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구] 인천의 마지막 포구가 들려주는 이야기

2017-01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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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14코스는 인천 사람들도 잘 모르는 오래된 포구와 부두를 찾아가는 길이다. 북성포구는 갯고랑을 따라 고깃배가 드나들고, 배에서 펼쳐지는 난전이 이색적이다. 만석부두와 가까운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유명한 만석동 달동네에선 피난민들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고, 화수부두에서는 싱싱한 횟감을 살 수 있다.


갯골 따라 고깃배 들어오는 북성포구 

  14코스의 출발점은 인천역이다. 인천역 1번 출구로 나오면 ‘한국철도 탄생역’이란 기차 모양의 돌비석이 서 있다. 길 건너에는 차이나타운을 알리는 중국식 대문 제1패루가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북성포구는 인천역에서 불과 10분 거리다. 앞 광장에서 역사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 동일아파트를 지나면 월미도 입구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북성포구’ 안내판을 따라 대한제분 공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안내판을 못 봤으면 길 잃기 쉽다.




북성포구는 노을 촬영명소로 인기가 좋다. 공장과 바다, 그리고 노을이 어우러져 몽환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한국철도 탄생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역에서 출발한다.



대한제분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공장 시설이 사람을 압도한다. 요란한 소리와 매캐한 연기에 쫓겨 서둘러 발걸음 옮기면 북성포구가 나온다. 포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낭만적인 시골 포구의 모습이 아니다. 주변은 온통 거대한 시멘트 제방으로 덮여 있다. 건너편으로는 산더미처럼 원목이 쌓여 있고, 공장의 거대한 굴뚝은 연방 흰 연기를 뿜어낸다. 여기가 포구인가 하는 생각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하지만 정박한 고깃배와 갈매기들, 바닥에 널린 그물, 해산물을 파는 좌판 등이 그런대로 포구 풍경을 펼쳐놓는다. 좌판의 아주머니는 밀물이면 갯고랑을 따라 고깃배가 들어와 파시가 열린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물때가 안 맞아 들어오는 배는 없었다.


최근 북성포구는 노을 촬영 명소로 알려졌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은 대개 공장 굴뚝과 바다를 함께 넣어서 장노출로 찍는데, 사진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차가운 바람에 쫓겨 포구 안쪽으로 들어가면 횟집 거리가 나온다. 바다 쪽으로 돌출된 건물이 마치 동남아의 수상가옥을 연상시킨다.




넓은 콘크리트 제방이 펼쳐지는 북성포구. 천막 노점이 제법 포구 분위기를 자아낸다.



횟집거리에서 골목을 돌아 나오면 ‘만석동 굴직판장’ 안내판이 보인다. 고가 차도 밑으로 굴 좌판 10여 곳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황해도와 평안도 사람들이 피난 내려와 판잣집을 짓고 살며 형성된 주거지다. 예전에는 ‘똥마당’이라 불렀다. 재래식 화장실 분뇨가 처리가 안 돼 동네에 똥이 가득했고, 일부는 북성포구 앞바다에 내다 버렸다고 해서 생겨난 별칭이다.


만석공원을 지나면 붉은 벽돌 담벼락을 따라 걷는다. 담벼락 위로 보이는 한옥 형태의 건물이 동일방직 의무실이다. 동일방직은 1970년대 거세게 일어난 노동운동의 현장이기도 하다. 만석동 주민센터를 지나면 화도진공원으로 들어선다. 화도진은 병인양요 이후 거듭된 외국 함대의 침입에 대비해 1879년에 세운 군사기지다. 언덕 위에 동헌, 안채, 사랑채 등이 복원되었다. 화도진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었던 역사적 현장이다.




북성포구의 횟집거리. 생김새가 동남아의 수상가옥 같다.



북성포구를 벗어나면 굴 좌판과 가게가 모여 있는 만석동 마을을 만난다.

 


동일방직 담벼락을 따라가는 길. 뒤에 보이는 건물이 의무실이다.



휘휘 화도진을 둘러보고 나와 만석초등학교를 지나면 만석비치타운 아파트 단지를 만난다. 단지 맞은편으로 작은 달동네가 보이는데, 여기가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인 만석동 괭이부리말(괭이부리 마을)이다. 언덕 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쪽방촌이 보인다. 골목을 둘러보면 슬레이트 지붕, 차곡차곡 쌓인 연탄, 기름보일러 탱크 등 영락없이 70년대 풍경이 펼쳐진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었던 화도진.

 

 

 실향민의 애환이 깃든 ‘괭이부리말’

  괭이부리란 지명은 일제강점기 이전까지 앞바다에 있던 고양이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양이 섬은 일제의 지속적인 매립으로 사라졌다. 마을 뒤편에는 굴막 공동작업장이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할머니들이 굴 까느라 정신이 없다. “에구 할아버지 밥 차려줘야지~” 하면서 한 할머니가 서둘러 작업장을 나선다. “내가 저 바닷가에서 안 해본 일이 없어.” 할머니는 한마디를 남기고 총총 사라진다.


할머니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의 끝 지점에 괭이부리말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만석부두가  자리한다. 이 부두 역시 주변으로 공장이 가득하다. 바다 앞쪽으로 거대한 영종도와 손바닥만 한 작약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만석부두를 나와 두산 인프라코어 공장을 지나면 화수사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바다 쪽으로 들어가면 곧 화수부두가 나온다.




쪽방촌이 남아 있는 괭이부리말의 굴막 공동작업장.



예전에는 괭이부리말 주민들의 일터였던 만석부두.

 


제법 포구 느낌이 나는 화수부두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화수부두는 만석부두와 달리 아담하다. 제법 많은 고깃배가 정박해 있다. 최근 화수부두는 입소문을 타고 낚시꾼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어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화수부두 수산물직매장에는 신선한 횟감과 해산물을 살 수 있다. 이제 화수부두를 떠나 동인천역으로 가면 걷기가 마무리된다.




‘솔마루가정백반’의 푸짐한 백반.

 


 

코스요약


걷는 거리 8.6㎞


걷는 시간 2시간 30분

 

걷는 순서 

  인천역 1번 출구~대한제분 입구~북성부두~동일방직~만석동주민센터~화도진공원~괭이부리말 마을~만석부두~화수부두~동인천역


교통편

대중교통 

출발점은 1호선 인천역 1번 출구로 나온다. 종착점은 동인천역이다.


맛집 

북성포구 입구인 월미도삼거리 앞에 자리한 솔마루가정백반(032-766-0943)은 주변 공장을 다니는 주민들의 단골집이다. 단돈 5천원에 푸짐한 가정식 백반을 내온다.


걷기여행 TIP


화장실

북성부두, 화도진공원, 괭이부리말, 만석부두, 화수부두 등
 
식사
북성부두 횟집, 괭이부리말, 화수부두 횟집 등
 
길안내
코스 안내판과 이정표가 비교적 잘 설치되어 있다. 골목길에서 길 찾기가 쉽지 않으므로 GPS 트랙을 다운받아 확인하자
 
코스문의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032-433-2122 

 

 

진우석 <여행작가 mtswam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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