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산] 충남 서산 가볼만한 여행지, 백제 유적지를 보며 걷는 걷기여행길 서산 아라메길 1코스

2018-09 이 달의 추천길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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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 아라메길 1코스 구간 중 "용현계곡 입구 ~ 해미읍성 주차장"까지의 일부 구간을 다녀온 여행 후기입니다.

 

 

 

 

“이번 주 일요일에 산 가자”
학창 시절, 내가 가장 끔찍해 했던 아빠의 말이었다.
“싫어 운동할 거면 집 근처에서 하지. 왜 굳이 멀리 가”

 

 

 

 

 밖에서 걷는 건 특히 산을 가는 건 사서 고생이라 생각했던 나의 손을 기어코 잡고 나가시는 아빠. 그땐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훗날 내가 걷기를 좋아하게 될 거라는걸..!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 생각을 정립할 시간이 필요할 때, 한적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나는 늘 머나먼 어딘가를 걷기 시작했다.
 정신없는 도시를 벗어나 울창한 나무와 새의 지저귐 속에서, 비로소 난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안에서는 풀리지 않은 것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각이 하나둘씩 정리되는 듯하였다.

 

 

 

 

5시간 속에 누릴 수 있는 다채로움

 

 

 

 

 서산의 아라메길은 오랜만에 그런 생각과 마음이 들었던 길이었다.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인 ‘아라메길’에서 내가 걸은 1-1구간은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용현계곡에서부터 시작하여, 마여여래 삼존상,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까지 약 11km 이어지는 5시간이라는 시간 속에 산, 계곡, 불교 유적, 백제 시대 그리고 조선 시대까지 품었기 때문이다.

 

 

 


한 여름, 용현계곡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평상에서 백숙을 먹으며, 튜브를 타고 물장구를 치며 계곡과 함께 더위를 씻는다.

 

 

 

 1-1구간의 시작인 용현계곡에서 마애여래삼존상으로 가는 길. 행복에 젖은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이 튜브를 타고 까르르하는 소리, 물장구를 치며 장난치는 소리, 평상에 앉아 닭백숙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들.
계곡의 졸졸대는 소리와 함께 어우러지진 소리를 들으며 어기적어기적 걷노라면 마애여래삼존상에 입구를 알리는 두 장승이 보인다.

 

 

 

 

아라메길에서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

 

 

 

 


돌 계단을 오르다 보면 관리사무소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넉넉한 미소를 짓고 있는 마애여래삼존상

 

 


미소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기도를 하게 된다

 

 

 

 후덕한 미소를 짓는 두 장승 사이에 있는 다리를 건너 산책하듯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먼저 관리사무소와 물이문이 보이고 조금 더 오르면 크나큰 절벽바위에 양각으로 새겨진 마애여래삼존상이 나타난다.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마애여래삼존상은, 700년의 역사를 가진 백제시대의 남아있는 유일한 마애불 3개 중 하나이다.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의미인 손 모양을 하며 얼굴 가득히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는 마애불을 보고 있자면 이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 넉넉함이 전해져 무교인 나도 어느샌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게 된다. 소원을 담은 마애여래삼존상을 뒤로 한 채 다시 내리막길로 내려가 물길을 거슬러 20분 정도 올라가면 보원사지가 보인다.

 

 

 

 

천명의 승려가 수도하였던 ‘백제의 절터’를 만나다

 

 

 

 


마애여래삼존상을 뒤로한 채 보원사지로 가는 길

 

 


백제시대, 1000명이 살았던 이곳. 지금은 광활한 절터와 석탑, 초석만이 남았다.

 

 


상왕산의 능선 앞에 용현계곡 옆 넓은 터에 자리한 5층 석탑.

 

 

 

 보원사지는 백제 시대에 만들어진 보원사라는 절의 옛날 절터이다. 한창 융성했던 시절에는 1,000명의 승려가 살았다고 할 정도로, 약 10만m2 상당의 축구장 15개가 되는 큰 사찰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광활한 이곳에 건물은 보이지 않고 절터, 5층 석탑을 포함해 보물 103,104,106호와 초석 만이 남아있다.

 

 어느 순간부터 역사유적지를 오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분명히 1,400년 전에 이곳은 누군가에게 생활의 터이고 누군가에게는 꿈을 키우는 공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열심히 일하는 곳이었을 테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사라지고 터와 유물 초석만이 남았다. 광활한 절터에서 왠지 모를 헛헛함이 느껴지며 매 순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를 만나다.

 

 

 

 


후덕한 미소로 개심사로 향하는 길을 알리는 두 장승

 

 


솔나무 향기와, 지저귀는 새소리와 함께하는 오르막길

 

 


한적한 산 속 안에서 더욱이 내 자신에 집중할 수 있다.

 

 

 

 ‘보원사지 뒤편에는 아라메길을 알리는 이제는 친숙한 장승이 둘 서 있다.  이 작은 산을 넘으면 개심사에 도착한다. 지금까지 걷는 길은 잘 닦여진 평지여서 어렵지 않았지만, 개심사로 가는 길을 1시간 20분가량 오르고 내리다 보면 얼굴이 땀으로 젖는다.
 그렇지만 소나무로 울거진 이 길과 코끝에 스치는 솔향기가 나를 달래 주는 듯하였다.

