도 연도교


연도교 앞으로 붉은 나문재가 성하다갯가에 흔한 붉은 나문재는 경징이풀로 불린다작명 내력엔 병자호란의 아픔을 담고 있는데당시 강화도로 피난 간 필부필부들이 청나라 병사에 도륙을 당해 갯가가 붉게 물들었다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신도·시도 연도교는 대개 갯벌에 떠 있다또 밀물이 몰려와도 수면과 다리의 높이가 크게 차이나지 않아 다리를 걷는다기보다는 갯벌을 넘나드는 기분이다서울 가까운 곳에서 이런 이색적인 풍경도 흔히 않을 성 싶다


방조제 해당화길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편으로 해당화길이 펼쳐진다. 기다랗게 뻗은 방조제 위에 해당화를 심어 운치를 더했다. 해당화가 없었더라면 아주 삭막한 아스팔트길이었을 텐데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기특하다. 물론 한겨울 해당화는 지고 없지만, 깜찍하게 달린 해당화 열매가 꽃을 대신한다. 동백 열매보다는 작고 딱 방울토마토만한 크기의 해당화 열매가 앙증맞을 정도다. 해당화길 바로 밑으로 갈대밭이 있는데, 이 또한 정취 있다. 


해당화길을 걷는 주민들


해당화길은 약 2km 이상 지속되는데신도의 동쪽을 휘감는다고 보면 된다아스팔트길이 끝나니 바로 소나무숲길이다동쪽 해안 끝으로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였다는 수기해변 입구다동쪽 끝에서 수기해변 백사장까지는 0.8km, 수기전망대까지는 약 1.5km이다

짧은 소나무숲길을 내려오니 갑자기 해안가로 이어졌다. 다행히 갯벌이 아니라 해안가 바위를 밟고 지나가는 자리다. 그러니까 이 구간은 되도록 등산화를 신고 걷는 게 좋다. 바닥이 미끄러운 운동화는 자칫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 


수기해변


해안가를 돌아오니 수기해변이다. 펜션과 카페·편의점 등이 있으며, 백사장에는 총천연색 카누 십여 대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 찬바람을 맞고 카누를 즐길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으나, 원한다면 매점에서 구명조끼와 함께 카누를 대여할 수 있다. 


수기해변 전망대


그보다는 따뜻한 카페에서 차 한 잔이 더 여유로울 듯싶다신도 선착장에서 편의점에서 3~4km는 걸었으니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출출한 배를 달래보는 것도 좋다편의점 바로 옆 오르막 길을 통해 삼형제길은 이어진다호젓한 숲길을 약 15분 정도 걸으면 북쪽으로 난 나무 데크 전망대가 나온다소나무에 가려져 있어 그런 지 왠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전망대 아래로는 갯벌에서 원투낚시(무거운 봉돌을 이용해 멀리 던지는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제법 있다


시도 갈대밭길


시도는 노루 천국이다. 숲을 걷는 동안 노루를 세 차례나 목격했다. 또 눈으로 보진 못했어도 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면적 2.46의 작은 섬에 노루가 몇 마리나 살고 있기에 이리도 사람 눈에 자주 띄는 지 궁금할 정도다. 신도·시도·모도가 서로 이어져 있어 야생 동물이 살기 좋은 섬이 된 이유 중 하나일 것 같다. 


시도마을 풍경과 폐교


전망대를 내려오면 시도리 마을 뒤편으로 나온다아직 가을걷이를 하지 않은 배추밭을 지나면 마을로 진입하게 되는데자칫하면 아스팔트 도로가 있는 길로 나갈 수 있다걷기 길은 마을 한복판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사무소를 등지고 오른편으로 이어진다걷기l길 아래로 잡풀이 무성한 폐교가 하나 보이는데예전 시도초등학교다잡풀 속에 축구 골대만 덩그러니 솟아있는 모양새가 안쓰럽다

언덕에 넘어 내려오면 멀리 시도·모도를 잇는 연도교가 보인다삼형제섬의 막내섬인 모도로 들어가는 관문이다내려오는 길에 독특한 풍경을 만났다아기 무덤처럼 작은 무덤이 얼추 100여 기가 넘는다길옆으로 시도 공동묘지 이야기라는 안내판이 있다


모도 들판


시도 공동묘지는 규모 11105로 어느 시기에 조성되었는지 기록은 없다다만 시도에 살던 주문 대부분은 이곳에 매장되었을 것으로 보인다이 곳은 바다를 앞에 둔 남향이라 풍수지리적으로 모든 자리가 명당으로 여겨진다장례문화는 시신을 관에 넣어 관까지 매장하는 풍습이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온다.’ 
  
또 귀신이야기도 전해진다시도마을에서 공동묘지를 관통하는 언덕길은 1970년대까지 여객선이 오가던 노루메기 선착장으로 가기 위한 유일한 길이었다주민들은 이른 새벽 또는 한밤중에도 공동묘지를 지나쳐야만 했을 것이다섬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손전등도 없던 시절인지라 공동묘지를 둘러싼 귀신이야기가 만발했다고 한다.


모도 다리 및 낚시꾼


노루메기 선착장에서 시도·모도 연도교를 건너면 삼형제길의 종점에 다다른다.다리 밑으로 역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늘어서 있다모도에 진입하자마자 왼편으로 다시 해당화길이 이어지지만삼형제길은 여기서 마감된다오른편으로 모도리소공원이 있으며여기서 마을버스를 탈 수 있다

모도에서 신도선착장으로 가는 막차는 오후 910분이다하지만 신도에서 인천 삼목항으로 출발하는 마지막 배는 오후 6시 30분이다모도에서 오후 545분에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타면 6시 30분 마지막 배 시간에 맞출 수 있다.


모도소공원





코스 요약

신도선착장-구봉산 등산로 삼거리-신도시도 연도교-해당화꽃길-수기해변-전망대-노루메기선착장-신도시도 연도교-모도리 소공원
(약 9.5km, 4시간)


교통편

가는 길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인천 영종도 삼목선착장 가는 버스(204·307)가 있다삼목선착장에서 배를 가고 신도선착장으로 이동하면 바로 걷기 길이 시작된다.

오는 길
가는 길을 되돌아나오면 된다신도()삼목선착장(버스)운서역(공항철도)서울 순.


TIP

화장실 및 매점
곳곳에 화장실과 매점이 있다신도 선착장시도 해당화길 입구수가 해변시도 노무메기 선착장모도리소공원에 화장실이 있다.각 선착장 입구마다 매점과 식당이 있다
  
걷기여행 TIP
-배를 타고 들어가는 노선이므로 마지막 배 시간(오후 6시 30신도인천 삼목선착장체크
문의=세종해운 (032-751-2211), 한림해운(032-746-8020)을 꼭 확인해야 한다.
-역순으로 걸어도 좋다
역으로 걸으면 종점이 배를 타고 육지로 나오는 신도선착장이 되므로 시간을 봐가며 좀 더 여유 있는 걷기 여행이 될 수 있다
  
코스문의
인천 옹진군 북도면 사무소 032-899-3410
한국해양재단 사업팀 02-741-5278





글, 사진: 김영주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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