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보령] 국내 여름 여행지 충남 보령 가볼만한곳 '삽시도 둘레길'

2018-08 이 달의 추천길 2018-07-27
조회수591



섬의 모양이 화살을 매겨둔 활을 닮아 이름 붙은 삽시도(揷矢島). 마한시대 때부터 입도해 사람이 살았다는 역사가 오래된 섬이다. 서쪽에 있는 최고봉 붕굿댕이[113m, 큰산]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낮은 구릉지로 이뤄졌다. 세 개의 해수욕장(진 너머, 거멀 너머, 밤섬)과 두 곳의 선착장(밤섬, 술뚱)을 갖췄고, 420명쯤의 주민이 농업과 어업, 숙박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섬의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강동희 씨에게 삽시도에 대해 물으니 자랑부터 한다. 다른 섬에 비해 인구가 많고, 특히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고. 게다가 농지가 넓어서 병원과 은행, 석유화학을 이용해 만드는 생필품을 제외하면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풍요로운 섬이란다. 그러나 자신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동기가 44명이었는데, 지금은 삽시 초등학교 전교생을 다 합해도 20명이 채 안 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갈림길 나올 때마다 오른쪽으로 

 

 

 

 

 삽시도 둘레길은 서쪽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남쪽의 밤섬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5km의 숲길로, 섬의 서남쪽 붕굿댕이의 사면 숲속을 따른다. 길이 비교적 짧고, 급한 오르내림이 없어 걷기 편하며, 길을 걷는 도중 삽시도가 자랑하는 세 가지 보물인 면삽지와 물망터, 황금곰솔을 찾는 재미도 있어서 흥미진진하다.

 

 

 


신록으로 가득한 삽시도 둘레길. 어디라도 푸르고 푸르다.  

 

 

 

 곱고 단단한 모래가 특징인 진너머해수욕장 남쪽 언덕배기에 가없이 펼쳐진 서해를 품에 안고 들어선 몇 곳의 펜션이 있다. 마지막 펜션인 ‘펜션나라’를 지나며 둘레길이 시작된다. 차 한 대가 다닐 만한 너른 길은 곧 언덕으로 향하고, 언덕을 넘자마자 외딴 집인 ‘둘레길 펜션’이 보인다. 주민에게 물었더니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란다.

 

 펜션 앞에 삽시도 둘레길 전체 안내도가 서 있어서 다시 한 번 전체 길을 가늠하고 출발한다. 펜션 담장 끝에서 길이 나뉜다. 해수욕장에서부터 이어온 포장도는 왼쪽으로 빠지고 둘레길은 오른쪽 흙길을 따른다. 갈리는 지점에 이정표도 서 있다. ‘진너머해수욕장 0.3km, 면삽지 1.1km’라 적혔다.

 

 비포장도로 들어서서 한 굽이를 돌자 또 외딴집 한 채가 나타난다. 사람이 상주하진 않는 듯, 출입문이 굳게 잠겼다. 이 집을 마지막으로 길이 끝나는 곳까지는 무인지경. 샘이나 화장실도 없이 울창한 숲을 따라 둘레길만 이어진다.


 손수레 한 대가 다닐 정도 넓이의 길이 해송숲 사이로 나 있다. 길섶으론 청미래덩굴과 줄딸기, 칡이 자주 보이고 개옻나무와 잎이 넓은 모시풀도 흔하다. 길섶 너머 숲속에선 황금빛으로 빛나는 원추리가 눈길을 끈다.

 

 

 


원추리

 

 

 

 5분쯤 간 곳에서 약간 넓은 공간이 나오며 다시 길이 갈린다. 왼쪽은 오르막이고, 오른쪽은 사면을 따라 옆으로 빠진다. 여기서도 둘레길은 오른쪽이다. 왼쪽 길은 둘레길 종점에서 돌아오는 길 중 한 곳. 이곳 삼거리 한쪽에도 삽시도 둘레길 안내판이 서 있고, 그 옆엔 통나무 벤치도 놓였다.  

 

 

 

 

울창한 숲속의 터널 같은 길

 

 

 

 

 푸른 나뭇잎을 통과한 싱그러운 빛이 기분 좋게 숲길을 비춘다. 삼거리에서 갈라진 길부터 오롯이 둘레길인 듯, 모양새가 다르다. 길 가장자리를 따라 다듬은 나무가 길의 경계를 지으며 땅에 박혔고, 오르막이나 굽어 도는 지점엔 줄이 매진 난간이 어김없이 나타난다. 길은 두 명이 나란히 걷기에 쾌적한 넓이다. 적당한 간격마다 통나무 벤치와 합성목재로 만든 전망대를 겸한 쉼터가 나타나 다리품을 쉬기에 좋다.

