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북구] 아늑하고 너른 무등산 품에 안겨 - 무등산자락 무돌길 1~3코스

2017-11 이 달의 추천길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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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1187m)은 어머니의 산이다광주의 진산이지만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고 너른 산은 광주와 화순담양 땅에 닿아 있다무돌길은 무등산을 한 바퀴 휘감아 도는 길이다총 52km에 달하는 둘레길은 1910년대 제작된 지도를 바탕으로 발굴해 복원했다
  
무돌길은 무등산의 옛 이름인 무돌뫼에서 따왔다무돌뫼는 무진악의 이두음(吏讀音표기로 뜻은 무지개를 뿜는 돌이라는 설도 있고습지를 뜻한다는 의견도 있는 등 분분하다

1~3코스는 도심에서 가까워 신발 끈만 고쳐 매면 언제 어느 때라도 도보여행을 떠날 수 있다세 코스를 모두 합해도 7.5km로 한나절이면 너끈하다특히 3코스 덕령길은 임진왜란 때 스스로 군사를 일으켜 왜와 대적한 의병장 김덕령(1567~1596)의 생가와 사당을 지나는 곳으로 뜻 깊은 길이다
  
각 코스는 2~3km로 짧은 편이다마을과 마을 사이에는 싸리길·조릿대길 등 작은 고개가 이으며고개를 하나 넘어 마을이 보이면 한 개 코스가 끝났다고 보면 된다길을 걷다보면 예전 지게를 지고 물동이를 이고 이 길을 걸었을 민초들을 떠올리게 한다


각화저수지 곁을 따라 걷는 길


길은 광주 북구 각화동에서 시작한다무돌길을 즐겨 걷는 이들은 각화저수지에서 시작해 한국 가사문학의 산실로 불리는 담양 소쇄원 옆을 거치는 4코스까지 한 구간으로 묶어 걷는다. 3코스는 금정마을에서 끝나는데여기서 조금만 내려오면 소쇄원이다또 이 곳에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편이 있으니 소쇄원에서 길을 마감하는 것으로 일정을 짜면 무난하다




1코스는 싸리길로 불리는데이름만으로도 이 길의 내력을 짐작할 수 있다길이 시작되는 각화마을 사람들이 싸리를 채취하기 위해 넘어 다니는 길이었다길은 각화저수지(각화제)를 빗겨 시작된다생명을 다한 노오란 벚나무 잎이 길바닥을 수놓아 걷는 맛이 난다

평일 오후의 길은 한산한 편이다. 각화저수지를 지나 숲에 들기 전 오른편으로 쉼터가 있다. 쉼터를 지나면 바로 1코스의 정정인 들산재 오르막이 시작된다. 참나무·소나무를 비롯해 잡목이 우거진 길은 너무나 고즈넉하다. 들산재 오르막은 쉬엄쉬엄 걸으면 가쁜 숨을 쉬어도 되지 않을 만큼 걷기에 딱 좋다. 


들산재 초입


들산재를 배경으로 살던 옛 사람들은 싸리를 베어 한 짐씩 짊어지고 이 재를 넘었을 것이다그리고 채취한 싸리로 빗자루나 삼태기·바구니를 만들어 광주의 서방·계림·양동시장까지 짊어지고 가서 팔았을 것이다그런 생각을 하니 왠지 싸리가 귀하게 여겨지고 고개를 돌려 찾게 된다하지만 아쉽게도 들산재를 오르는 동안 싸리는 보지 못했다
  
각호저수지에서 들산재까지는 약 1km로 쉬엄쉬엄 걸어도 20~30분이면 충분하다산마루를 넘는 고개라서 산 정상처럼 말간 전망을 제공하지는 않는다재에 서면 무등산 정상의 천왕봉·지왕봉·인왕봉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구름 있는 날이 많아 좀체 쉽지 않다.
  