 

 

 


곳곳마다 아라메길의 이정표가 나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삼분의 이를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내리막길로만 이어진다

 

 

 


이 표지 이후부터 개심사까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도저히 절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는 순간 개심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개심사의 첫인상은 편안했다. 주변의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화려함’보다 ‘정겨움’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개심사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한다. 개심사.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순수함이 느껴진다.

 

 

 

 ‘마음을 여는 절’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654년에 창건되었다. 왕벚꽃, 청벚꽃 명소로 유명한 개심사는 봄에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내가 방문한 여름에는 인적이 드물어 더욱 여유로웠다. 개심사는 ‘화려함’ 보다는 ‘소박함’이 어울리는 절이었다..
제멋대로 휘어진 나무기둥, 빛 바랜 단청, 울퉁불퉁한 벽에서 편안함이 밀려온다.

 

 

 

 

일 년째 절에 살고 있는 아주머님을 만나다 

 

 

 

 


개심사, 이 안에서 일 년을 살면 어떨까?

 

 

 

 우연히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공양소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와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이곳에는 스님 3명 그리고 일하시는 아주머니 2명 총 5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절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더 늦기 전에 절에서 한 번쯤은 살고 싶다 생각해서
남편과 자식들에게 어렵사리 허락을 받고 이 곳에 산지 어느새 1년 정도 되었어요."

 

 개심사 속에서 삶을 이야기하시는 아주머니 표정에 어린아이 미소 같은 해맑음이 보인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니 이곳에서의 삶은 어떠할지 자연스레 상상을 하게 되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절, 왠지 이 안에서는 일상에 대한 감사함과 여유로움으로 가득할 듯하였다.

 

 

 

 

교황도 다녀간 ‘해미읍성’을 만나다

 

 

 

 

 개심사에서 해미읍성 가는 길. 가장 긴 구간이지만 완만해서 힘들지 않다.

 

 

 

 개심사를 나와 음식점들이 있는 주차장 아래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해미읍성을 간다. 이번 길은 1-1코스 중에 가장 길다. 약 5.4km을 길을 3시간 정도 걸으면 해미읍성이 나온다.

 

 

 


해미읍성, 다음에는 도시락 싸 들고 읍성 내 잔디 위에서 나른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읍성 내 대부분의 단지로 잔디로 덮여 있어 가족과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기가 좋다.

 

 


큰 나무를 둘러싼 항아리 그 뒤에 충청도 병마절도사의 집무실이었던 동헌

 

 


저물어가는 해를 마주하며 해미읍성에서 산책을 하는 커플.

 

 

 

 해미읍성 축제 때 와봤던 이곳, 축제가 아닌 날에 나오니 한적하니 너무 좋다. 해맑게 잔디 위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읍성을 둘러싼 성곽 위에서 읍성을 둘러보기도 하고, 드넓은 초원에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렇게 해미읍성을 끝으로 해가 저물어 가며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아라메길을 거닐었을 뿐인데 난 백제 조선 시대를 거쳐 21세기, 현재까지 시간여행을 했다. 산과 계곡 아라메길 품 안에서 왠지 모를 자신이 생겼다. 내일부터 더 행복한 내가 될 수 있을거라고. 

 

 

 

 

 

 

 

 

▶ 걷는 거리
서산 아라메길 1코스 구간 내, 약 11㎞ 

 

▶ 걷는 시간
4~5시간

 

▶ 걷기 순서
(1) 서산 아라메길 1코스 구간
유기방가옥(0.3㎞) ~ 선정묘(0.8㎞) ~ 유상묵가옥(4.7㎞) ~ 미평교(5.5㎞) ~ 고풍저수지(6.8㎞) ~ 용현계곡 입구(고풍저수지 앞 삼거리) ~ 마애여래삼존상(0.6㎞) ~ 보원사터(2.1㎞) ~ 개심사(4.6㎞) ~ ~해미읍성 북문(10.9㎞) ~ 해미읍성 주차장(11.2㎞)
(2) 여행 후기로 작성된 구간
용현계곡 입구(고풍저수지 앞 삼거리) - 마애여래삼존상(0.6㎞) ~ 보원사터(2.1㎞) ~ 개심사(4.6㎞) ~ ~해미읍성 북문(10.9㎞) ~ 해미읍성 주차장(11.2㎞)

 

▶ 난이도

 

▶ 교통편
● 찾아가기
자가이용: 네비게이션 ‘용현계곡 입구 (용현계곡 입구 삼거리 용현2리 버스정류장 앞에 넓은 주차장 위치함)
대중교통 : 서울강남터미널 ~ 서산터미널
첫차 06:30 (20분 간격), 총 46회 운행
서산터미널 ~ 용현계곡
시내버스 : 480, 481, 482 (용현계곡 )행

 

 

 

 

 

 

▶ 화장실
마애여래삼존상,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 주차장

 

▶ 음식점 및 매점
 용현계곡 근처 (평상 위 백숙), 해미읍성 근처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 많음) 서산휴게소(어리굴젖백반 –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이영자가 뽑은 전국휴게소음식 1위)

 

▶ 문의 전화
서산시청 관광산업과 (041)660-2373 용현관광안내소(041)662-2113

 

 

 

글, 그림 : 김예솔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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