 

 

 


길을 걷다가 간간이 만나는 통나무 벤치.

 

 


삽시도 둘레길의 쉼터.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어 다리품을 쉬기 좋다.

 

 


해무 속에서 가늠되는 호도 풍광. 꿈 속인 듯 아득하다.

 

 

 

  전망이 트이는 곳에선 서쪽 멀리 엎어놓은 종처럼 생긴 조도와 명덕도 같은 섬들이 해무에 뒤덮인 채 아스라한 풍광을 이루고 있다. 조도는 제주의 산방산 같아 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이윽고 나타난 면삽지 이정표. 둘레길에서 아래 바다로 300미터를 내려서야 한다. 바다에 닿기까지 합성목재 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대충 헤아려보니 250개쯤 된다. 다 내려선 지점 부근엔 만개한 원추리가 화원을 이뤘다. 계단이 끝난 곳에서 칡넝쿨 우거진 사이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썰물 때만 본섬과 연결되는 면삽지가 보인다. 사방이 바위 절벽으로 이뤄져 접근은 힘들지만 본섬과의 사이에 가득 쌓인 조약돌이 장관이다. 한가운데 서니 양쪽에서 파도에 씻기며 조약돌 구르는 소리가 세상 그 어떤 음악에 비할 바가 아니다. 면삽지가 왜 삽시도의 대표적 명소인지 알고도 남겠다.

 

 

 


면삽지로 내려서는 합성목재 계단 구간. 250개쯤 이어진다.

 

 


면삽지 앞의 해식동굴 바깥 모습. 밀물 때면 들어설 수 없다.

 

 

 

 

삽시도 최고의 명소 면삽지

 

 

 

 

 주변 바위와는 성분이 다른 돌인데, 대체 어디서 온 걸까? 밟는 느낌과 파도에 구르는 소리가 너무 좋아 마냥 머물고 싶은데, 햇볕이 너무 강하다. 면삽지는 삽시와 얼굴을 맞대고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본섬에서 삽시도를 바라보는 지점 왼쪽에 꽤 큰 해식동굴이 있다. 들어가 보니 해무가 천정에 부딪혀 떨어지며 만들어진 작은 샘이 보인다. 물맛이 좋다.

 

 


삽시도의 최고 명소인 면삽지. 본섬과 이어진 조약돌로 가득한 길이 압권이다.

 

 


면삽지를 마주한 본섬의 해식동굴. 안이 꽤 넓다.

 

 

 

 다시 오른 둘레길. 이정표엔 여기서 황금곰솔까지 2.6km라고 적혔다.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는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가끔씩 쉼터와 벤치가 나타나고, 조망이 트이는 곳에선 명덕도와 호도, 추도까지 가늠된다.

 

 얼마나 갔을까, 물망터 갈림길이 나타났다. 둘레길에서 물망터까진 0.5km라고 적혔다. 그런데 여기서도 황금곰솔까지의 거리가 2.6km란다. 지나온 면삽지까지는 0.3km라고 적혔는데, 누군가 숫자 ‘0’을 지워놓았다. 이래저래 재 봐도 이 숫자들은 엉터리 같다.

 

 

 


둘레길에서 만나는 이정표. 거리를 표시한 숫자는 무시하시라.

 

 

 

 물망터로 내려서는 길은 골짝을 따라 부드럽게 휘어지는 흙길이어서 걷기가 편하다. 바닷가, 썰물 때면 나타나는 샘물인 물망터는 물때를 잘 맞춰야 볼 수 있다. 내가 도착했을 땐 바닷물에 덮여 멀리서 위치만 확인하고 돌아서야 했다. 그러나 물망터로 이어진 조용하고 아담한 해변이 너무 예뻐서 내려선 즐거움은 충분했다. 주변에 만개한 나리꽃과 원추리, 엉겅퀴꽃 감상은 덤. 

 

 

 


(왼쪽) 나리꽃 / (오른쪽) 칡꽃

 

 


(왼쪽) 까치수염 / (오른쪽) 엉겅퀴

 

 


계요등

 

 


물망터로 내려서는 길과 해변. 해변 끝 저 바위 어디쯤에 민물이 솟는 샘이 있다.

