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봉화] 가을따라 철길따라 걷는 경북 가볼만한 곳, 봉화 낙동강세평하늘길 1,2,3구간

2018-09 이 달의 추천길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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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세평하늘길은 낙동강 물길과 영동선 철길을 따라간다.

 

 

 

 경상북도 봉화군 북쪽 끄트머리에 낙동강 물길을 따라 생긴 마을들이 있다. 낙동강을 넘나드는 영동선 철길에 놓인 작은 간이역의 이름이기도한 이 마을들은 승부, 양원, 비동, 분천마을이다. 한동안 오지마을로 불렸을 만큼 접근이 어려웠던 곳이고 자동차가 넘쳐나는 지금도 여전히 접근이 쉬운 곳은 아니다. 오랫동안 기차로만 연결되던 이 마을들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도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다. 낙동강 물길과 영동선 철길을 따라 걷는 이 길의 이름은 ‘낙동강세평하늘길’이다. 정말 치열하게 더웠던 여름도 세월 앞에 꼬리를 내렸다. 소슬바람 불어올 가을의 초입에 낙동강 물길과 걸음을 맞춰보자.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

 

 

 

 

 나그네를 플랫폼에 내려놓은 기차는 꽁무니를 보이며 저만치로 사라지고 간이역에는 배낭을 멘 여남은 사람만 남았다. 작은 역사에 걸린 승부역이라는 이름표에 눈길을 주고 나서 플랫폼에 세워 놓은 표석에 새겨진 짧은 시를 소리 내어 읽어본다. 승부역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같이 소개된 이 글은 60년대에 이곳에서 근무하던 김찬빈 역무원이 쓴 글이라고 한다.

 

 

 


승부역은 걸음을 시작하는 곳이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곳이다. 낙동강이 만드는 V자 협곡의 모퉁이 땅에 자그마한 역사와 철로 그리고 플랫폼이 전부인 곳이다. 철길 아래로는 낙동강 물길이 흘러가고 있다. 사진 몇 장을 찍는 동안 같이 내렸던 사람들은 벌써 언덕 아래로 사라졌고 역에는 나그네와 길동무만 덩그마니 남았다. 낙동강 사진 두어 장을 더 찍고서 걸음을 시작한다. 우리의 걸음은 낙동강의 최상류 지역인 경북 봉화 석포면부터 소천면으로 이어지는데 같이 동행을 할 친구들이 낙동강 물길과 영동선 철길이다.

 

 

 


길은 낙동강을 넘나들며 부드럽게 이어진다.

 

 

 

 

낙동강 물길이 걸음을 인도하고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의 산줄기는 남으로 내려오다 밝고 큰 동네 태백을 지나면서 두 갈래로 갈리게 된다. 남하하던 대로 계속 내려가는 산줄기는 낙동강 동쪽으로 산줄기가 이어진다 하여 낙동정맥 이라고 부르고 서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산줄기가 백두대간이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분기를 하는 곳이 삼수령(920m)인데 이곳이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수령이다. 삼수령 꼭대기로 떨어진 빗방울이 북으로 구르면 한강으로 흘러들어 서해까지, 남으로 구른 빗방울은 황지연못으로 솟아서 낙동강이 되어 남해로 들며, 동으로 구른 빗방울은 오십천이 되어 동해로 흐르게 된다. 낙동강은 길이가 약 525km로 한반도에서는 압록강 다음으로 긴 강이고, 낙동洛東이란 이름은 가락국(지금의 상주지방)의 동쪽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낙동강 물길 옆으로 길을 냈다.

 

 

 

 걸음은 낙동강 물길을 따라가는데 승부역에서 이어지는 영동선 철길은 나그네의 머리 위로 지나간다. 이제부터 대략 절반 지점인 양원역 까지는 중간에 아무것도 없다. 있다면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새소리뿐이다. 적당히 휘어지고 굽어진 길을 따라 낙동강 물길도 그렇게 서로 넘나든다. 계곡은 협곡이다. 그 협곡 비탈진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영동선 철길이 걸려 있다.

 

 

 


영동선 철길이 계곡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걸렸다.

 

 


철길은 위로 물길은 아래로 사이좋게 이어진다.

