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철원] 한겨울 얼어붙은 한탄강을 따르는 길

2017-02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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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철원은 화산암이 분출되어 이루어진 용암대지 철원평야와 그 사이를 깊이 파고든 한탄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을이다. 또한 과거 남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지금까지 그 상흔이 휴전선으로 남아 있는 분단의 땅이다. 우리의 아픈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두루 만나는 철원의 걷기 코스가 쇠둘레평화누리길이다.

 

쇠둘레평화누리길의 최고 절경 한탄강

쇠둘레’는 철원의 순우리말 이름이고, ‘평화누리’는 평화와 통일을 소망하는 뜻을 담아 이름 붙였다. 이 길은 한탄강을 따라가는 1코스 ‘한여울길’과 1931년에 개통된 옛 금강산전철의 일부 구간을 통과하는 2코스 ‘금강산 가는 길’ 등이 있다. 그중 추천하고 싶은 길은 한탄강을 따르는 길인데, 특히 겨울철에 얼어붙은 강을 걷는 일명 ‘한탄강 얼음트레킹’이 일품이다.


예로부터 큰여울, 한여울 등으로도 불려온 한탄강은 북한 땅인 평강군의 장암산(1052m)에서 발원해 철원~갈말~연천을 적시고 임진강으로 흘러든다. 한탄강은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현무암 평원을 굽이도는 거대한 협곡이다. 길이 136㎞, 평균 강폭 60m의 물줄기가 용암대지 위를 흐르면서 직탕폭포, 고석정, 순담계곡 등의 경승지를 빚어놓았다. 한탄강에 광범위하게 펼쳐진 주상절리는 알려지지 않은 비경인데, 여름철에는 일부가 물속에 잠기기 때문에 그 진면목을 감상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한겨울에 수량이 줄고 얼음이 얼면 그 길을 따라 용암의 흔적을 둘러보며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얼음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직탕폭포~승일교~고석정 구간을 걷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얼음 상태가 좋지 않아 온전하게 얼음 트레킹을 즐길 수는 없다. 그래도 강 주변으로 우회로가 많이 나 있어 강변을 따를 수 있다.




태봉대교에서 내려다본 한탄강의 웅장한 모습. 협곡과 언 강물이 어울려 비경을 자랑한다.



출발점은 직탕폭포 주차장이다. 직탕폭포는 일부가 웅장한 얼음 기둥으로 변해 있다. 보처럼 일직선으로 가로놓인 높이 3~5m, 길이 80m의 규모다. 철원 8경 중 하나이며 한국의 나이아가라폭포라 일컫는다. 폭포를 구경했으면 다시 주차장에서 연결된 길을 따라 내려간다. 앞쪽으로 보이는 빨간 다리가 태봉대교다. 번지점프장이 설치된 빨간색 다리는 강물과 어울려 더욱 붉게 보인다. 태봉대교를 만나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여기서 내려다본 한탄강의 풍광이 일품이다.


태봉대교를 건너면 한탄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는다. 자작나무 사이를 지나 언덕을 오르면 송대소 펜션이 나온다. 여기서 한탄강 조망이 넓게 열린다. 내려다보이는 곳이 명주실꾸러미가 끝없이 풀릴 정도로 깊다는 한탄강의 절경인 송대소다. 언덕을 내려와 구름다리를 건너면 암반이 펼쳐지는데, 여기가 송대소 최고의 전망대다. 높이 20m가 넘는 주상절리 절벽이 양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그 모습이 영락없이 제주도 대포동주상절리와 닮았다.




얼음 트레킹의 출발점인 직탕폭포. 규모가 크진 않지만 얼어붙은 모습이 경이롭다.

 


강물이 얼지 않은 구간은 강을 따라 오솔길이 나 있다. 뒤에 보이는 다리는 태봉대교다.



