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김포] 9월 국내 이색여행길 추천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철책길

2018-09 이 달의 추천길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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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책은 분단의 상징이다. 철책과 초소, 진지를 옆에 끼고 걷는 트래킹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이유 모를 긴장감이 드는 동시에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도 어렴풋이 고개를 든다. 염하강 철책길은 김포 서부 대명항에서 시작한다. 대명항이 있는 마포 함상공원에서 시작, 덕포진을 경유해 다시 대명항으로 돌아오는 코스와 북쪽 문수산성 후문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구분된다.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친 여름의 중심에서 염하강 철책길 일부 구간을 걸었다.  

 

 

 

 

철책을 옆에 끼고

 

 

 

 

 염하(鹽河)는 강화도와 김포 서부를 사이에 낀 작은 해협이다. 얼핏 보면 마치 강과 같아 지금의 이름이 붙은 것. 여행자 사이에서는 ‘염하강’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불리는데, 정확히 이야기하면, 염하가 맞다. 강이 두 번 반복되기 때문이다. 염하는 강화해협 혹은 김포 강화해협이라고도 불린다. 수심이 얕고 물살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예부터 해상 교통은 물론 군사적으로도 요충지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김포 대명항 광장 전경.

 

 

 

 1994년 이후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어느 여름날 염하강 철책길이 시작되는 김포 대명항을 찾았다. 대명항은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 자리한 항구로 재래식 포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강화도 남부와 연결된 초지대교는 온종일 수많은 차량이 오가고, 그 아래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항구가 넙죽 엎드려 있다. 항구 주변으로는 크고 작은 어선이 정박해 있고, 주변 횟집은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대명항 바로 옆, 김포 함상공원 입구. / 김포 함상공원의 하이라이트, 운봉함.

 

 


해군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운봉함 내부 전시관.

 

 

 

 항구 한쪽에는 김포함상공원이 들어서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커다란 군함. 1944년부터 2006년까지 바다를 누비던 해군 군함 운봉함을 전시관으로 개조해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평소에 보기 어려웠던 해군 군함 내부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데, 바다에서 생활하는 해군의 삶을 간접 체험해볼 좋은 기회가 된다. 갑판과 조종실, 그리고 선실 등을 둘러볼 수 있으며 한쪽에는 나라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천안함 승무원들의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는 3000원. 김포 시민이면 반값이다.

 

 

 


대명항에서 바라본 염하강, 그리고 강화도.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 철책길 아치형 입간판. / 염하강 철책길의 시작. 김포함상공원 바로 우측에서 만날 수 있다.

 

 

 

 김포함상공원 우측에서부터 작은 트래킹 길이 시작된다. 평화누리길 1코스, 즉 염하강 철책길이다. ‘평화누리길’은 김포를 비롯해 고양, 파주, 연천 등지의 민통선을 따라 형성된 산성길, 제방길, 철책길을 가리킨다. 김포 대명항에서 시작해 해협을 끼고 문수산성 남문까지 이어지는 길을 평화누리길 1코스로 부른다.

 

 

 


철책 따라 시작되는 트래킹 길.

 

 

 

 아치형 평화누리길 입간판을 통과하고 나면, 곧바로 철책길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철책은 다소 위압적이다. 해협 건너편은 북한이 아닌 강화도인데, 왜 철책이 있는지 다소 의외였지만, 해협의 빠른 물살을 보니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해협이 시작되는 강화도와 김포 최북단 사이에서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바로 북한이다. 급류가 매서워 어둠을 틈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철책과 경계가 필요한 것이다.  

 

 

 

 

평화를 염원하며 즐기는 트래킹

 

 

 

 


평화누리길을 알려주는 작은 리본.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철책을 끼고 걷는 트래킹. 평소 와닿지 않았던 ‘분단’이라는 무거운 단어가 가슴을 짓누른다. 군데군데 자리한 초소와 진지의 모습을 보니, 잠시 잊고 지냈던 안보의식이 살포시 고개를 쳐든다. 평화누리길 1코스를 걷고 있으니 마치 철책을 따라 경계 근무를 서는 군인이 된 기분도 든다.  

