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통영] 남해 바닷바람 맞으며 첩첩섬중에 빠져들다 -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5코스 매물도 해품길

2017-09 이 달의 추천길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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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다에 뿌리를 내린 채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있는 섬은 언제나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래서일까? 섬에 도착할 때면 언제나 환영을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대매물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에서 내린 낯선 여행자를 찰랑거리는 파도소리와 살랑거리는 바닷바람과 함께 환하게 맞이했다. 나에게는 충분한 환영인사였다.깊은 바다에 뿌리를 내린 채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있는 섬은 언제나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래서일까? 섬에 도착할 때면 언제나 환영을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대매물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에서 내린 낯선 여행자를 찰랑거리는 파도소리와 살랑거리는 바닷바람과 함께 환하게 맞이했다. 나에게는 충분한 환영인사였다.

 

 

당금마을

 

통영에서 비진도를 거쳐 매물도로 향하는 배의 모습 

 

 

대매물도는 육지에서 상당히 먼 곳에 있는 섬 중 하나다. 비진도까지 거쳐 가야 하기에 통영에서 도착까진 1시간 반이 넘게 걸리지만 한려해상의 수려한 경관이 눈앞에 실시간으로 펼쳐지기에 지루할 틈은 없다. 대매물도에 도착한 배는 대항마을과 당금마을 두 곳에서 닻을 내리는데 트레킹을 위해선 시작점인 당금마을에서 하선해야 한다. 당금항에 첫 발을 내디디면 가장 먼저 바다를 품은 여인이란 제목의 조형물이 여행자를 반긴다. 대매물도 걷기길 코스의 이름이 해품길이니 이보다 더 어울리는 이름의 작품은 없을 듯하다.

 

 

 

 당금항 입구에서 여행자를 맞이하는 ‘바다를 품은 여인상 



바다를 품은 여인 옆으로 칠해진 하늘색 선이 마을 언덕으로 이어진다. 선만 따라가면 해품길로 이어지니 길 잃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바다 냄새를 가득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마을의 골목길을 오르다보면 매물도 발전소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너머로 이어진 언덕으로 올라가면 섬 전체를 굽어볼 수 있다. 

시야를 방해하는 그 어떤 것도 없이 펼쳐지는 대매물도의 첫인상은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다. 푸른 하늘과 초록으로 뒤덮인 섬, 비취빛 바다가 마치 퍼즐처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작품을 만든다. 해안절벽으로 힘껏 달려들어 부서지는 파도 또한 장관이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방금 지나온 마을의 알록달록한 집들이 반짝인다.


 하늘색 선만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매물도 발전소 언덕에서 바라본 섬의 풍경은 그 자체로 작품이다. 

 

 

당금마을은 단순히 풍경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발전소에서 본격적인 해품길 코스로 이어지는 길목엔 캠핑족들의 쉼터인 한산초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1963년부터 2005년까지 대매물도의 꿈나무들이 다니던 분교로 현재는 폐교되어 영구 방학 중이지만 대매물도의 자연 안에서 하루를 보내려는 이들에겐 개학이나 다름없다. 따로 신청할 필요 없이 누구나 학교 앞마당에 자유롭게 텐트를 치고 짐을 풀 수 있다. 당금마을 매점 아주머니의 말에 의하면 최고의 해돋이 장소도 한산초등학교란다.

 

 

캠핑족들의 천국 한산초등학교 매물도 분교 

 

 

해품길

  

해품길의 시작을 알리는 관문 

 

 

한산초등학교를 지나치면 바다백리길 5구간 매물도 해품길이란 간판이 붙은 관문이 나타난다. 본격적인 트레킹의 시작점으로 이 지점을 통과하면 대매물도를 여유롭게 한 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이 시작된다. 바다백리길은 남해 청정바다와 미륵도, 한산도, 연대도, 비진도,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 통영시를 대표하는 여섯 개 섬을 묶은 길로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대매물도가 차지한 5구간 해품길은 바다와 산을 동시에 품으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소매물도의 인기에 가려 관광객이 넘치는 곳은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천혜의 자연이 잘 보존된 섬을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기에 걷기길로 따지면 훨씬 추천할 만한 코스라 할 수 있다.

