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동해] 동해 바다 만끽하는 묵호등대마을 여행 코스_ 동해 논골담길

2018-07 이 달의 추천길 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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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골담길은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 묵호등대까지 연결된 네 개의 산책로를 가리킨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허물어져 가는 동네였지만, 개성 넘치는 벽화와 분위기 있는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낭만적인 공간으로 변모했다. 네 갈래의 길 모두, 높은 언덕으로 향하기 때문에 동해시 일대를 파노라마 전망으로 감상할 수 있다. 네 갈래의 길 가운데, 논골1길과 등대오름길 구간을 걸었다.

 

 

 

 

동해바다를 품은 낭만 가득 돌담길

 

 

 

 


논골담길 산책의 시작, 묵호항 수변공원 입구. 여기서 논골1길 혹은 등대산책로를 선택해 묵호등대까지 오를 수 있다.

 

 

 

 논골담길. 여러 번 들어야 비로소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다가들지 않는 지명이다. 예부터 길이 매우 질척거렸기 때문에 논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논골’은 30~40년 전만해도 오징어와 명태가 많이 잡히던 마을이었다. 새벽같이 바다로 나간 어선은 언제나 만선이었고, 논골은 자연히 하루하루가 축제의 연속이었다.

 

“우스갯소리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라는 말이 있었죠. 그 정도로 논골은 호황이었어요. 당시 이곳에 있던 가장 큰 극장과 나이트클럽은 강원도에서도 제법 유명했어요.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서 멀리 경북 울진에서도 찾아올 정도였다니까요.”

 

 동해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묵호항 수변공원으로 향하는 택시 안. 논골을 설명하는 기사의 말에는 자부심 반, 회한 반이다. 아쉽게도 논골의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동해안 어족자원의 고갈로 논골은 급속도로 위축되었고, 지금은 약 4000명 정도의 주민만 살아가는 작은 언덕 마을이 되었다. 젊은이들은 모두 큰 도시로 떠났고, 옛 추억을 안주 삼아 하루하루 살아가는 어르신들만 남았다. 옛 영광을 되찾아보고자 동해문화원은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로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고, 제법 근사한 언덕 마을로 탈바꿈했다.

 

 논골담길은 총 3개의 길이 있다. 논골1길, 논골2길, 논골3길이 바로 그곳이다. 또한 가장 동쪽에 자리한 ‘등대오름길’이라는 이름의 등대산책로 역시 넓은 범위에서 논골담길에 포함한다. 꼭 어느 길을 먼저 찾을 필요는 없다. 가장 유명한 길은 제일 우측의 ‘등대오름길’이지만, 가장 좌측에 자리한 ‘논골1길’ 역시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논골1길을 타고 올라간 뒤, 등대를 둘러보고, 등대오름길로 내려올 생각이다. 논골1길 입구는 묵호항 수변공원을 등지고 대로를 따라 좌측으로 향하면, 만날 수 있다.

 

 

 


논골1길 초입에서 만난 문어와 해녀 벽화

 


논골1길에는 개성 넘치는 벽화가 가득하다.

 


논골담길에서 만나는 벽화는 모두 논골 어르신들의 삶을 담았다.

 

 

 

 논골1길 표지판을 이정표 삼아 오른 지 5분여, 개성 넘치는 벽화가 사방에서 목격된다. 소주를 마시는 할머니들의 벽화가 제일 먼저 보인다. 당장이라도 구수한 사투리를 선보이며 말을 걸어올 것처럼 사실적이다. 고개를 돌리자 이번에는 문어를 잡는 해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또 다른 벽에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액자가 있는데, 벽화마을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이름하여 ‘논골갤러리’다. 이처럼 논골담길의 벽화는 어르신들의 인간적인 삶을 담았다. 조붓한 돌담길은 제법 험하지만, 곳곳에 벽화를 구경하며 오르다 보니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조붓한 벽화 길에서 여행자와 마주치면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것이 보통이다.

 

 

 

 한 10분 정도 올라갔을까. 동해(東海)를 품은 묵호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6월 초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요즘, 옅은 해무가 종종 끼지만 특유의 시원한 풍경은 뚜렷하게 보인다.

 

 

 


논골담길 곳곳에는 마을을 설명하는 글귀가 있다. 일명 ‘묵호 통신’이다.

 

 

 

‘여기는 안 묵호입니다. 바깥 묵호가 아닌, 안 강릉도 없고, 안 삼척도 없지만,
묵호에는 묵호의 속살을 감추고 있는 안 묵호가 있습니다.’

 

 묵호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글귀다. ‘묵호 통신’이라는 제목으로 된 일종의 마을 이정표로 논골담길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특징. 삐뚤빼뚤하게 쓰인 글귀는 오히려 정감이 넘친다.

 

 

 

 

논골마을의 하이라이트, 묵호등대

 

 

 

 

 바람의 전망대로 향하는 길. 파스텔톤 카페가 곳곳에 있다.

 

 길이 유명해지면서 게스트하우스도 곳곳에 문을 열었다.

 

 전망대 주변에는 빨간색 우체통이 있다. 엽서를 쓰고 이곳에 넣으면, 1년 뒤에 전해진다.

 

 

 

 논골1길 중턱에 자리한 논골문화센터를 지나면, 바람의 언덕 전망대와 연결되는 샛길이 나온다. 샛길을 따라 끝까지 걸으면 산비탈에 자리한 작은 전망대와 연결된다. 동해가 선사하는 특유의 멋진 전망을 바탕으로 개성 넘치는 카페와 음식점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마치 지중해 연안의 해변 도시에서나 볼 법한 파스텔톤 가옥이 즐비한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분위기 있는 출사지로도 통한다. 커피도 일품이지만, 명품 대추차, 망상 할머니 감주 등 이색적인 특산 음료를 마셔보는 것도 좋다. 또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엽서를 적어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다 적은 엽서를 주변에 자리한 빨간색 ‘행복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달된다.