 

 

 

 좁은 계곡을 따라 흐르는 강물은 바위를 만나면 에둘러 가고 급한 곳에서는 작은 폭포나 여울이 되어 우당탕거리며 흐르다 제풀에 지치면 넓은 소를 만들어 한참을 쉰다. 너무도 빼어난 경치라 아무데고 주저앉으면 그곳이 쉼터다. 그늘에 들어 한참을 쉰다. 바쁠 것이 없으니 서두를 일도 없다. 계곡을 돌아드는 바람에 땀은 어느새 말라버렸다. 풀어놓았던 배낭을 다시 갈무리하고 신발 끈을 고쳐 맨다.

 

 

 


물길이 흐름을 잠시 멈춘 곳에서는 사람들도 쉬어간다.

 

 

 

 

간이역 순례하기

 

 

 

 

 길을 떠나온 승부역도 그렇고 이제 만나게 될 양원역, 비동승강장, 분천역들은 그동안 잘 알려진 곳은 아니었다. 하루에 기차가 상·하행선을 합하여 여섯 번 정도 정차하던 곳이고, 그나마 승객이 한명도 없는 날이 훨씬 더 많았다는 곳이었다. 그러나 1998년 겨울부터 매년 ‘환상선 눈꽃열차’를 운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뒤로 V-train과 O-train 같은 관광열차 덕분에 지금은 많이 알려진 곳이 되었다.

 

 

 


길이 끊긴 곳은 출렁다리로 이었다.

 

 


벼랑에 놓인 잔도

 

 

 

 승부역은 작지만 정식 건물이 있는 역이지만 양원역은 조금 다르다.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 현 영동선)이 개통 되면서 분천마을과 승부마을에는 기차역이 생겼지만 현재 양원역이 있는 원곡마을은 기차가 정차하지 않았다. 원곡마을 사람들은 왕복 삼십 리를 걸어 승부역을 이용해야 했는데 거리도 거리지만 발품을 줄이려고 철로를 걷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도 많았다. 그 후 영동선 개통 33년만인 1988년에 주민들의 염원이 이루어져 원곡마을에도 기차가 정차하게 되었다. 주민들은 힘을 합쳐 대합실이며 승강장을 만들었고 역 이름은 양원역이 되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 역사가 탄생한 것이다.

 

 

 


소나무숲을 지나는 길은 싱그럽다.

 

 


다양한 표정의 길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큰물이 들면 낙동강세평하늘길은 끊긴다.

 

 

 

 양원역에 도착해서 소박한 대합실을 둘러보고 있는데 기차가 들어온다. 분천역과 철암역을 왕복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인 V-train이다. V-train은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백두대간 협곡을 시속 30km의 느린 속도로 운행하는 관광열차다. 열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양원역의 작은 대합실을 카메라에 담고, 동네 주민들은 옥수수 같은 간단한 주전부리 좌판을 벌려 관광객을 맞는다.

 

 

 


양원역 풍경-왼쪽의 작은 하얀 건물이 대합실이다.

 

 


길손은 가끔 자기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양원역을 떠난 걸음은 낙동강을 두 번 건너 숲으로 들어선다. 좁고 가풀막진 언덕을 넘어선 후에 철교에 낸 길을 건너면 비동승강장이다. 비동승강장은 작은 대합실조차 없는 곳이다. 승강장에 세워진 안내판만이 이곳이 기차가 서는 곳임을 말해준다.

 

 

 


체르마트길 구간도 낙동강을 넘나드는 길이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갈 때는 조심스러워진다.

 

 

 

 양원역부터 비동승강장까지 구간 이름이 체르마트길이다. 체르마트는 스위스 남부 발레 주에 있는 마을이다. 알프스 3대 미봉 중 하나인 마테호른의 기슭에 위치하고 있고 스위스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2013년 5월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을 맺었다. 체르마트길 이라는 이름은 그래서 붙었다. 

 

 

 


사이좋게 낚시를 하는 아버지와 아들

 

 

 

 비동승강장부터 걸음의 종착역인 분천역까지는 포장도로를 걷는다. 차량도 통행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차량통행은 많지 않아 한갓지게 걸을 수 있다. 이곳은 낙동강 상류지역이어서 아직 너른 강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구불대며 사행하지도 않고 장하게 흐르지도 않는다. 적당히 휘어지며 돌돌거리다 갑자기 폴짝 뛰기도 하고 잠시 얌전한가 싶으면 어느새 팔랑거리며 경쾌하게 흐른다.

 

 

 


잘 가꾸어 놓은 화단-분천역이 지척이라는 표시다.

