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유성] 도심의 가을은 가로수로 온다 - 대덕사이언스길 2코스

2017-11 이 달의 추천길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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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첫 단풍 소식이 전해진 뒤로 단풍 지도는 날마다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가을의 완성은 단풍이라지만 단풍을 꼭 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궁에서도 공원에서도 학교 교정에서도 단풍을 즐길 수 있고 도심의 길가에서도 단풍과 만날 수 있다무심히 지나던 가로수에 가을빛이 내려앉아 어느 날 갑자기 단풍이 들면 새삼스레 감탄하게 된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우리나라의 과학계를 짊어진 과학연구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보통 대덕연구단지로 불리는 곳인데이 대덕연구단지에 걷기 좋은 길이 있다가을이 되면 길가의 가로수가 물드는 곳이어서 도심에서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바로 대덕사이언스길 2코스 신성·성두산길이다.


대덕사이언스길

시작지점의 탄동천 둑길


대덕사이언스길은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는 각 연구원이나 연구소의 기능과 비전을 널리 알리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대덕특구 일원의 산공원하천을 이어 휴양과 교육이 가능한 탐방길로 조성한 노선이다
  
대덕사이언스길은 두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1코스는 산이 중심이 되는 길이고, 2코스는 탄동천과 갑천 주변의 가로수길이 중심이 되는 길이다특히 대덕사이언스길 2코스는 가을이면 곱게 물든 가로수를 따라 걷기에 도심에서 단풍을 즐기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단풍 따라 걷는 길

국립중앙과학관 앞의 징검다리


걸음의 시작은 과학공원부터다과학공원에서 탄동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국립중앙과학관 정문이다국립중앙과학관은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프로그램과 전시관이 많아서 어린이를 동반하고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탄동천에서 성두산공원으로 올라가는 길


국립중앙과학관 정문부터 탄동천 둑길을 따라가는데 이 길의 대표 수종은 벚나무다벚나무도 단풍이 곱게 드는 나무지만 봄철에 피는 벚꽃처럼 잎도 바람에 약해서 오래가지 않는다탄동천을 따르던 걸음은 이내 산길로 이어진다과학관 정문에서 400m 정도 걸으면 길은 90도로 꺾어지며 성두산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성두산 숲길은 이름은 산이지만 언덕 수준의 높이라서 크게 힘이 들지는 않는 구간이다약 1km 남짓 이어지던 숲길은 과학로를 만나면서 가로수길로 바뀐다대전시민천문대 입구까지 약 1.7km 정도 이어지는 이 가로수길의 대표선수는 은행나무다.


성두산공원길-이름은 성두산이지만 나지막한 언덕을 올라가는 수준이다.


노랗게 물드는 은행잎은 곱지만 길바닥에 떨어져 으깨진 은행의 잔해는 고역이다걸으면서 맡게 되는 냄새도 문제지만잔해를 밟고 걸은 신발을 신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어렵사리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온 집안에 고약한 냄새가 퍼지게 된다가로수길을 지나면서 중간 중간 깨금발로 걷게 되는 이유다.


성두산공원 입구


은행나무 이야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요람 KAIST


중국이 원산지인 은행나무는 은행나무목에서 은행나무과 단 하나로만 이루어진 식물이고암수가 다른 나무로 은행 열매가 열리는 나무는 암나무다은행나무를 부르는 다른 이름으로 공손수(公孫樹)와 압각수(鴨脚樹)가 있다공손수는 할아버지가 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열매를 수확하는 나무라는 뜻이고압각수는 잎 모양이 오리발을 닮은 나무라는 뜻이다.


가로수길의 은행나무에 가을이 찾아왔다.