 

 

 


평화의 염원을 담은 공공미술작품.

 

 

 

 평화누리길의 기본 슬로건은 ‘평화’다. 따라서 무거운 생각은 접어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트래킹에 임하면 된다. 염하강 철책길은 난이도가 무난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걸을 만한 코스다. 특히 코스모스를 비롯한 야생화가 만발하는 초가을 무렵이면,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없다.  

 

 

 


트래킹의 시작과 끝, 대명항과 문수산성 남문을 가리키는 이정표.

 

 


트래킹 길에 조성된 개성 넘치는 공공미술작품들. 찾는 재미가 있다.

 

 


덕포진 초입에 자리한 쉼터. 시즌별로 사진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대명항을 등지고 조금만 걸으면, 군데군데 평화의 염원을 담은 조형물을 여럿 볼 수 있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인데, 20점이 넘는 공공미술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들 작품과 익살스러운 조형물, LP판 추억사진이 전시된 장미터널 등은 다소 긴장감이 있을 수 있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잡아준다.

 

 

 


덕포진의 포대 전경. 여러 개의 진지와 포대가 자리한다.

 

 


덕포진의 안내 입간판. 문화재 보호를 위해 정해진 탐방로만 걸어야 한다.

 

 


덕포진에서 바라본 염하강과 강화도.

 

 


덕포진 파수청터 유적.

 

 

 

 대명항에서 약 20분 정도 걸으면 작은 언덕길이 나타난다. 이곳 일대가 덕포진이다. 조선시대 군사 방어시설이었는데, 비교적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 경계가 쉬웠다. 덕포진은 조선시대의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해협 건너로 강화도의 덕진진, 용두돈대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 특징. 프랑스군이 쳐들어온 병인양요, 그리고 미군이 쳐들어온 신미양요가 펼쳐진 장소다. 예부터 이곳은 ‘손돌목’이라고 불렸다. 고려시대 원나라의 공격으로 강화도에서 농성하던 중, 손돌이라는 뱃사공이 나룻배를 타다 소용돌이에 가까운 물살 때문에 배가 원래의 방향이 아닌 반대로 향하게 되었는데, 첩자로 오인 받은 손돌은 죽임을 당했다. 나중에 오해가 풀린 뒤, 그의 억울한 넋을 기리기 위해 덕포진 끝자락에 그의 무덤과 비석을 세웠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당시에도 손돌목, 즉 강화해협 물살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렇듯 고려시대부터 근현대를 지나 그리고 현재까지 이곳 일대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다. 따라서 철책과 초소가 생긴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남북화해 모드로 급변한 지금, ‘평화’에 대한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철책길 따라 평화누리길 1코스를 걷다 보면 절로 안보의식과 평화에 대한 염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평화누리길 1코스 안내판. 순환코스와 직진코스로 구분된다.

 

 

 

 

 염하강 철책길은 덕포진 일대에서 두 갈림길로 나뉜다. 대명항에서 덕포진을 거쳐 다시 대명항으로 돌아가는 1시간 30분 코스의 순환코스와 덕포진을 그대로 지나쳐 북쪽 문수산성 남문까지 가는 4시간 코스가 그것이다. 순환코스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지만, 4시간 코스는 제법 난도가 있는 편이다. 비좁은 철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좁은 돌계단도 나타나고, 수풀이 우거진 지대도 지나친다. 코스는 다소 버거워도 다양한 종류의 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덕포진을 지나면, 산길 구간이 펼쳐진다.

 

 


철책길 주변, 야생나무의 이름을 알려주는 표지판.

