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양평] 경기도 양평 가볼만한곳, 물소리길 6코스 용문산 은행나무길 여행

2018-10 이 달의 추천길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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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란 단어를 들으면 보통 시각적인 부분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여행이란 행위가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곳곳에 조성되어 있는 걷기길을 지나다보면 보는 재미뿐 아니라 듣는 재미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싱그러운 새의 지저귐, 잔잔한 파도의 소리, 시원한 솔바람의 노래 등 우리땅을 느리게 밟아야지만 들을 수 있는 생명과 자연의 기척은 걷기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양평엔 그런 소리를 따라 걷는 길이 있다. 이름부터 예쁜 물소리길이 바로 그것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맑은 물소리"

 

 

 

 


은행나무길의 시작점 용문역의 외관이 근사하다.

 


 

 

 용산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용문역으로 향했다. 서울 도심을 달리는 내내 높디높은 건물들이 쉴 새 없이 기찻길 위로 쏟아져 내리는 듯 했다. 그렇게 서울을 벗어나자 거짓말처럼 회색의 물결이 끝나고 초록의 향연이 펼쳐졌다. 기차가 남양주를 지나 양평으로 들어서자 초록의 농도는 더욱 진해졌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다보니 종착역인 용문역에 도착했다. 양평 물소리길 중 마지막 코스인 ‘은행나무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듣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양평 물소리길은 남한강과 북한강의 맑은 물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아우른 길이다. 총 여섯 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코스의 출발점이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기차역(양수역 - 신원역 - 아신역 - 양평역 - 원덕역 - 용문역)이기 때문에 그 어떤 걷기길보다 접근성이 훌륭하다. 물소리길이다보니 역시 코스가 모두 강과 하천을 끼고 있는데 여섯 번째 코스인 은행나무길은 용문산 자락까지 이어지는 길이라 물소리와 더불어 산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길이다.

 

 

 


귀여운 물방울 모양의 물소리길 안내 표식

 

 


코스 초반을 장식하는 황금 들녘

 

 

  용문역 3번 출구로 나서자 걷기길의 시작점을 알리는 안내 표식이 눈에 들어왔다. 푸른색 물방울 모양의 물소리길 안내 표식은 무척 깜찍했다. 앞으로 아무런 걱정 없이 물방울 모양만 따라 걸으면 된다. 역을 등진 채 본격적인 은행나무길 탐방에 나선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황금 들판이다. 코스가 시작되는 시골길 양 옆으로 벼와 곡식이 따사로운 햇살을 두루 맞으며 익어간다. 물소리를 만나기에 앞서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벼의 소리를 들어본다. 그 틈을 부지런히 오가는 메뚜기의 날갯짓 소리도 파르르 들린다. 논두렁 길 끝엔 흑천이 나타난다. 양평군 중앙부를 따라 서쪽으로 흐르다가 남한강과 한 몸이 되는 하천이다. 바로 전날 가을비가 넉넉히 쏟아진 덕에 흑천에 물이 많이 불었다.

 

 

 

 

"졸졸졸~"

 

 

 

 

마침내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흑천의 모습

 

 

 

 

"물길 따라 펼쳐지는 정겨운 시골마을"

 

 

 

 

 가을을 알리는 분홍색 코스모스

 

 

  ‘그 많던 더위는 다 어디로 갔을까?’ 재미있는 생각을 하며 흑천을 따라 걸었다. 그 앞에 ‘백 년 만의’, ‘역대 최악의’ 등의 끔찍한 수식어가 붙었던 2018년의 무더운 여름은 어느새 가을바람을 넘어서지 못하고 산화되었다. 천천히 길을 걷고 있노라면 늘 계절의 변화가 절절하게 느껴진다. 도심에선 왔는지도 몰랐던 가을이 양평엔 이미 지천이다. 흑천을 따라 끝없이 늘어선 코스모스가 가을을 알리는 선두주자다. 코스모스의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제멋대로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잠자리가 날렵하게 그 사이를 오가며 가을 풍경을 완성한다. 가을 정취를 만끽하다보니 어느새 용문국민체육센터에 도착했다. 시작점에서 약 2킬로미터 떨어진 곳인데 아직 다리에 전혀 힘이 빠지지 않을 걸 보니 풍경이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

 

 


용문국민체육센터에 들어서면 갑자기 달리고 싶어진다.

