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주] 남한강 흘러드는 따뜻한 겨울 풍경

2017-02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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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길은 충주 앙성면의 온천, 앙성천 둑길, 과수원 농로, 그리고 남한강을 거쳐 비내섬으로 가는 길이다. 흔한 나무 데크나 전시물 등 인공 시설물이 거의 없어 옛 강변 마을 풍경을 잘 간직하고 있다. 걷기 중반쯤부터 남한강을 따르는 길이 하이라이트다. 비내길은 우리 땅을 촉촉이 적시는 강물처럼 앙성면의 명소들을 아우른다.

 

 

눈과 갈대가 어우러져 황량하면서 매력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비내섬.

 


출발점인 능암온천광장. 안내판과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겨울철에 걷기 좋은 비내길 1코스

비내길에는 1, 2코스가 있다. 1코스는 앙성온천에서 출발해 남한강을 휘돌아 돌아온다. 2코스는 1코스에 세바지산 구간이 포함된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1코스가 좋고, 다른 계절에 비내길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2코스가 적당하다. 비내길의 핵심 스팟은 비내섬이라 할 수 있지만, 종종 한미군사 훈련이 있어 코스에서 빠졌다. 비내길을 걷다가 훈련이 없을 때 언제라도 둘러보면 된다.


출발점은 거대한 비내길 안내판이 서 있는 앙성온천광장이다. ‘철새전망대’ 이정표를 따라 출발하면 앙성천 둑길로 올라선다. 곱게 잔디가 깔린 둑길이 반갑다. 부드러운 촉감에 발바닥이 좋아한다. 길섶에는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 남아 있고, 개천에는 살얼음이 껴 있다. 귀가 시리지만, 차가운 겨울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반갑다.


과수원을 지나면 전망 데크가 나온다. 건너편으로 벼슬바위가 잘 보인다. 닭의 볏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옛날부터 벼슬길에 나가고자 하는 이들의 소원을 들어준 기도 명당이라 한다. 벼슬바위 위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오는 상여바위가 있다. 영남의 한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중, 이 바위에 와서 기도하고 밤이 늦어 김진사 집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그 집 외동딸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며칠 뒤 선비는 과거를 보러 떠났고, 김진사의 딸은 날마다 벼슬바위에 와서 정성껏 기도했다. 덕분에 장원급제해 암행어사가 된 선비는 바쁜 나날을 보내며 김진사의 딸을 잊었고, 날마다 치성을 드리던 딸은 병들어 죽고 말았다. 김진사는 딸의 꽃상여를 선비가 있는 한양으로 보내주려고 남한강에 띄웠다. 그러자 갑자기 돌풍이 일면서 상여가 벼슬바위 꼭대기로 올라갔다. 죽어서도 선비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변치 않은 여인의 사랑이 바위가 되어 남았다는 이야기다.

 

 

잔디가 깔려 걷기 좋은 앙성천 둑길

 

 

앙성천 둑길이 끝나는 지점에 자리한 벼슬바위.

 

 

벼슬바위를 끼고 모퉁이를 돌면 시야가 넓게 열린다. 푸른 남한강이 유감없이 펼쳐진다. 그동안 벼슬바위를 품은 양지말산 능선이 시야를 막아 강이 보이지 않았다. 모퉁이를 다 돌면 2층 구조의 철새전망대가 나온다.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대에 오르자 앙성천이 남한강의 품에 안기는 극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두 물이 만나는 지점에 분지처럼 넓은 봉황섬이 자리한다. 멀리 왜가리와 청둥오리들이 강으로 날아든다.


철새전망대부터 남한강을 따르는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강변에 서 있는 솟대 뒤로 인기척에 놀란 오리들이 화들짝 날아간다. 일부 오리들은 날지 않고 미끄러지듯 강 복판으로 이동한다. 오리들이 그리는 물결무늬가 예쁘다. 굵은 나뭇가지에 그네가 매달려 있다.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그네를 탄다. 크게 회전을 주면 붕 몸이 날아가 강물 속으로 빠질 것 같다.




앙성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 철새전망대

 


남한강 길섶에 서 있는 솟대. 솟대 뒤로 인기척에 놀란 오리들이 날아간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 명소, 비내섬

그네 앞이 이곳 앙성면과 강 건너 소태면으로 나룻배가 오가던 조대나루터다. 나루임을 알리는 듯 배 한 척이 꽁꽁 얼어 있다. 나루를 지나면 억새밭 앞으로 단양쑥부쟁이를 알리는 안내판이 동화처럼 그려져 있다. 단양쑥부쟁이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10여 종류의 쑥부쟁이 종류 중 법정보호종으로 보호받는 식물이다. 쑥부쟁이 그림과 억새, 그리고 남한강이 잘 어우러진다. 단양쑥부쟁이 안내판 앞이 삼거리다. 비내섬과 출발점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여기까지 왔는데, 비내섬을 안 보면 섭섭하다. 군사훈련이 없는 날은 언제라도 비내섬에 들어갈 수 있다.


 


비내길의 명물인 그네. 힘차게 발을 구르면 날아올라 강물에 떨어질 것 같다.

 


앙성면과 소태면을 이어주던 조대나루터.

 


단양쑥부쟁이를 테마로 한 그림 작품들.

 

 

비내섬은 여의도의 1/3쯤 되는 면적 99만2000㎡로 크지도 작지 않은 섬이다. 섬 이름은 나무와 억새를 베어냈다고 해서 ‘베어내다’의 사투리 ‘비내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육지와 비내섬 사이에는 도보전용 다리가 무지개처럼 걸렸다. 다리 위에 서니 쏴~ 여울 소리가 듣기 좋다. 겨울철 비내섬은 다소 황량하다. 갈대와 억새 군락지 사이로 빨간 스포츠 차 한 대가 유유히 지나간다. 영화 촬영이 한창이다. 비내섬은 인공 시설물이 전혀 없어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가 좋다. 영화 ‘서부전선’, 드라마 ‘징비록’과 ‘육룡이 나르샤'’ 등 많은 작품을 여기서 찍었다고 한다.


비내섬을 둘러보고 나와 다시 걸으면 조대마을을 거쳐 능암탄산온천 앞에 닿는다. 이제 온천에 몸을 담글 시간이다. 훌훌 옷을 벗고 탕 안으로 들어가면, 언 몸이 봄눈처럼 녹는다.




비내섬으로 들어가는 도보전용 다리.

 

 


언 몸을 녹이기 좋은 능암탄산온천.

 


 

코스요약

 

걷는 거리 7.5㎞ 


걷는 시간 2시간 30분

 

걷는 순서 

앙성온천광장~3.2km~철새전망대~2.4km~조대마을(조터골)~1.9km~앙성온천광장


교통편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용포행(06:55~19:15, 1일 8회 운행) 버스를 탄다. 용포에서 능암 방면 시내버스(40분 간격)를 타거나 택시를 탄다. 택시비 7천원. 충주공용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360, 361, 369번 버스 타고 능암 정류장 하차한다.


걷기여행 TIP

 

화장실

앙성온천광장, 철새전망대
 
식사
능암리 식당 이용
 
길안내
코스 안내판과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비내섬이 코스에서 빠져 있지만,
 군사훈련이 없으면 누구나 둘러볼 수 있다.
 
코스문의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32 

 


 

진우석 <여행작가 mtswam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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