 

 

홍도 전망대에 이르는 길은 너무나 아름다워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한다. 

 

 

해품길의 첫 구간은 한산초등학교에서 홍도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야트막한 언덕길이 계속되는데 굳이 발목에 힘을 주지 않더라도 쉬이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하다. 설사 경사가 급하다하더라도 상관이 없는 게 첫 구간부터 혼자보긴 아까운 풍경이 앞뒤좌우 3D 입체영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언덕으로 오르는 길은 소나무와 들풀이 가득한 초록의 산길이 이어지고, 좌우로는 해안절벽이 펼쳐진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대한민국의 자랑인 청량한 남해 바다와 그 위를 부유하는 수많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본래의 풍경보다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이 있고, 본래의 풍경을 사진이 담지 못하는 곳이 있는데 대매물도는 당연히 후자에 속한다. 아무리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순간의 감동까지 담기진 않는다.



3~400미터마다 이정표가 등장해 길을 안내한다.

  

 

홍도 전망대에 오르기 전 나타나는 평상이 있는 쉼터

 

 

 

 홍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절벽의 모습 

 

 

홍도 전망대에 다다르기 직전엔 널찍한 평상이 하나 있어 이제 막 이마를 뚫고 톡톡 터져 나오기 시작한 땀방울을 식히기에 좋다. 평상에 앉으면 멀리 당금마을의 모습도 시야에 포착된다. 중국의 비단처럼 수려하다하여 당금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데 역시 그 의미를 딱히 부정할 수 없는 풍경이다. 홍도 전망대에 올라 지금까지 지나온 풍경을 하나씩 확인하며 정리하다보면 입에서 절로 행복하다란 단어가 튀어나온다. 게다가 바로 앞엔 한껏 멋을 낸 해안절벽이 펼쳐진다.



장군봉

  

 장군봉까지 오르는 길은 꽤나 가파르고 길도 험한 편이다. 

 

 

홍도 전망대에서 이어지는 길은 대매물도의 최고봉인 장군봉으로 향한다. 가장 높은 곳까지의 이동이기에 당연히 땀 좀 흘릴 각오는 해야 한다. 가파른 오르막과 울퉁불퉁한 돌길이 동시에 공격을 퍼붓는 곳이니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이동하는 편이 좋다. 어차피 고개만 들면 주변이 온통 바다와 섬이니 굳이 서두를 이유도 없다. 장군봉에 가까워질수록 추락의 위험에 노출된 곳이 자주 등장하니 절대 안전 펜스를 벗어나면 안 된다. 장군봉으로 가는 길엔 뜻밖의 동행도 등장한다. 섬 곳곳에선 방목한 흑염소들이 목격되는데 거친 바위가 많은 이 구간에서 특히나 많은 흑염소를 만날 수 있다. 마주치면 지들이 더 놀라 알아서 도망가니 기다려주는 미덕을 발휘하자.

 

 

 방목중인 흑염소가 섬 곳곳에서 발견된다. 

 

 

 장군봉에 설치된 장군과 군마를 형상화한 조형물 

 

 

 장군봉에서 바라본 소매물도

 

 

 

 장군봉에 오르면 주변의 인기섬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당금마을과 대항마을 갈림길을 지나치면 마침내 장군봉으로 향하는 마지막 스퍼트 구간이 나온다. 해발 210미터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섬의 정상인 장군봉은 매물도의 이름과도 관련이 깊다. 매물도는 그 모양새가 장군이 군마를 타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예부터 마미도라 불렸는데 경상도 발음의 영향을 받으며 현재의 매물도라는 이름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매물도 최고봉의 이름도 장군봉이라 지어졌다. 장군봉엔 실제로 장군과 군마의 모습을 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늠름하기 보단 귀여운 모습이다. 장군봉에 서면 바로 앞에 소매물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욕지도와 사량도 같은 인기 섬도 보이며 날이 좋을 땐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첩첩섬중

