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김천] 국내 여름 여행지 경북 김천 가볼만한 곳 '인현왕후길'

2018-08 이 달의 추천길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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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도. 전국에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중에도 30도가 넘지 않는 온도계를 보며 안도했다.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 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발표도 이곳에서는 무색했다. 그게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이기도 했고. 한여름에도 차디찬 바람을 내뿜는 계곡이 길 따라 이어지는 곳. 성주에서 김천까지 아우르는 무흘구곡의 마지막 비경인 용추폭포가 있는 곳. 수도산 자락 인현왕후길에 들어선 것은 어느 무더운 날의 오후였다.

 

 인현왕후는 조선의 제19대 임금, 숙종의 계비다. 당시 서인과 남인의 대립으로 인해 폐위된 인현왕후가 복위를 기원하며 3년간 머물렀다는 곳이 수도산 자락에 있는 청암사다. 왕의 후계자를 낳지 못했던 까닭에 고초를 겪었지만, 인현왕후의 성품은 민초들까지 존경해 마지않았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전해진단다. 김천에서는 인현왕후가 머물렀던 그 시간을 기리고자 이곳에 인현왕후길을 조성했다고 한다.

 

 

 


인현왕후길이 시작되는 수도마을

 

 

 

 

 

 

 길가에서 자라는 옥수수

 

 

 

 인현왕후길의 시작은 수도마을의 회관. 수도산의 숲을 지나 무흘구곡의 풍경을 감상하며 되돌아오는 9km 길이의 순환 코스다. 어디에서 출발해도 괜찮지만, 수도마을을 시작점으로 잡는 것이 걷기에 좋을 듯했다. 무더운 날씨를 이겨낼 만큼의 물을 챙기고서는 길을 나섰다.

 

 

 


마을 위로 지루하게 이어지는 임도

 

 


이정표를 따라 걷자.

 

 

 

 

 

 

 마을을 지나 수도암 입구까지 오르는 임도는 지루했으나 길지는 않았다. 인현왕후의 캐릭터가 그려진 안내판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길의 시작을 알렸다. 인현왕후를 기리는 이유를 읽으며 천천히 숲으로 들어섰다. 숲은 평탄했다. 급격한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었다. 산속 깊은 곳까지 인현왕후길이 이어졌다.

 

 

 


인현왕후를 설명하는 안내판

 

 


본격적인 인현왕후길의 시작

 

 


길가에 핀 산수국

 

 

 

 얼마나 들어갔을까. 휴대전화의 신호가 끊어졌다. 완벽한 고립. 혼자 걷고 있었지만 괜찮았다. 켜켜이 쌓인 낙엽은 레드 카펫처럼 푹신했고, 울창한 나뭇가지는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었다.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청량했다. 숲의 고요함 속에서 들려오는 것은 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바람이 스치는 소리. 천연 ASMR이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아무도 없는 숲에 오직 나만을 위한 길이 펼쳐져 있는 듯했다.

 

 

 


바위 틈새를 따라 흐르는 물줄기

 

 


인현왕후길

 

 


나무 사이로 보이는 능선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볕

 

 


잠시 쉬어가는 곳

 

 


잠시 쉬어가는 곳

 

 


인현왕후길

 

 

 

 시원한 공기가 한껏 달아오른 볼을 스쳤다. 경쾌한 물소리가 뒤를 이었다. 수도산 자락을 따라 흐르는 개울이 더위를 한껏 식혀주었다. 무흘구곡으로 향하는 물줄기 중 하나일 터. 손을 내밀어 개울물을 축였다. 차가운 온도에 화들짝 놀랐지만, 이내 그 시원한 물을 한껏 즐겼다. 졸졸 흐르는 물을 몇 번 더 만난 길은 점점 수도산의 기슭으로 향했다.

 

 

 


이정표

 

 


인현왕후길

 

 


하늘 높이 솟은 나무들

 

 


흐르는 물줄기는 경쾌하기 그지없었다.

 

 


인현왕후길

 

 

 

 내리막은 다소 가팔랐다. 나무를 대어 만든 계단과 철제 계단이 번갈아 나타났다. 높게 솟은 나무 사이로 햇볕이 들어섰지만, 여전히 더위를 건네기에는 부족했다. 여전히 숲은 촘촘했다. 평탄했던 길은 마치 끝이 없는 것처럼 이어지는가 싶더니, 내리막은 금세 끝을 맺었다.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는 도로에 두 발을 내디뎠다.

 

 

 


다리를 건너면 다시 숲길이 이어진다.

 

 


계곡과 계곡을 즐기는 사람들

 

 

 

 도로는 다시 수도마을로 향하는 오르막. 무흘구곡은 그 길을 따라 쏟아져 내렸다. 길가에 놓인 다리를 건너 계곡을 가로질렀다. 숲길이 아스팔트 도로와 평행선을 그리며 계곡을 사이에 둔 채 거슬러 올랐다. 아스팔트 길 대신 숲길을 택한 것이다. 여름이 한창인지라 계곡에 자리를 잡고 피서를 즐기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신발을 벗고 두 발을 계곡물에 담근 채 즐기는 이들과 가볍게 인사를 건네기를 수차례. 숲 너머에서 우렁찬 소리가 쏟아졌다.

 

 


용추폭포

 

 

 

 

 

 

 용추폭포. 웅장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이다.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굉음이 이쪽 절벽과 저쪽 절벽을 연달아 때려댔다. 인현왕후길을 걸어낸 피로는 물론, 더위를 한 번에 털어낼 만큼의 경쾌함이 사방에 가득했다. 폭포 쪽에서 다가오는 차디찬 공기는 한여름임을 무색게 했다.

 

 

 


인현왕후길 (용추폭포 옆길)

 

 


인현왕후길 아스팔트 구간

 

 

 

 용추폭포는 한동안 갈 길을 막아섰다. 아니. 가지 아니했던 것은 적어도 내 의지였을 터. 계곡은 폭포 위로도 한참을 더 이어졌다. 길은 출렁다리를 지나 다시 아스팔트 길 위로, 이내 다시 마을이 나타났다.

 

 

 


청암사

 

 

 

 

 

 

 * 청암사는 인현왕후가 머물렀던 사찰이다. 기회가 된다면 잠시 들러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 걷는 거리
9km

▶ 걷는 시간
2시간 30분

▶ 걷기 순서
수도마을회관 - 숲길 - 계곡 따라 거슬러 올라감 - 용추폭포 - 수도마을회관 (원점회귀)

▶ 난이도
쉬움

▶ 교통편
김천역에서 92번, 93번 버스 이용 (하루 1회씩 운영)

 

 

 

 

 

 

 

▶ 화장실
용추 소공원

▶ 식당
수도마을회관 근처에 식당 있음

▶ 문의 전화
김천시청 새마을문화관광과 (054)420-6647

 

 

 

 

 

글, 사진 : 김정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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