들산재는 삼거리다고개 넘어 계속 나아가면 신촌마을이며왼편으로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군왕봉이다들산재에서 군왕봉까지 왕복 1.2km로 여유가 있다면 올라갔다 내려와도 좋다


신촌마을 전경


내려가면 신촌마을이다마당이 예쁜 집이 있어 눈길이 가는데대문 앞에 가니 가야금병창 문명자 선생이 운영하는 성전국악전수관이라고 씌여 있다무돌길 안내표지판에는 신촌마을에 가면 가야금 병창을 듣게 되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고 했지만이 날은 아쉽게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대신 마을을 관통하는 개울을 따라 걸으며 맑은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신촌마을 뒤편 콩밭


신촌마을


신촌마을은 고려 때 남평 문씨가 정착하며 형성된 마을이다광주 4수원지 건설로 인해 마을의 일부가 묻혔다고 한다무돌길 시범 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마을 하천 옆으로 자전거도로와 달리가 도로를 만들 예정이다마을에 가면 균상정을 비롯해 150년 된 우물 그리고 청풍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신촌마을 앞 작은 다리를 건너 가을 들판을 가로지르면 2코스가 시작점인 등촌마을이다. 등촌마을은 덕봉산 등줄기에 앉아있다 해서 이름지어진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느티나무가 눈길을 끈다. 수십 년 내지 수백 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느티나무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느티나무 맞은편 정자에선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막걸리를 한 사발씩 건네는 모습도 정겹다. 




2코스는 조릿대길로 불린다. 마을 뒤편으로 녹음이 우거진 산이 보이는데, 등촌마을 사람들이 조릿대를 채취할 때 넘던 조릿재가 있다. 신촌마을의 싸리처럼 이 마을 사람들도 꺾어온 조릿대로 복조리 등을 만들어 생계를 꾸렸을 것이다. 


등촌마을 돌담


마을에 드니 아담한 돌담이 정겹다언제 쌓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꽤나 오래돼 보이는 돌담이다조릿대길의 정점이 지릿재로 길은 마을 뒤편 대나무가 있는 집에서 오른편으로 가야 한다다시 울창한 숲을 나타나고살짝 오르막이 시작된다아쉽게도 조릿대길에서도 조릿대는 보지 못 했다
 
지릿재를 넘어 내려가면 배재마을이다의병장 김덕령을 모신 사당충장사가 있는 곳이다.충장사는 임진왜란 때 충장공 김덕령 의병장의 위패와 영정을 모시는 사당이다제실과 유물관 그리고 장군묘역으로 이뤄져 있다
배재마을엔 꽤 큰 규모의 음식점이 여러 개 눈에 띈다산을 등지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라 이곳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가는 것도 좋을 성 싶다광주시내에서 순환버스가 마을까지 들어와 여기서 길을 마감하고 복귀할 수도 있다
  
배재마을은 예전 백자 도요지였다고 한다고령토를 쌓아둔 재가 달빛에 배꽃이 떨어진 것처럼 희다고 해서 백토재’ 또는 이치(梨峙)’라고 불렸다고 하는데지금의 마을 이름인 배재는 이치라는 한자를 풀어쓴 것이다


들깨 말리는 광경




3코스 덕령숲길은 배재마을 용호가든이라는 음식점에서 시작하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숲길이다배재마을에서 금곡마을을 오갔던 옛길의 흔적이 온전히 남아 있고수백 년 된 듯한 아름드리나무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2.5km에 불과한 짧은 길이지만 김덕령 장군과 관련된 유적과 전설들이 유독 많다원효계곡 위쪽으로 금곡동 도요지와 분청사기 전시관김덕령 장군의 아우인 김덕보의 풍암정김덕령이 칼을 만들었다는 주검동과 야철지 등이 있다


금곡마을 계단식 논


용허가든을 지나 숲길을 헤치고 걸으면 작은 고개를 넘는다고개를 넘어 내려오면 계단식 논이 자리한 청산골이다논길을 따라 유유자적 걸으면 무등산 수박으로 유명한 금곡마을에 다다른다.





코스 요약

각화시화마을~각화저수지(0.4km)들산재(0.6km)신촌마을(1.3km)등촌마을(0.7km)지릿재(1km)배재마을(1km)금곡마을(2.5km) 
(총 7.5km 3시간)


교통편

찾아가기
광주 광천터미널에서 금호36번 시내버스 각화초교 하차각화동 진입

돌아오기
금곡마을서 광주 충효 187번 버스를 타고 광주 시내로 진입


TIP

화장실 및 매점
각화중학교등촌마을배재마을금곡마을 
  
걷기여행 TIP
-수피아여고를 방문할 때는 행정실에 신청해야 한다
-이장우·최승효 가옥은 일요일(공휴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
-한희원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코스문의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062)528-1187





글, 사진: 김영주 기자(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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