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창원] 10월 국내 가을 추천 여행지, 창원 주남저수지 탐방둘레길

2018-10 이 달의 추천길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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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원시에 자리한 주남저수지는 풍부한 먹이가 있고, 겨울에도 온난해 새들의 둥지로 풍요롭고 안락한 곳이다. 1980년대 강 범람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5m 정도의 제방을 9㎞에 걸쳐 쌓아 저수지가 만들어졌고, 지금은 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으로 거듭났다. 완연한 가을, 새들은 긴 여행을 위해 고요한 저수지를 잠시 들른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 새의 여행길을 마중, 혹은 배웅하기 위해, 또 나 자신도 쉬어가기 위해 저수지라는 정류장을 서성인다.

 

 


한 폭의 가을풍경, 새들이 잠깐 머물다 가는 계절이다.

 

 

  뜨거웠고, 열정적인 여름이 지나갔다. 더위가 잠시, 라고 느껴질 만큼 그 계절의 온전함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렇게도 무더웠던 여름이었다는데, 에어컨이 돌아가는 사무실에서 온종일 보내다 보면 계절의 감각을 잊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 새들이 잠시 머물러 가는 곳에 다녀오라고. 가을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철새들이 비행하는 것처럼 남쪽으로 훌쩍 떠났다.
  
 우리나라 대표 철새 안식처라 불리는 드넓은 주남저수지, 축구장의 1200배가 넘는 989ha에 이르는 곳은 매년 120여 종, 8만여 마리의 새들이 찾아온다. 나도 마치 새가 된 듯, 그곳에서 마음의 짐을 한껏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가을의 초입, 새를 위한 큰 둥지, 주남저수지를 찾았다. 경상남도 창원시 동읍 대산면 일대에 있는 주남과 동판, 산남 등 수로로 연결된 3개의 저수지를 통틀어 주남저수지라 부르고 있다. 저수지는 겨울에도 얼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다. 가을이면 따사로운 볕에, 시원한 바람까지 더해지니 더없이 걷기 좋은 길이다.

 

 


람사르문화관에서는 습지를 지키기 위한 환경 조약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문화관 2층엔 새를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람사르문화관 뒷문으로 나가면 연꽃과 그 뒤로 논이 펼쳐져 있다.

 

 


주남저수지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공간, 람사르문화관 옆 생태체험관.

 

 

  철새들이 오가는 저수지를 걷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며 람사르문화관 가이드의 당부를 듣는다. 새들은 민감하기에 큰 소리를 내선 안 된다. 무리를 짓지 말고, 띄엄띄엄, 소곤소곤 조용히 다녀야 한단다. 특히 새는 사람보다 최대 40배 좋은 시력을 갖고 있다. 원색의 옷보다 새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녹색이나 갈색 옷을 입고 가는 것이 좋다. 자세히 보고 싶다고 가까이 가면 안 된다. 산새류는 20m, 물새는 50m 이상 떨어져 보는 것이 새를 위한 예의다. 돌을 던지면 새가 놀라는 건 당연한 말. “고니는 한번 날아오를 때 30분간 먹은 에너지를 한순간 써버려요.”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도 돌을 던져 새 날갯짓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사진을 찍을 때도 플래시를 터트리면 새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좋은 사진을 찍는다며 절대 욕심을 내면 안 된다. 주남저수지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새들이기 때문이다.  

 

 

 

 

"새를 만나기 위한 준비, 람사르문화관"

 

 

 

 

  2008년 가을, 창원에서 제10회 람사르총회가 열렸다. 사라져 가는 습지와 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채택한 최초의 국제환경협약이다. ‘물새 서식지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인 셈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남저수지 입구에 람사르문화관이 지어졌다. 문화관 뒷문으로 나가니 작은 저수지가 펼쳐져 있다. 그 뒤로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이 보인다. 
 “저기 분홍 꽃이 수련이에요. 수련이라고 하면 물에 피는 연꽃이란 뜻 같죠? 하지만 수는 졸음수(睡)에요. 밤에 자고 낮이 되면 활짝 피어나기 때문이에요. 이제 수련도 막바지네요.”
 가을이 지날 때쯤 수련은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 것이다. 싱그러운 수련, 이따금 날아오는 새들, 평온한 저수지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람사르문화관를 빠져나와 작은 데크길로 들어섰다. 봄과 여름, 가을 수생식물을 관찰하기 위한 짧은 데크로 겨울 철새가 오는 11월에서 3월까지는 들어갈 수 없다.

 

 


길의 시작, 하얀 새가 발아래 반겨준다.

 

 


람사르문화관 앞 데크엔 원시의 숲이 자리한다. 노랑어리연, 창포, 부들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나무를 올려다보면 커다란 둥지가 보인다.

 

 


저수지는 억새와 갈새 등의 사람 키만한 풀들이 울타리가 되어 준다.

 

 


고요한 저수지의 그림 같은 풍경에 절로 발이 멈춘다.