 

 

 

 덕포진을 뒤로하고 왼쪽에 염하강을 끼고 계속 전진하면, 부래도, 쇄암리, 고양리, 군하리, 포내리 등을 거친다. 지독한 폭염 때문에 부래도 쉼터에 앉아 잠시 고민해본다. 순환코스를 타고 다시 대명항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문수산성 후문까지 가볼지, 그것도 아니면 중간 마을을 좀 더 둘러본 뒤, 큰 대로로 빠질지 말이다. 실제로 4시간짜리 코스에 서면, 누구나 나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정답은 없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멋진 풍경이 약속된다. 또한 염하강 철책길 바로 근처에는 잘 닦인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하이킹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쇄암리로 접어들면, 철책길 따라 다양한 난도의 트래킹길을 만날 수 있다.

 

 


가끔은 수풀에 뒤덮인 험한 길이 나오기도 한다.

 

 

 

 부래도 쉼터를 지나면, 쇄암리가 시작된다. 쇄암리는 부스러지는 돌이 많아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 좌측에는 여전히 철책이 이어지고, 우측에는 논과 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곳곳에 자리한 전망대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염하강과 강화도를 조망하는 것도 좋다. 이후 고양리, 군하리로 접어들면, 잘 포장된 도로가 나오는데, 작은 마을버스가 다닌다. 만약 여기까지 왔는데, 힘에 부친다면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좋다. 김포C.C 골프장을 지나면, 작은 아치교와 옛 강화교가 연이어 나타난다. 계속 길을 따라 직진하면 문수산성 후문과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문수산성 남문에 서면, 강화대교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이 평화누리길 1코스의 마지막 포인트다. 일단 안도의 한숨이 몰려왔고, 이어 이유 모를 보람이 온몸을 감싸는 기분이 든다.

 

 

 


쇄암리-고양리 구간에서 만난 푸르른 논밭. / 쇄암리-고양리 구간에서 만난 야생 나팔꽃.

 

 


쇄암리 쉼터 전경.

 

 


트래킹의 마지막 코스. 아쉽다면, 문수산성 정상까지 오르는 것도 추천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트래킹에 정답은 없다. 대명항에서 시작해 순환코스를 선택해도 좋고, 문수산성 후문까지 걸어도 좋다. 서울에서 가까워 주말에 친구나 가족과 함께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초가을을 앞둔 시기라면, 걷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일 것이다.

 

 

 

 

 

 

 

 

▶ 걷는 거리
약 14㎞

 

▶ 걷는 시간
4시간

 

▶ 걷기 순서
대명항 – 덕포진 – 쇄암리 – 고양리 – 문수산성 남문

 

▶ 난이도

 

▶ 교통편
● 찾아가기
버스를 통해 대명항과 문수산성 남문으로 온다. 지하철 5호선 송정역에서 일반버스 60-3번 버스를 갈아타면, 대명항 정류장까지 올 수 있다. 또 지하철 5호선 송정역에서 3000번, 88번 버스를 타고 성동검문소 정류장에서 내리면 문수산성 남문으로 접근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서울외곽순환도로 김포 IC를 거쳐 48번국도, 356번 지방도를 타면 대명항까지 올 수 있다. 또 서울외곽순환도로 김포 Ic를 거쳐 48번 국도를 타면 문수산성 남문까지 올 수 있다. 모두 약 50분 정도 소요된다.

 

 

 

 

 

 

 

▶ 화장실
대명항, 부래도쉼터, 쇄암리쉼터, 문수산성 남문 화장실 등

 

▶ 음식점 및 매점
 대명항에 식당이 여럿 있다. 활어회, 회덮밥, 왕새우 튀김, 젓갈정식 등을 맛볼 수 있다. 쇄암리쉼터, 문수산성 남문 주변에 매점이 있다.

 

▶ 길안내
안내판과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왼쪽의 철책을 따라 계속 걸기만 하면 된다. 대명항에서 부래도쉼터 인근을 경유해 다시 대명항으로 돌아오는 1시간 30분짜리 순환코스와 문수산성 남문까지 이어지는 4시간짜리 코스로 나뉜다. 대명항 입구에 있는 김포함상공원도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 문의 전화
김포시청 문화예술과 : 031-980-2480, 2482

 

 


            
         글, 그림 : 이수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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