 

 

 

 물망터 갈림길을 지난 둘레길엔 합성목재로 만든 난간이 나타난다. 이 난간 시설이 예전 것인 듯 보인다. 이전까지 보이던 스테인리스스틸 재질 난간이 최근 보수한 것 같다. 작은 골짝 위로 구름다리처럼 놓인 계단과 몇 번의 오르내림을 반복한 끝에 도착한 곰솔 지대. 쭉쭉 뻗은 소나무가 멋진 풍광을 펼쳐놓았다. ‘이 나무들 사이에 황금곰솔이 섞인 걸까? 어떻게 찾나?’ 고민하며 걷는데, 해변까지 다 내려선 길에서 황금곰솔 안내판을 만났다. 수령 50년쯤의 나무로, 주변 다른 나무에 비해 무척 작다. 길에서 볼 때는 모르겠더니 해변으로 내려서서 돌아보니 이파리에 노란빛이 섞여 주변과 확연히 구분된다. 엽록소가 없거나 적어서 생긴 현상이라고 적혔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소나무라고.

 

 

 


합성목재로 이어진 난간. 물망터를 지나며 나타난다.

 

 


스테인리스스틸 난간이 이어진 둘레길. 최근 보수한 듯 말끔하다.

 

 


숲이 트이며 나타난 풍광. 물망터와 황금곰솔 중간 어디쯤이다.  

 

 


황금곰솔 부근의 곰솔 군락지. 하늘로 뻗어간 상승감이 좋다.

 

 


삽시도 3대 보물 중 하나인 황금곰솔. 둘레길 끝자락에서 만난다.

 

 

 

 황금곰솔을 지나 20분쯤 후 닿은 숲속 네거리. 이정표엔 여기서도 물망터가 0.5km라고 적혔다. 삽시도 둘레길에선 이정표에 적힌 거리는 염두에 두지 않는 게 좋겠다. 오른쪽으로 원래 있던 날개판이 아닌, 누군가 만들어 붙인 날개판이 하나 더 보인다. ‘밤섬 선착장, 밤섬해수욕장’이라 쓴 손글씨도 보인다. 이 방향으로 300미터 내려서니 밤섬해수욕장 끝이다. 삽시도 둘레길 종점인 것이다.

 

 

 


마지막 숲속 네거리. 오른쪽 돌이 두 개 놓인 곳으로 300미터 내려서면 밤섬 해변 끝의 종점이다.

 

 

 

 

 

 

 

▶ 걷는 거리
2시간 40분

▶ 걷는 시간
3시간

▶ 걷기 순서
진너머해수욕장-펜션나라-삼거리(오른쪽)-면삽지-물망터-황금곰솔-금송사지(밤섬해수욕장 서쪽 끝)

▶ 난이도
중하

▶ 교통편
신한해운에서 운항하는 ‘가자섬으로호’를 이용해 삽시도에 내리면 삽시도 유일의 마을버스가 대기 중이다.
버스 기사(강동회)에게 삽시도 둘레길 입구에 내려달라고 말하면 된다.
버스요금은 1,000원이며, 현금으로 결제해야 한다. 종점인 밤섬해수욕장 서쪽 끝은 무인지경이다.
삽시도는 택시가 없어서 선착장(밤섬선착장 또는 술뚱선착장)까지는 걸어서 나와야 한다.
밤섬선착장까지는 비포장도를 따라 1.6km, 술뚱선착장까지는 콘크리트포장 농로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4km쯤 거리다.
민박이나 펜션을 이용할 경우 주인장에게 전화하면 데리러 온다.

 

 

 

 

 

 

 

▶ 화장실
금송사

▶ 식수
물망터

▶ 숙박
삽시도엔 민박집과 펜션이 50군데가 넘는다. 매점은 선착장 부근에 하나씩 두 곳뿐이지만
웬만한 민박과 펜션은 식당을 겸하며 음료수도 판다.
삽시도횟집민박(010-5431-6390), 환상의노을펜션(010-4024-2001),
동백하우스(010-5408-3738), 펜션나라(010-3001-5000) 등.

▶ 문의 전화
보령시청 해양정책과 (041)930-9394, 오천면사무소 041-932-4302

 

 

 

 

 


글, 사진 : 이승태 여행작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