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부안] 시인의 발자국 따라 모항 가는 길 - 변산마실길 5코스 모항갯벌 체험길

2017-12 이 달의 추천길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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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은 예로부터 물산이 풍부하고 은자가 살만하다 하여 하늘이 내린 땅기근과 병란이 없는 십승지지조선 8경 중 하나로 불렸다.또한 변산삼락’(邊山三樂), 즉 맛풍경이야기 등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는 말처럼 변산은 풍요롭다오늘날에는 변산마실길을 넣어 변산사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변산마실길은 총 8개 코스로 약 66㎞ 이어지며 변산 해안의 절경을 두루 둘러본다특히 5코스는 변산의 아담한 항구 모항으로 가는 길이다특별히 유명한 경승지는 없지만해안 풍광이 소박하고 호젓한 길이 모항까지 이어진다안도현의 모항’ 시를 읊조리면서 느릿느릿 걸어보자.


일몰 촬영과 지질학적 명소, 솔섬

변산마실길은 새만금 방조제에서 시작해 변산반도 해안을 따라 변산해수욕장적벽강채석강격포항모항 등을 거쳐 부안자연생태공원까지 이어진다대부분 해안을 따라 이어지기에 길 잃을 염려가 없다시종일관 오른쪽 옆구리에 해를 끼고 걷게 되는데저물 무렵이면 친구처럼 동행하던 해는 붉게 물들어 바다로 사라진다변산마실길의 마실은 마을을 뜻하기도 하고이웃집이나 가까운 곳으로 바람 쐬러 간다는 뜻으로도 쓰인다길이 순하고 각 구간도 짧아 바다 마실 나온 기분으로 걸을 수 있다.


전북학생해양수련원을 출발해 언덕을 오르면 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진다.


5코스 출발점은 전북학생해양수련원이다하지만 대중교통이 불편해 4코스 출발점인 격포항에 도착해 그냥 걷기로 했다운 좋게 격포항 위판장의 수산물 경매를 구경하고설렁설렁 걸어 전북학생해양수련원에 도착했다수련원은 뒤로 수려한 변산 산줄기가 어우러진 멋진 공간에 자리잡았다앞바다에서는 솔섬이 둥둥 떠 있다.


바다를 끼고 변산 줄기에 안겨 있는 전북학생해양수련원이 5코스 출발점이다.


일몰 촬영과 지질 명소인 솔섬


솔섬은 일몰 촬영 장소로 유명하지만국가지질공원 중 서해안권 명소에 속한다안내판에는 솔섬에서 자갈 크기의 화산암편(화산력)을 포함한 응회암의 모습과 응회암이 퇴적되는 과정에서 내부에 포함된 다량의 가스가 빠져나오면서 형성된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섬이라 그 구조를 직접 볼 수 없어 좀 아쉽다.

길을 나서 언덕에 오르면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가까이 솔섬부터 그동안 걸어온 해변이 한눈에 펼쳐진다언덕에서 모퉁이를 돌자 샹그릴라 펜션이 나온다.펜션 건물 앞으로 아담한 시크릿 비치를 끼고 있어 운치 있다백사장에 놓인 그네를 타고 그대로 바다로 뛰어들고 싶다다시 호젓한 해안길을 따르면 팽나무 여러 그루가 방풍림처럼 서 있는 해안을 만난다서해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풍경이다분위기와 전망이 좋아 나만의 해변으로 찜한다.


프라이빗 백사장을 끼고 있는 샹그릴라 펜션. 마실길이 백사장을 가로질러 나 있다.


‘변산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

마실길 5코스는 특별히 이름난 경승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아담한 해변이 있어 좋다.


길섶에 노란 감국이 온통 푸른 바닷가에서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산에서 핀 꽃보다 향기가 더 세다몇 개 꺾어 코에 대고 걷는다육지가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는 드넓은 암반이 펼쳐져 탄성이 터져 나온다풍광이 수려해 5코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다.그곳에 탐방객이 바다로 추락하는 걸 막기 위해 난간을 설치했다한동안 이어지던 암반 구간이 끝나자 수려한 봉우리가 불쑥 고개를 내민다변산 줄기가 바다까지 내려온 투봉이다영락없이 돌 투구를 쓴 모습이다그 뒤로 갑남산의 산줄기가 유장하게 흐른다.과연 변산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야 제맛이다.


해안의 암반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투봉이 우뚝하다.


모항 입구에서 바라본 모항해수욕장과 해나루가족호텔


다시 길을 나서면 모항에 자리한 해나루가족호텔 건물이 점점 가까워진다이윽고 모항 입구손바닥만 한 모항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모항으로 내려서자 해수욕장 옆의 캠핑장이 반긴다쌀쌀한 날씨에도 몇 가족이 캠핑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모항해수욕장의 캠핑장은 가족 캠퍼들에게 인기가 좋다.


학창시절안도현의 시 모항을 읽고 엉덩이가 들썩였다결국 모항으로 떠났고허름한 민박집에 묵었다당시 모항은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항구였다민박집 뒤편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갔다 하던 그 감동적인 모습을 잊을 수 없다그 민박집을 찾아보지만,잘 분간이 안 된다배 몇 척이 떠 있는 포구에 앉아 안도현의 시구를 떠올려본다.

문득 떠나고 싶을 때 있지?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 따위 눈 딱 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비로소 여행이란,
인생의 쓴맛 본 자들이 떠나는 것이니까... 
모항을 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거든

맞다모항을 아는 건 변산 구석구석을 다 안다는 뜻이다변산마실길을 제대로 걸어보고 싶다면모항으로 가는 5코스를 걸어볼 일이다거기에는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을 떨쳐내고 자유롭게 걷고 있는 우리의 당당한 모습이 있다.


어선 몇 척이 둥둥 떠 있는 소박한 모항 항구





코스 요약

전북학생해양수련원(솔섬)~샹그릴라 펜션~변산산림휴양관~모항~모항갯벌체험장
(약 6, 2시간)


교통편

서울에서 부안 가는 버스는 서울 센트럴버스터미널에서 06:50~19:40, 1일 16회 운행하며 2시간 50분쯤 걸린다
부안에서 격포항 가는 버스는 06:30~20:00, 1일 23회 다닌다격포에서 모항 가는 버스는 07:40~19:55, 1일 7회 다닌다.


TIP

화장실
전북학생해양수련원변산산림휴양관모항해수욕장 등

먹거리
모항 입구에 몇 개의 식당이 있다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길 안내
안내판과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길이 단순해 길 찾는 데 어려움이 없다

코스 문의
부안군청 친환경축산과 063)580-4442





글, 사진: 진우석(여행작가 mtswam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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