 

 

 


바람의 언덕 전망대 주변, 논골 상회 앞 개성 넘치는 조형물.

 


높은 곳으로 향할수록 더욱 멋진 전망이 펼쳐진다.

 

 

 

 논골마을의 백미는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묵호등대다. 논골1길을 따라 오르든, 등대오름길을 오르든 모두 최종 목적지는 묵호등대다. 1963년에 세워진 백색 등대로 묵호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소중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등대를 등지고 서면, 주변 경관이 파노라마 뷰로 펼쳐진다. 눈앞에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졌고, 고개를 돌리자 동해시, 두타산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특유의 그림 같은 풍광 덕분에 다양한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선택받았다. <상속자들>이 대표적인데, 극 중 여주인공이 살았던 집은 아직도 묵호등대 아래 산비탈에 조용히 엎드려 있다.

 

 

 


옛 논골에서는 문어가 많이 잡힌 것으로 추정된다.

 


논골 아주머니를 그린 벽화. 당장이라도 말을 걸 것처럼 사실적이다. 

 

 

 

 묵호등대 주변에는 내로라하는 카페가 즐비하다. ‘동북아의 지중해’라고 소개하는 문구가 걸린 카페도 보인다. 땀도 식힐 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앉아 오랫동안 묵호항을 내려다본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림이 따로 없다. 엽서에서나 나올 법한 풍경에 눈은 절로 호강한다. 해안을 배경으로 특유의 백색 건물이 많아서 그럴까. 거짓말 조금 보태면 그리스의 미코노스나 스페인의 네르하와 약간 닮았다는 생각도 든다. 카페에 들어오면서 시원한 커피를 주문했지만, ‘돈을 주고 시간을 샀다’는 말이 더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서울에 돌아가면 마주할 산더미 같은 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남의 일이다. 때로는 바쁜 현대인에게 이런 여유는 보약과도 같다.

 

“예전에는 얼마나 북적거렸는지도 몰라요. 보면 아시겠지만, 묵호 주변의 건물은 대부분 30년 이상 된 것들이에요. 썰렁한 마을이었는데, 논골담길이 입소문을 타긴 탔나 봐요. 이젠 주말만 되면,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 여행자가 제법 되니까요”

 

평일이라 한산해서 그런지 카페 여주인이 수다를 늘어놓는다.

 

 

 


묵호등대 전경. 현재도 묵호항에 드나드는 배들의 소중한 길잡이다.

 


묵호등대 주변, 바닥에 이정표가 있다.

 


논골2길, 논골3길에서 만난 벽화. 이곳은 묵호등대에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  

 


묵호등대 주변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가 많다.

 


등대오름길에서 만난 벽화. 제법 퀄리티 있는 벽화는 등대오름길에 집중되어 있다.

 


논골담길 일대는 드라마 <상속자들>의 촬영지였다.

 


등대오름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념사진 스폿.

 


등대오름길 초입에서 만난 ‘논골주막’ 벽화.

 

 

 

 묵호등대를 등지고 등대오름길을 따라 내려간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이길 역시 논골담길 가운데 하나다. 동해를 바라보며 내려가기 때문에, 길 어디서나 멋진 풍광이 약속된다. 논골1길과 마찬가지로 눈길을 사로잡는 벽화가 곳곳에 널렸다. 건물 외벽은 물론 계단과 편지함, 심지어 화분에도 독특한 작품들이 그려져 있다.

 

 그렇게 묵호등대에서 등대오름길을 따라 약 10분 정도 내려오면, 묵호항 수변공원 입구와 다시 만나게 된다. 길어야 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동해안이 선사하는 그림 같은 풍경은 보너스에 가깝다.

 

 

 


묵호항의 별미, 가리비회.

 

 

 

 

 

 

 

 

 

▶ 걷는 거리
1.2km

▶ 걷는 시간
2시간

걷기 순서
묵호항 수변공원 논골1바람의 언덕 전망대 - 논골2논골3묵호등대 등대오름길

▶ 난이도
보통


▶ 교통편

버스를 통해 동해고속버스터미널로 온다. 동해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면 논골담길 입구까지 10분 정도 소요되는데, 기본요금에서 약간 웃돈다. 51-1, 21-2, 21-4번 등 동해고속버스터미널에서 논골담길 입구까지 가는 버스가 여럿 있지만, 배차 간격이 보통 30분이다. 걸어서 갈 경우 약 30분 정도 걸린다.
기차의 경우, 묵호역으로 온다. 묵호역에서 51-1, 31-1, 13-1번 등의 버스를 타면 된다. 걸어서 갈 경우 약 15분 정도 걸린다.

 

 

 

 

 

 

▶ 화장실
묵호등대 화장실 등

▶ 음식점 및 매점
묵호항 수변공원 입구에 식당이 여럿 있다.
활어회, 곰치국, 대게회, 가리비회, 뽕잎 회냉면 등을 맛볼 수 있다.
바람의 언덕 전망대와 묵호등대 주변에도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 길 안내
안내판과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주로 벽화와 바닥에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 논골담길은 크게 4개의 길이 나누어져 있는 만큼, 동선을 결정한 다음 움직이는 것이 좋다. 논골1길로 올라가 논골2, 논골3길을 엿본 뒤, 등대오름길을 따라 내려오고나, 그 반대의 루트를 추천한다. 논골1길을 따라 오르면, 논골문화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주변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문의 전화
동해시청/관광과 : 033-530-2232

 

 

 

글, 사진 : 이수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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