 

 

 마룡리에부터 미로처럼 이어진 시골마을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밤나무와 대추나무

 

 

 체육센터를 지나면 미로 같은 마을길이 이어진다. 물소리길 안내 표식이 없다면 ‘미로 같은’이 아니라 실제로 미로가 되는 길이다. 마룡리에서 시작되는 이 구간은 매우 복잡하지만 그럼에도 푸근하고 정겨운 시골집이 계속 이어져 넉넉한 웃음을 안겨준다. 고추를 말리러 나왔던 할머님이, 빨래를 걷으러 나왔던 아주머님이 낯선 여행자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신다. 마을엔 밤나무와 대추나무가 가득하다. 땅에 떨어진 밤 가시를 조심조심 피해 걷다 보면 다시 논길이 등장한다. 논에는 온통 우렁이 천지다.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농법이다. 주변에 쓸데없는 잡초는 죄다 우렁이 녀석들 차지다.

 

 


물소리길 어디에나 안내 표식이 잘 갖추어져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벼가 무르익고 있다.

 

 

 친환경 농법에 사용되는 우렁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산악 난코스"

 

 

 

 

 우렁이 논까지는 제법 여유도 부려가며 설렁설렁 걸었다. 하지만 논길 이후에 등장하는 용소교를 건너고, 인삼밭을 지나니 비포장길이 예고도 없이 등장한다. 돌이 많고 길이 울퉁불퉁해 자칫 발목 부상까지 우려될 정도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포장길이 오르막길로 변한다. 산길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용문산 자락을 넘어야 하기에 운동화를 신고 올까 등산화를 신고 올까 고민했었는데 결국 운동화를 신고 온 발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발끝에 힘을 주고 열심히 산을 타기 시작했다. 이때부턴 여유롭게 자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든다. 가파른 경사가 계속되기 때문에 꽤나 만만치 않은 구간이다. 앞선 구간이 워낙 쉬운 구간이었기에 상대적으로 더욱 힘겹게 느껴진다. 게다가 경사가 나선형으로 이뤄져 있어 그 끝이 보이지 않으니 시각적으로도 고통스럽다. 가을바람도 산바람도 흐르는 땀을 식혀주진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구간의 길이가 2킬로미터 정도로 아주 길지는 않다는 점이다. 할딱거리며 겨우 오르막 정상에 오르니 물소리길 인증대가 수고한 여행자를 반긴다. 귀여운 물소리길 표식이 새겨진 스탬프가 숨겨져 있다. 어디엔가 기념으로 스탬프를 찍고 나면 다시 여유를 부려도 좋다. 물소리길 인증대부터는 계속해서 내리막길만 펼쳐지기 때문이다. 높이 올라온 만큼 내리막길을 내달리며 바라보는 산악 풍경이 훌륭하다.

 

 

 코스 절반 정도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비포장길을 지나면 오르막 산길이 꽤나 길게 이어진다.

 

 


누군가 산 속에 도토리를 모아 놓았다.

 

 


오르막길 정상에 있는 물소리길 도보인증대. 물방울 모양 도장이 들어있다.

 

 


도보인증대 이후엔 내리막이다.

 

 


내리막길에 나타나는 휘어진 소나무

 

 

 

 

"도착점 너머에 숨겨진 보물찾기"

 

 

 

 


용문산 관광단지 정문

 

 

  그렇게 제법 높은 고개를 한 번 넘고 나면 은행나무길의 종착지인 용문산 관광단지까지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양평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보니 찻길도, 인도도 잘 조성되어 있다. 라이브 카페와 편의점, 음식점 등이 줄줄 이어지는 풍경이라 딱히 감흥은 없는 길이다.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용문산 관광안내소에 다다르면 10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은행나무길이 종료된다.  

