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천] 소풍 가기 좋은 4월의 꽃동산

2017-04 이 달의 추천길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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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둘레길 1코스 향토유적숲길은 황톳길이다. 고강선사유적지에서 시작하는 향토유적길은 부천 일대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무난하게 걷기 좋은 길이다. 또 4월이면 진달래를 시작으로 산벚, 철쭉을 비롯해 발아래 야생화가 걷기 여행자를 맞는다. 지난 3월 25일, 이제 막 봄꽃이 태동하는 때에 부천둘레길 1코스를 걸었다.

 

1코스 시작은 고강선사유적공원이다.  지하철 7호선 까치울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길은 부천 동쪽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남서쪽으로 이어진다. 종점인 부천 소사역까지는 약 11km. 청동기·철기 시대 유적지인 고강선사유적공원은 2009년에 조성됐으며, 선사유적박물관에 들르면 청동기시대 생활상과 당시 주거지를 복원한 야외 전시장이 있다.



 

고강선사유적공원

 

  

둘레길은 공원 오른편으로 이어진다. 경인고속국도 위 육교를 건너면 이정표가 있는데 '능고개' 방향 계단을 오른다.  길 시작부터 1시간여는 이 '능고개' 표지판을 따라 걸어야 한다. 계단 끝에 조망대가 있다. 멀리 평지에 솟은 인천 계양산(395m)이 한눈에 들어온다. 미세먼지 때문에 조망을 그리 좋지 않다. 다시 길은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곧바로 군부대가 나오는데 '사진 촬영 금지'  안내판이 보인다. 철책 아래로 샛노란 산수유 꽃이 피어 있다.



 

경인고속국도를 건너는 육교



시계는 좋지 않았지만, 간만에 걷는 흙길 산책로에 발걸음이 가볍다. 아직 개화하지 않았으리라 짐작한 봄꽃까지 보니 더 기분이 좋아진다. 부천둘레길은 의의로 다니는 사람이 많다. 둘레길 초입은 양천둘레길과 구로올레길과 겹치는데, 아마도 서울시민과 부천시민이 모두 이용하기 때문에 아닐까 싶다. 왼편은 서울 땅 오른편은 부천 땅이다.


곳곳에 표지판이 눈높이에 설치돼 있어 길은 찾기 쉬운 편이다. 다만 거리가 표시되지 않아 어느 정도 걸었는 지 가늠하기 어렵다. 길을 나서기 전 미리 루트를 익히는 게 좋다.  표지판 외에 이정표 삼을 수 있는 것이 부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리첸시아' 빌딩이다.  쌍둥이빌딩처럼 두 개의 건물이 원미산(167m) 위로 우뚝 솟아 있다. 걷는 동안 내내 시야에 들어오는데, 길이 헛갈릴 때는 이 빌딩을 보고 걸으면 된다. 길을 걷다보면 종종 산악자전거를 타는 이들과 마주친다. 하지만 걷기 여행자는 불편하게 할 정도로 빈번하지는 않다. 이날 2명의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



길은 야트막한 지양산(126m)을 따라 길게 이어지며, 수종은 주로 참나무다. 지양산은 예전 토성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양산을 내려오는 길에 조선 9대왕 성종의 다섯 번째 딸인 경숙옹주와 부군인 여친위 민자방의 묘가 있다. 묘 아래로는 작동(까치울)인데, 민씨 일가 집성촌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작동은 민씨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묘는 9기가 있는데, 아래쪽에 핀 진달래 한그루가 이채롭다. 야트막한 야산 중턱에 남향을 하고 있는 모양새가 한 눈에 보기에도 명당이다.



 

경숙옹주묘에 핀 진달래



경숙옹주묘를 지나면 까치울터널을 넘어 길은 남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 고개를 '능고개'라 하는데, 처음엔 경숙옹주묘가 있어 '능(陵)고개'인줄 알았으나 안내판을 보니 '는고개'가 변해 능고개가 됐다고 한다. '길게 늘어진 고개'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능선은 부천의 동쪽 하늘까지 길게 늘어진다. 곳곳에 펼쳐진 소나무 숲길이 좋다. 이곳에서 '시가 있는 길'이다. 김소월, 김춘수, 이병기, 유안진 등의 시가 소나무에 걸려 있다. 솔숲에서 솔 향과 노랗게 발해 바닥에 깔린 솔잎, 그리고 시 한편이 어우러져 아주 가뿐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시가 있는 길



능고개를 지나니 수렁고개가 나온다. 땅이 매우 질어서 '수렁고개'라 이름 붙여졌다. 부천시 까치울(작동)과 서울 온수동 사이에 있는 수렁고개는 예전 지게 하나가 지날 정도로 좁은 길로 부천에서 온수동으로 가는 까치울 사람들이 걷는 고샅길이다. 고개 왼편에는 '냇물이 많아 질은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지골이 있는데, 지골에 있는 약수터는 옻 오른 사람들에게 효험이 있다 하여 약수를 떠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능고개, 수렁고개, 까치울, 지골 등 옛사람들의 체취가 묻어나는 이름이다. 왜 이 길이 '향토유적숲길'로 이름 붙여졌는 지 알 수 있는 작명들이다.