 

 대항마을로 이어지는 내리막길 

 

 

장군봉에서 도착지점인 대항마을까지는 신나는 내리막이 이어진다. 섬 반쪽을 빙 돌아가는 코스라 거리로 따지면 가장 긴 구간이지만 다도해의 절경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내리막이다 보니 탁 트인 시야 너머로 바다와 수많은 섬들이 두 눈에 달라붙는데 섬 너머 섬, 문자 그대로 첩첩섬중의 환상적인 풍광이 끊임없이 가슴에 두방망이질을 한다. 이 놀라운 풍경을 눈과 가슴에 꼭꼭 눌러담다보면 다도해의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도중에 만나는 등대섬 전망대에선 소매물도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또한 대매물도, 소매물도와 함께 매물도를 구성하는 등대섬의 모습까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내리막길 너머로 보이는 섬들은 그야말로 첩첩섬중이다.

  

 

 등대섬 전망대에서 보이는 등대섬의 하얀 등대

 

  

꼬돌개 오솔길의 유래


 오솔길에서 여유롭게 휴식중인 황소 



대항마을로 이어지는 마지막 구간엔 꼬돌개 오솔길이 대미를 장식한다. 꼬돌개엔 슬픈 역사가 숨어 있는데 200년 전 매물도로 건너온 초기 정착민들이 흉년과 괴질로 모두 꼬돌아졌다’(고꾸라졌다의 방언)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허나 지금은 1킬로미터 남짓한 구간에 경남기념물로 지정된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군락의 아름다운 모습이 마지막 걸음을 함께한다

꼬돌개를 지나 대항마을에 도착하면 마침내 대매물도를 완벽하게 한 바퀴 돌게 된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산행에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지만 그 땀방울만큼이나 많은 섬들의 꿈결같은 풍경과 대매물도가 선물한 해품길의 장관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코스 요약


당금마을 선착장 - 옛 한산초등학교 매물도 분교 - 홍도전망대
대항마을 갈림길 - 장군봉 - 등대섬 전망대 - 꼬돌개 오솔길 - 대항마을 선착장
(5.2km (당금마을 - 장군봉 전망대 - 대항마을)3시간, 난이도 : 보통)

 


교통편

 

찾아가기
* 통영여객터미널과 거제 저구항에서 매물도로 가는 배가 출발한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배는 비진도와 소매물도를 거친 뒤 
매물도에 도착하기에 1시간 40분 가까이 소요되고
거제 저구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매물도 직항이라 30분이면 도착한다
통영여객터미널(한솔해운 055-645-3717)에선 각각 
07:00, 11:00, 14:30에 매물도행 배가 출발하며 마지막 배는 숙박여객만 탑승가능하다
여름 성수기엔 하루 2~3편 증편 운항한다.
거제 저구항(매물도해운 055-633-0051)에선 08:30, 11:00, 13:30, 15:30에 매물도행 배가 출발한다
  
* 섬 내엔 차량 운행이 불가하다.

돌아오기
* 찾아가기의 역순
매물도 - 통영여객터미널 구간은 08:45, 13:00, 16:00에 출발
매물도 - 거제 저구항 구간은 09:00, 11:30, 14:00, 16:35에 출발

 

 

TIP

음식점 및 매점 

당금마을 선착장 앞에 간이매점 1개소 (컵라면 및 스낵 등 간단한 식사만 가능)

숙박업소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에 펜션과 민박이 다수 있음

코스문의
한려해상국립공원동부사무소 탐방시설과 055-640-2441




글, 사진: 태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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