 

 

 

 길은 언덕으로 오르며 낙동강과 조금 멀어지고 저 앞으로 주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분천역이 지척이라는 이야기다. 분천역은 백두대간 협곡열차인 V-train의 시·종점역으로 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활기를 띄고 있는데 산타마을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분천역은 걸음을 마치는 곳이다.

 

 


백두대간 협곡열차인 V-train을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

 

 

 

 

 

 

 

 

 

▶ 걷는 거리
 12km
1구간 낙동비경길(승부역~양원역) 5.6km
2구간 체르마트길(양원역~비동승강장) 2.2km
3구간 분천비동길(비동승강장~분천역) 4.2km


▶ 걷는 시간
4시간(순 걷는 시간. 답사시간, 간식시간, 쉬는 시간 등은 포함하지 않음)

 

▶ 걷기 순서
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역 ~ 양원역 ~ 비동 승강장 ~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
분천역에서 승부역으로 걸을 수도 있다.

 

▶ 난이도
보통

 

▶ 교통편
● 찾아가기
*낙동강세평하늘길의 시·종점인 승부역이나 분천역의 대중교통은 불편한 편이다. 승부역은 기차만 있고 버스는 없으며, 분천역은 기차와 버스가 모두 있다. 요일별로, 계절별로 기차시간이 바뀐다. 여행계획 전에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아래의 내용은 2018년 8월 하순 기준이다.

 * 승부역
1. 강릉에서 가는 경우 월~일요일 무궁화호 3회/1일 정차한다.
2. 영주역에서 가는 경우 월요일 무궁화호 3회/1일, 화요일 무궁화호 3회 O-train 1회/1일, 수~일요일 무궁화호 3회 V-train 1회 O-train 1회/1일 정차한다.
  
* 분천역
1. 강릉에서 가는 경우 월~일요일 무궁화호 3회/1일 정차한다.
2. 영주역에서 가는 경우 월요일 무궁화호 3회/1일, 화요일 무궁화호 3회 O-train 1회/1일,
수~금요일 무궁화호 3회 V-train 1회 O-train 1회/1일, 토~일요일 무궁화호 4회 V-train 1회 O-train 1회/1일 정차한다.
3. 봉화군 춘양버스터미널에서 분천역으로 가는 버스가 4회/1일 있다.

●돌아오기 : 찾아가기의 역순이다.
  
●주차장 : 분천역에 주차장이 있다. 승부역에 승용차 3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경우 ‘분천역’ ‘승부역’으로 설정하면 된다.
분천역 :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길 49(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
승부역 : 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길 1162-5(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 산105-1)

 

 

 

 

 

 

 

▶ 화장실
승부역, 양원역, 용골쉼터, 분천역

 

▶ 음식점 및 매점
 승부역-간이식당, 간이매점 분천역-식당, 슈퍼, 먹거리장터

 

▶ 숙박업소
승부역 부근에 게스트하우스, 승부역에서 1.5km 떨어져 있는 하승부마을에 민박, 펜션, 양원역 근처에 민박, 분천역에 민박

 

▶ 여행 정보
1.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당일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영동선 주변의 다른 여행지와 함께 1박 2일의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2.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기차를 이용한 당일여행은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1) 찾아가기 - 기차 비용 26,100원/일반기준 (새마을 19,600원 + O-train 6,500원)
  
* 새마을 청량리(09:10) ~ 영주(11:50) / 환승 O-train 영주(12:26) ~ 승부(13:52)

 

 

 

 

2) 돌아오기 - 기차비용 23,300원/일반기준 (무궁화 3,700원 + 새마을 19,600원)
  
* 무궁화 분천(19:34) ~ 영주(20:38) / 환승 새마을 영주(20:55) ~ 청량리(23:40)
* 걸음이 아주 빠른 사람이라면(승부역~분천역 12km를 3시간 이내에 걷는 경우) 분천역에서 17시 09분 기차를 탈 수 있다. 

 

 

 

※ 열차시간표는 코레일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으나, 해당 기차 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을 떠나시기 전에 코레일 홈페이지를 꼭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3. 차를 가져가는 경우에는 분천역에 차를 두고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 기차로 이동한 후에 걸으면 된다. 분천역에서 첫 기차는 09시 33분에 있고 승부역 도착은 09시 47분이다.

 

▶ 문의 전화
봉화군청 문화관광과 관광개발담당 054-679-6353

 

 

 


글, 그림 : 김영록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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