수렁고개를 지난 지점에서 길이 조금 헛갈릴 수 있다. 구로올레길과 겹치기 때문이다. 이정표 중 '원미산'을 따르면 된다. 원미산 이정표가 안 보이면 멀리 우뚝 솟은 '쌍둥이빌딩(부천 리첸시아)'을 보고 가늠할 수 있다. 쌍둥이빌딩은 1코스 중간 지점인 와룡산(98m)에서 뚜렷하게 보인다. 와룡산 정상에는 산불진화용 물탱크가 있다. 와룡산에 서면 부천둘레길 1코스를 확연하게 가늠할 수 있다.  앞으로 원미산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지양산이다. 원미산을 가려면 산을 내려간 다음 부천시청소년수련관을 거쳐 접근해야 한다.



 

원미산 오르는 길의 은행나무숲



 

원미산 정상 팔각정 전망. 멀리 성주산이 보인다.



길은 터널을 통과해 맞은편으로 이어진다. 원미산 동쪽 기슭에 있는 부천 산울림청소년수련관은 생태탐방센터와 생태환경동아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식당도 있는데,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한다.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가도 좋을 것 같다. 한 끼 4000원으로 저렴하며,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문을 연다. 마침 이 날은 청소년 대상 생태환경 프로그램이 있는 날인가 보다. 십 수 명의 학생과 인솔 교사가 연못에 두런두런 모여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나는 올챙이를 쳐다보고 있다.


수련관 바로 위에 '베르네천'이 있다. 기독교와 관련된 이름인 줄 알았는데 순 우리말이다. 낭떠러지란 뜻의 '벼랑'이 '비루' '베리' '비리' 등으로 불리다가 베르네천이 됐다. 또 원미산의 본래 이름은 '멀미산'도 흥미롭다. 멀미의 ‘멀’은 머리에서 나온 말로 ‘꼭대기·마루’를 뜻하며, ‘크다·신성하다·존엄하다’의 뜻이다. 멀에 붙은 ‘미’는 본래 '뫼’라는 뜻이니, 멀미산은 ‘신성하고 큰 산’이라는 뜻이다. 알고 보니 아주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베리네천을 올라오자마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편으로 곧장 오르면 원미산 정상. 오른편은 원미산의 동쪽 능선을 한 바퀴 라운딩 하는 길이다. 부천둘레길 1코스는 이 구간을 포함하고 있어 주저 없이 오른쪽으로 길을 잡았다. 한 바퀴 라운딩 하는데 40분 걸리는데 중간에 '전망의 숲' '진달래동산'을 비롯해 부천종합운동장 등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이 길 또한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부천종합운동장 입구에는 매화와 산수유가 드문드문 피었다. 종합운동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진달래동산은 1코스의 하이라이트다. 3월말인데도 진달래가 많이 폈다. 4월 첫째주말이 되면 절반가량 피지 않을까 싶다.



 

군부대 철책 아래에 핀 산수유



 

진달래동산 이정표



 

진달래동산



 

진달래동산에서 내려다 본 부천종합운동장



원미산 정상을 지나 내려오면 길의 끝이다. 끝 지점에서 5분 거리에 소사역이 있다. 고강선사유적지에서 소사역까지 GPS에 정확히 11km가 찍혔다.  우선 좋은 점은 걷는 내내 황톳길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서울 주변에서 이런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산수유, 진달래, 매화 등이 벌써 피어 있다. 4월 중순 이후면 산 벚꽃까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더 붙이자면 곳곳에 휴식 공간이 있어 도시락을 싸와 쉬엄쉬엄 걷기에 적당하다. 아이와 함께라면 선사유적지, 청소년수련관, 부천수목원 등 체험할 것도 많다. 봄에 가족끼리 걸어볼 만한 길이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약 11km


걷는 시간 3~4시간 (속도에 따라 편차 있으나 보통 1시간 약 3km. 쉬엄쉬엄 걸으면 1시간 약 2km, 바삐 걸으면 1시간 4km도 가능)


걷는 순서 

  고강선사유적지-지양산-경숙옹주묘-까치울터널-작동터널-와룡산-산울림청소년수련관-원미산 갈림길-전망의 숲-부천종합운동장-원미산-소사역


* 역순으로 걸어도 무관.

추천 순서

걷기 들머리를 고강선사유적지(지하철 7호선 까치울역)로 하든 거꾸로 소사역(지하철 1호선)에서 하든 상관없다. 접근하기 쉬운 쪽에서 시작하면 될 것 같다.


난이도 : 쉬움


   

교통편


찾아가기 

  지하철 7호선 까치울역 5번 출구로 나와 77번 버스 승차 후 상구빌딩 정류장 하차.

  도보로 2km 약 30분.


돌아오기 

  지하철1호선 소사역과 연계. 걸어서 약 5~10분 정도 걸린다.


주변관광지 

  고강선사유적지, 산울림 청소년수련관(www.echoyouth.or.kr) 부천수목원 등.


 걷기여행 TIP

 

화장실

길 들머리인 고강선사유적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도중에는 청소년수련에서 가능하다. 1코스 종점에서 소사역 화장실도 멀지 않다. 

 

식당(매점)

절골약수터, 한샘약수터 등이 있으나 현재 부적합 판정 상태다. 길 중반부에 만나는 청소년수련관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고, 식사도 할 수 있다.

   

숙박업소

트레일에 숙박업소가 없다.

 

코스문의

부천시청 녹지과 032-625-3571~2(www.bucheon.go.kr)

* 10명 이상의 단체 이용시 부천둘레길 숲해설프로그램운영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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