 

 

 이제 본격적인 걷기 길이다. 저수지 둘레로 아이들도 무난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다. 저수지는 풀들이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어서 살펴보기는 힘들지만, 새를 감상할 수 있는 탐조대가 곳곳에 만들어져 있어 드넓은 저수지도 볼 수 있다. 왕복 7.5㎞에 이르는 길은 2시간이면 거뜬하게 다녀올 수 있다. 
 주남저수지는 계절별로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찾아오는 새들도 다르다. 봄에는 겨울 철새들이 시베리아 쪽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3월 중순까지 철새들은 이사 채비에 바쁘다. 청머리오리, 쇠오리 등 다양한 오리들이 먼 길을 떠나기 전, 먹이를 보충하기 위해 찾는다. 4월이 되면 까만 몸에 흰 부리를 가진 물닭들이 물장구를 치며 산란을 준비한다. 또 백로들과 왜가리들이 둥지를 틀어 앉는다.
 여름엔 녹색 융단이 쫙 깔린다. 개구리밥과 마름, 자라풀이 저수지 수면을 뒤덮는다. 보송보송한 털이 난 흰뺨검둥오리 새끼들이 어미를 쫓아 오종종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겨울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잔잔한 노을빛에 수천 마리 가창오리때가 비행하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가창오리때 덕분에 1980년대 이르러 주남저수지의 소중함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 또 겨울엔 100여 종 이상의 다양한 새와 하루 평균 1~2만 개체가 관찰되는 곳으로 새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저수지가 된다. 그래도 주변 황금빛으로 물드는 논과 청명한 하늘이 반기는 가을이 가장 걷기 좋다.  

 

 


다양한 높이의 철새를 볼 수 있는 창, 아이의 키 높이도 알맞다.

 

 


그늘은 없지만 물바람이 물어 시원하다.

 

 

 직접 새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새 이야기 안내판이 걸음걸음 마련되어 있다.

 

 


드넓은 저수지를 볼 수 있는 탐조 공간.

 

 


새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새도 사람도 쉬어가는 곳 "

 

 

 

 


드넓은 저수지와 가을 하늘, 너른 품에 감탄이 흐른다.

 

 


여름이 지날 무렵이면, 코스모스가 한가득 피어난다.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사이를 걷다 보면 가을이 먼저 느껴진다.

 

 


저 멀리, 고아한 하얀 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가을의 주남저수지는 먼 길을 떠나는 철새들의 정류장이란다. 흑두루미들이 매일 저수지 상공을 배회하다 낙동강을 따라 바다 건너 일본의 이즈미로 건너간다. 저수지는 봄과 가을, 남쪽과 북쪽을 이동하는 새들에게 중간에 쉬어가는 휴식처다. 먼 거리를 날아 이사를 가야 하는 철새들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로 하는데 주남저수지는 풍부한 먹이와 안락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것이다. 

 

 


저수지 둘레 중간쯤에서 만날 수 있는 오리 모양의 화장실, 귀엽다.

 

 


돌다리를 만나러 가는 길, 정겨운 시골길로 이어져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질 것 같은 돌다리.

 

 

 천연기념물 새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쉽지 않다. 운이 좋으면 곱디고운 원앙, 날카로운 눈빛의 매, 쭉 뻗은 날개가 위풍당당한 황조롱이 등을 볼 수 있으리라. 대신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걷거나 거대한 날갯짓이 우아한 중대백로가 유유하게 산책하고 있는 듯했다. 다시 람사르문화관으로 돌아가는 길, 주남돌다리를 들르기로 했다. 주남새다리로도 불리는 다리는 무려 800여 년 전부터 있었단다. 다리는 간격을 두어 양쪽에 돌을 쌓아 올린 뒤, 그 위에 평평한 돌을 걸쳐 놓았다. 강 양쪽의 주민들이 근처 정병산 봉우리에서 길이 4m가 넘는 돌을 손으로 옮겨와 다리를 놓았다고 전해진다. 1969년 집중호우로 대부분이 붕괴되어 흔적이 남아 있던 것을 1996년 복원했다. 돌다리는 짧지만 단단해 보였다. 그 다리를 오가다 보니, 자연도 사람에게도 위대함이 느껴졌다.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길, 가을은 더 짙어졌다. 그리고 자연의 품은 더욱 넓어졌다. 새와 사람을 모두 품을 만큼.

 

 

 

 

 

 

 

 

▶ 걷는 거리
약 7.5㎞

 

▶ 걷는 시간
약 2시간

 

▶ 난이도

 

▶ 걷기 순서
람사르문화관 → 주남생태체험관 → 탐조대(연꽃단지, 무논조성지) → 낙조대 → 주남수문 → 주남돌다리
→ 낙조대 → 람사르문화관

 

▶ 교통편
자가이용 : 네비게이션 ‘람사르문화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로101번길 26)
대중교통(경전선 창원중앙역) :
버스) 경전선 창원중앙역 → 211 버스 → 지귀상가 정류장 하차 → 105번 버스 →
도계동(창원씨엘여성병원) 정류장 하차 → 1번 버스  → 주남저수지(대산방면) 정류장 하차  
택시) 총 10.56㎞, 약 18분 소요

 

 

 

 

 

 

▶ 화장실
람사르문화관, 주남생태체험관, 탐조대

 

▶ 식사
주남생태체험관(카페, 매점 등)

 

▶ 문의 전화
055-225-3481(창원시 환경정책과 주남저수지담당), 055-225-3707(창원시 관광과 관광마케팅담당),
055-225-2798(람사르문화관), 055-225-3309(탐조대)

 

 

 

 

 

글, 사진 : 박산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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