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성남] 경기 영남길 1코스

2017-03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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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길에는 옛사람들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옛길을 걷는다는 것은 과거를 더듬어 오늘은 밝히는 작은 노력이다. 하지만 숨결은 있으되 관광 해설까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미리 공부하고 가면 더 깊은 길을 음미할 수 있다.


영남길 1코스 10.2km를 걷는 내내 700년 묵은 길의 의미를 되새기려 노력했다. 그렇지 않으면 영남길 마중은 한나절의 유희에 그칠 것 같아서다. 한양서 동래까지, 조선 개국(1392년)과 동시에 열린 영남대로는 두말 할 필요 없는 나라의 근간이었다. 추상과도 같은 어명을 담은 파말마가 급히 나는 길이었으며, 변방의 급박한 소식을 담은 장계가 지나는 길이었을 것이다. 지방의 선비가 과거를 보러 오던 길이었을 테고, 민초들은 한양 구경을 위해 길을 밟아 걸었을 것이다. 때론 전란을 피해 단장을 아픔을 품고 걸었을 것이며, 또 누군가는 사화를 겪고 귀양 가는 길이었을 것이다. 이 길이 옛사람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생각하니 습기 없이 바짝 마른 숲도 무궁한 이야기에 피어나는 듯 했다.



 나라 근간 중의 근간 영남대로 중도

  조선조 영남로는 세 갈래 길이 있었다.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다음생각)'에 의하면 울산서 시작하는 좌도는 경주 안동·죽령·단양에 닿고, 이후 남한강을 타고 한양에 이르렀다. 꼬박 열닷새길이다. 우도는 김해서 시작해 성주·추풍령·청주를 지나 한양에 이르는 열엿새길이다. 중도는 동래서 시작해 청도·조령·광주를 지나 한양에 닿기 전 달래내 고개를 넘는다. 오늘날 영남대교 옛길, 영남길로 복원된 길이다.


달래내 고개는 현재 경기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과 금토동 사이의 고개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늘 막히는 그 '달래내고개'다. 길은 청계산(618m) 등산로 입구 중 하나인 옛골산장에서 시작한다. 아쉽게도 옛골산장 근처에서 1코스 시작점 이정표를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옛골기와집'이라는 식당 옆에 이정표가 있다. 높이 1m 남짓한 말뚝에 '판교역 입구 9.77km'라는 거리가 표시돼 있다. 이정표 말뚝이 야트막해 눈에 잘 띄지 않은 점이 흠이다. 반면 청계산 등산로를 표시한 '매봉' '이수봉' 이정표는 큰 말뚝에 눈에 확 띄게 표시돼 있다. 영남길 1코스 초입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게 이점이다. 눈높이에 설치된 청계산 등산로를 따라가다간 길을 놓치기 십상이다.



 

경기 영남길 1코스 초입. 안타깝게도 들머리 이정표를 찾지 못했다. '성남 누비길' 이정표만 보인다.


 

1코스 들머리는 청계산 이수봉 등산로 입구와 같다.



 눈 녹는 3월, 내리막길 조심

  영남길 1코스 초반이라 할 수 있는 3km 구간 개괄하자면 청계산 북동쪽 이수봉(545m) 능선을 타고 올라가 산중턱에서 빠져 남동쪽 금토동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길이 지저분하다. 지난 2월 27일 간 이수봉 북동쪽 능선 등산로는 얼음이 꽝꽝 얼어있었다. 양지는 눈이 녹기 시작해 진흙길이 돼 걷기가 영 성가시다. 오르막이라 아이젠까지는 필요 없지만, 이 길로 내려오는 등산객들은 상당히 애를 먹고 있었다.


옛골기와집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수봉 등산로에서 금토동으로 빠지는 길은 약 1.7km 지점에 있다. 업힐(Up-Hill)은 그리 힘들지 않으며, 해발100m에서 시작해 최고점이 400m, 표고 차는 약 300m다. 금토동으로 내려오는 길도 성가시기는 마찬가지다. 길 표면은 마른 낙엽이 덮여 있고, 땅 속은 얼어있어 등산화를 신고도 미끄럼을 타듯 내려와야 한다. 3월이면 나아질 것이라 본다.



 

들머리에서 약 1.7km 올라가면 이수봉 능선과 금토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조선시대 도요지, 아늑한 금토동

  금토동(金土洞)은 조선시대 도요지였다. 도요지 터는 군사보호구역 내에 있다고 한다. 그릇을 굽던 터라 그런 지 주변에 숲이 울창하고, 양지 바른 곳에는 민가가 두 채가 터를 잡았다. 뒤를 돌아보니 청계산 능선이 푸근하다. 숲은 한여름엔 제법 무성했을 풀들이 그대로 말라 제법 아늑한 분위기를 낸다. 이제야 좀 산에 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금토동 숲은 잔목과 마른 풀들이 어지러이 섞여 있다.