은행나무는 열매의 냄새가 아주 고약하지만 이름은 은빛살구(銀杏)라는 고상한 이름이다은색의 속껍질과 살구를 닮은 모양을 가졌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우리나라에서 은행나무를 언제부터 심어왔는지는 확실하지 않은데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의 나이가 1,100년이 넘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이전에 승려들이 중국에서 씨를 가져와 절 근처에 심은 것이 전국에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독특한 향이 있어 벌레가 꾀지 않는다고 한다그래서 공자는 은행나무 아래 단을 놓고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하며 그것을 행단(杏壇)이라고 한다행단은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장소의 대명사처럼 되었는데우리나라의 향교나 서원에 은행나무 노거수가 많은 것도 그 까닭이다.


다시 산길로 그리고 나머지 가로수길

가로수길의 탄동천변으로는 해묵은 느티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대전시민천문대 입구까지 이어지던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신성근린공원으로 접어들면서 산길로 바뀐다충남대학교 뒤편에서 이어지는 신성근린공원길은 부드러운 산길로 대전시민천문대 입구부터 충남대학교 중앙도서관 근처의 도로까지 이어진다길에는 가벼운 차림으로 걸으러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지질박물관 입구


가로수길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걷는 사람이 공존하는 곳이다.


걷는 길 주변에는 외래종인 리기다소나무가 많이 보인다. 길에서 한걸음 들어간 숲에는 칡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일전에 뉴스에서 칡덩굴 때문에 다른 식물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여기도 그런 현장이다.


대덕사이언스길의 산길 구간은 가벼운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왼쪽) / 산길의 돌무더기는 여전히 유효한 서낭당이다.


칡은 생명력이 아주 강한 식물이다때문에 아무데서고 잘 자란다자기만 잘 자라면 좋으련만 칡은 근처에 있는 나무를 감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버린다그리되면 칡이 감고 올라간 나무는 하릴없이 죽어간다이렇게 몇 년이 지나면 숲이 망가지는 것이다칡의 행패를 막는 방법은 칡의 뿌리를 캐내야 하는데 하나하나 캐내려면 공력이 보통 드는 것이 아니어서 고민이라고 한다.


걸음의 끝에서 만나는 벚나무길


신성근린공원길은 충남대학교 교정 안에서 끝나고다시 시작되는 산길은 궁동공원길이다길은 여전히 순하게 이어진다궁동공원 입구까지 내려오면 이제부터 다시 가로수길이다유성구청 모퉁이부터 처음 걷기 시작했던 과학공원까지는 은행나무벚나무 같은 나무들이 길손을 반긴다그러나 2.8km 정도 되는 거리가 거의 직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이어서 조금 지루하다는 흠이 있다이런 지루함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은 가로수길과 나란히 가는 길 건너 갑천으로 내려가서 물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길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마치는 지점인 탄동천과 국립중앙과학관 입구





코스 요약

과학공원 국립중앙과학관 성두산공원 대전과학고 입구(1.9km) ~ 지질박물관 입구 대전시민천문대 입구(3.6km) ~ 신성근린공원충남대학교 교내도로(5.5km) ~ 궁동공원 입구(6.5km) ~ 유성구청 한국과학기술원 입구(8.2km) ~ 과학공원(10km) 
(10km, 3시간 30분-순 걷는 시간답사시간간식시간쉬는 시간 등은 포함하지 않음, 난이도: 쉬움)


교통편

찾아가기
-국립중앙과학관으로 가는 대전 시내버스는 104, 121, 604번이다.
-대전역서대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정부청사역에서 내려 3번 출입구로 나온다나온 방향 그대로 정부청사역 네거리 모퉁이를 돌면 대전둔산경찰서 버스정류장이다이곳에서 604번 버스를 타고 국립중앙과학관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돌아오기
찾아가기의 역순이다.


TIP

화장실
과학공원국립중앙과학관궁동공원 입구유성구청

음식점 및 매점
국립중앙과학관 주차장에 매점궁동공원 입구와 유성구청 부근에 매점과 식당

숙박 업소
대덕사이언스길 노선 상에는 숙박업소가 없다.

코스 문의
대전광역시 유성구 공원녹지과 042-611-2466





글, 사진: 김영록(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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