 

 


용문산 관광단지 곳곳엔 착시 그림이 바닥에 그려져 있다.

 

 


용문산 관광단지 내부의 모습

 

 

 하지만 여기서 걸음을 멈추면 너무 억울하다. 비록 공식적인 코스는 용문산 관광단지 입구에서 끝나지만 입구까지 왔는데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지역 대표 사찰 용문사까진 다시 왕복 4킬로미터 가량을 오가야 한다. 그래도 용문사까지 올라야 진정한 은행나무길을 만끽할 수 있다. 용문사 입구에 수령 1,100년을 자랑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은행나무가 우뚝 서있으니 말이다.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이 거대한 은행나무는 높이가 42미터에 이른다. 건물 15층 정도의 높이라 아름다움보단 놀라움이 먼저다.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설과, 의상대사가 사용하던 지팡이를 꽂았는데 그것이 자랐다는 설이 전해진다. 누가 심었든 후세에게 어마어마한 선물을 남겨주었음은 틀림이 없다. 아쉽게도 방문 시기라 조금 빨라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마주할 순 없었지만 산신령처럼 느껴지는 그 장엄함에 소름이 끼쳤다. 한동안 그 앞을 떠나지 못하고 뒷목이 뻐근해질 때까지 1,100년 묵은 은행나무를 올려다봤다. 은행나무길의 진짜 보물은 결승점 그 너머에 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용문사 은행나무. 길이가 42미터에 달한다.

 

 


용문사 입구

 

 


용문사 대웅전

 

 


용문사에서 바라본 은행나무

 

 

 

 

 

 

 

 

▶ 걷는 거리
10.3km (용문역 ~ 용문산 관광안내소)

 

▶ 걷는 시간
3시간

 

▶ 난이도

 

▶ 걷기 순서
용문역 3번 출구 - 용문국민체육센터 - 한양슈퍼 - 농협창고 - 천주교 용문수련장 - 인삼밭 - 버드힐펜션
- 물소리길 인증대 - 오촌리 마을회관 - 카페 비아지오 - 용문산 관광단지

 

▶ 교통편
● 찾아가기
* 서울 용산역 기준, 경의중앙선 용산역에서 용문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이 1시간에 2~3대 가량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30분. 용산역 기준으로 첫차는 5시에 출발하고 막차는 23시 17분에 출발하며
배차 간격은 시간대 별로 상이하다.
경의중앙선은 파주시 문산역에서 출발하는 지하철로 고양시 일산역, 행신역 등을 지나 서울로 들어선 뒤
구리시, 남양주시를 거쳐 양평에 도착한다.
 
코스의 종료지점인 용문산 관광단지에서 용문역으로 가는 시내 버스는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9시 15분까지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정확한 시간은 다음과 같다.
07:30, 08:15, 08:45, 09:15, 09:55, 10:45, 11:15, 11:45, 12:15, 12:45, 13:45, 14:15, 14:45,
15:45, 16:15, 16:45, 17:15, 17:45, 18:15, 19:15, 19:45, 20:15, 21:15에 ‘용문사’ 정류장에서 출발하며
용문역까지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 자가 차량 이용시 용문역, 용문산 관광단지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유료)하다.  

 

 

 

 

 

 

 

▶ 화장실
용문역, 용문국민체육센터, 용문산 관광단지

 

▶ 음식점 및 매점
용문역 주변, 마룡1리마을, 용문산 관광단지에 음식점과 편의점, 슈퍼, 카페 등이 밀집되어 있다.
코스의 시작 지점이 번화가 지역이고 코스의 종료 지점이 관광단지라 딱히 식음료에 대한 걱정은 없다.

 

▶ 숙박업소
용문역 주변과 용문산 관광단지에 많은 숙박 업소가 밀집되어 있다.
코스 중간 산악 지역에도 작은 펜션이 모여있다.

 

▶ 문의전화
031-770-2066(담당자) / 031-770-1003(물소리길 사무실)

 

 

 

 

 

글, 사진 : 태원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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