 

조선시대 도요지 터가 있는 금토동의 민가 앞 풍경


 

마을 앞으로 작은 개울, 금토천이 흐른다.



이후 금토동에서 판교역으로 이어지는 6km 구간은 금토천을 따라 걷는다. 물론 옛길은 고즈넉한 개울을 따라 걸었겠으나 이 지역은 근래 개발의 바람이 급격하게 부는 곳이다. 고속도로와 아래 굴다리를 통과하거나 육교를 지나며, 공사장을 넘는 수고를 해야만 한다. 그런 수고스러움이야 어느 길이든 있겠지만, 판교로 가는 내내 딱딱한 아스팔트와 보행도로인 점이 아쉽다. 바로 아래 성남시 마을버스 11-1번 종점이며, 여기서 버스를 타면 성남 모란역에 닿는다.



 

금토동을 내려오면 성남 시내로 들어가는 11-1번 버스 종점이다.



 널빤지 마을은 휘황찬란한 테크노밸리로

  판교(板橋)는 마을 앞개울에 '널빤지(판자)'로 다리를 놓은 데서 비롯됐다. 당시엔 '널다리'로 불렸다고 하며, 조선시대 영남 지역으로 유배 간 이들은 반드시 이 다리를 건너야 했다. 지금도 '상평교(판교역에서 3.05km)' 등 개울을 넘는 다리가 놓여 있다. 상평교 앞에는 포스코 ICT 빌딩을 비롯해 상평교에서 10분 정도 직직하면 횡단보도(판교역에서 2.58km)를 넘어 육교를 타고 판교주택단지로 들어선다.

 

 

 

9 오래 전 '널빤지' 다리를 건너야했다는 판교의 현재.


 

10 삼평교 앞 포스코ICT 빌딩. 길은 이 빌딩 앞으로 이어진다.

 

 

자칫하면 이정표를 놓칠 수 있으니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길은 건너오면 경부고속도로 서쪽, 길은 다시 낙원중학교를 끼고 왼편으로 꺾여 다시 경부고속도로를 넘는다. 육교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보호막이 씌워져 있어 미래의 도시를 걷는 느낌이다. 다시 횡당보도를 건너면 이정표를 찾는 데 한참 걸린다. 성남판교크린타워 주차장으로 들어가 판교 생태호수공원으로 들어서야 한다. 공원 입구에 전망대북카페가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들르기에 좋다. 이후 판교역까지 약 1km 구간은 공원 산책로다. 주말인지라 도시락을 싸와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는 가족들이 꽤 있다.

 

 

 

길은 낙원중학교를 지나 판교 주택단지에서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지른다.


 

성남판교크린타워. 길은 건물 뒤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잘 가꿔진 판교호수공원.


 

코스의 끝이자 1코스의 시작.


  

1코스 끝에서 개나리교를 건너면 바로 판교역이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10.2km


걷는 시간 3~4시간(속도에 따라 편차 있으나 보통 1시간 약 3km. 쉬엄쉬엄 걸으면 1시간 약 2km, 바삐 걸으면 1시간 4km도 가능)


걷는 순서 

  일반 순서

  청계산 옛골산장-옛골기와집(0.4km)-청계산 이수봉 능선 분기점(1.7km)-금토동(1.6km)-금토교(3km)-상평교(0.8km)-성남판교크린타워(2.1km)-판교호수공원(0.1km)-판교역(1km). * 역순으로 걸어도 무관.


  추천 순서

  판교보다는 청계산 옛골산장을 기점으로. 유서깊은 영남대로를 걷는 것이니 기왕이면 경복궁을 등지고 걷는 게 좋을 성 싶다. 오후에는 남쪽으로 볕이 드니 이른 아침보다는 능선 너머로 해가 올라오는 시간이 더 좋겠다.


난이도 : 쉬움

   

교통편


찾아가기 

  청계산 옛골산장에서 시작할 경우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에서 하차해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 택시 이용시 약 3000원. 반대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올 경우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 앞 개나리교를 건너자마자 트레일이 시작된다. 


돌아오기 

  북쪽에서 진입하든 남쪽에서 진입하든 출구는 신분당선 판교역․ 청계산입구역을 이용하면 된다.

 

주변 관광지 

  청계산, 판교테크노밸리


 걷기여행 TIP


화장실

청계산 이수봉 산행 들머리인 청계기와집 근처엔 공중화장실이 없다.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이후 금토동과 판교역에 공중화장실이 있다.

 

음식 및 매점

중간에 매점이 없으니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는 게 좋다. 트레일 종반부, 판교호수공원 초입에 전망대북카페가 있다.

   

숙박업소

트레일에 숙박업소가 없다..

 

코스문의

1. 성남시청 문화재 보존팀 031-729-3012

2. 경기옛길 홈페이지 ggoldroad.ggcf.or.kr

     카페 cafe.naver.com/oldroad

 

 

김영주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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