길은 한동안 산허리를 타고 이어지다가 다시 강으로 내려온다. 강변에 자리한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마당바위다. 마당처럼 넓은 바위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한탄강을 따라 걷다 보면 구멍 숭숭 뚫린 검은 현무암과 흰 화강암을 쉽게 볼 수 있다. 용암이 땅속을 나와 흐르다가 굳은 것이 현무암이고, 화강암은 용암이 땅 밖으로 나오지 않고 속에서 그대로 굳은 것이다. 현무암이 거칠다면, 화강암은 표면이 반질반질해서 예쁘다. 마당바위를 출발하면 갈대가 가득한 벌판을 지난다. 분위기 마치 신성리 갈대밭처럼 느껴진다. 강 건너편으로 절벽에는 주상절리 폭포가 걸려 있다. 물줄기가 꽁꽁 얼어 거대한 기둥을 만들었는데, 얼음과 절벽의 형상이 마치 태초의 시간처럼 아득하다.

 

 


송대소로 가는 산허리길. 전체적으로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한탄강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송대소. 좌우로 20m 높이의 주상절리가 우뚝하다.



하나의 화강암인 마당바위는 수십 명이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주상절리에 걸린 얼음폭포는 태곳적 풍경을 보여준다.



6‧25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승일교

승일교 아래 공터는 1월에 열렸던 ‘얼음 트레킹’ 축제의 행사장이다. 얼음 썰매장, 얼음 조각, 인공폭포 등이 눈에 들어온다. 승일교 뒤로는 빨간색 한탄대교가 놓여 있다. 투박한 승일교는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기에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라고 부른다. 1948년 북한 땅이었을 때 북한에서 공사를 시작해 한국전쟁으로 중단됐다. 그 후 한국 땅이 되자 한국 정부에서 완성했다. 결국 기초 공사와 교각 공사는 북한이, 상판 공사 및 마무리 공사는 한국이 한 남북합작의 다리인 셈이다. 다리 이름은 김일성 시절에 만들기 시작해서 이승만 시절에 완성했다고 해서 이승만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따서 지었다는 설과 전쟁 중에 한탄강을 건너 북진하던 중 전사한 것으로 알려진 박승일 대령의 이름을 땄다는 설이 있다.




승일교로 가는 갈대밭은 서정적 풍경을 물씬 풍긴다.



6‧25전쟁의 아픔이 남아 있는 승일교. 뒤에 빨간 다리는 한탄대교다.



승일교의 우아한 아치형 곡선을 통과하면 기기묘묘한 화강암들이 널려 있다. 화강암 바위들을 타고 넘을 때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섶다리를 건너면 고석정이 보인다. 고석정은 한탄강변의 작은 정자지만, 오늘날에는 그 일대의 빼어난 풍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고석정은 신라 진평왕이 세운 것으로 석굴암벽에 시문을 새겨 풍경을 예찬한 구절의 흔적이 남아 있다. 조선 명종 때는 임꺽정이 험한 지형을 이용해 이 정자의 건너편에 석성을 쌓고 은거하면서 의적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석정의 풍광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한탄강 중앙에 자리한 12m 높이의 고석암이다. 이를 강바닥에서 바라보니 고석정에서 본 것보다 열 배는 웅장하다.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면 고석정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얼음트레킹이 마무리된다.




승일교에서 고석정 가는 길에 나타나는 수려한 화강암 지대.

 


해골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를 돌면 고석정이 다가온다.

 


섶다리를 건너 고석정을 찍으면 트레킹이 마무리된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11㎞


걷는 시간 3시간 30분

 

걷는 순서 

승일공원~고석정~송대소~태봉대교~직탕폭포~칠만암

(얼음트레킹 코스:직탕폭포~태봉대교~송대소~승일공원~고석정/6.4㎞, 2시간 30분)


교통편

대중교통

버스는 동서울터미널과 수유리 터미널에서 신철원행 버스를 탄다. 신철원터미널에 직탕폭포(동송) 가는 버스를 이용한다.

시내버스 문의: 033-455-1727 


걷기여행 TIP


화장실

승일공원, 고석정
 
식사
고석정, 직탕폭포 근처 식당 이용
 
길안내
코스 안내판과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얼음트레킹 이정표 역시 잘 설치되어 있다. 결빙 구간의 얼음 위를 걸을 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철원군에서 설치한 출입금지 구역은 들어가지 않는 게 안전하다.
 
코스문의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관광개발담당 033-450-5534




진우석 <여행작가 mtswam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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