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부여] 백마강 따라 백제의 심장을 걷다, 부여 백마강 백제보길

2018-11 이 달의 추천길 20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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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는 백제의 심장이다. 백제 후기, 백마강(금강) 유역에 도읍이던 사비성이 있던 자리다. 부여는 ‘날이 부옇게 밝았다’는 말에서 유래한 만큼, 새벽의 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백제의 혼이 살아 있는 백마강길은 부여군 근교의 금강 일대를 아우른다. 금강을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의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어 있는데, 어느 곳을 선택해도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하늘이 유난히 높던 가을의 중심에서 금강문화관에서 부소산성까지 이어진 부여 백마강 백제보길 구간을 걸었다.  

 

 


부여 백제보 전망대.

 

 

 

 

성큼 다가온 가을, 백마강 백제보

 

 

 

 

  백마강(白馬江)은 충남 부여 근처를 흐르는 금강을 가리킨다. 아직도 백마강과 금강을 헷갈려하는 여행자가 상당히 많은데, 둘 다 같은 말이다. 일반적으로 백마강은 부여읍 정동리부터 현북리파진산 모퉁이까지의 16km 구간을 일컫는다. 백제 무령왕 시대의 기록에 따르면, 백강(白江)으로 불렀고, 이후 ‘크다’라는 뜻의 말(馬)을 붙여 백마강이 되었다. 다시 말해 백마강은 ‘백제에서 가장 큰 강’이라는 뜻도 된다.  
 하늘이 유난히 높고 맑은 완연한 가을날, 백마강 백제보길을 찾았다. 부여 중심에서 차로 약 10분여를 달리면 백제보가 있는 금강문화관에 닿는다. 백마강길은 최근 자전거족에게 사랑받는 코스로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부터 하이킹을 시작한다.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금강문화관 주변으로 하이킹을 준비하는 여행자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저들 대부분은 이곳에서 출발해 동으로는 대청댐, 서로는 금강하구둑까지 달릴 것이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금강이 선사하는 멋진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부여 백제보 전경.

 

 

 “백제보는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건설됐어요. 원래 ‘부여보’라는 이름이었는데, 추후 지금의 명칭이 되었죠. 저수량 확보는 물론 인근 주민의 이동도 더 수월해졌어요. 바로 옆에 있는 백제보 전망대에도 올라보세요. 백마강 유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답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요. 백제보는 말에 오른 계백장군을 형상화해서 지어졌는데, 그렇게 보이시나요?”

 

 금강문화관의 직원은 백제보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백제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금강문화관에서는 금강의 생태와 관광, 문화, 역사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하이킹을 준비하는 자전거족은 물론 백마강길을 걸으려는 여행자들은 워밍업으로 이곳을 들른 뒤, 길을 나선다.  

 

 


백마강길 백제보길 코스 시작 이정표.

 


자전거도로를 따라 시작되는 코스.

 

 

  금강문화관을 뒤로하고 자전거도로를 따라 걸으면, 백마강 백제보길이 바로 시작된다. ‘백마강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약 10분 정도 걸으면, 눈앞에 거대한 수변공원이 펼쳐진다. 여기서부터 선택을 해야 한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할지 아니면 여러 갈림길 가운데 하나를 택해 금강과 좀 더 가깝게 빠질지 말이다. 이왕이면 밋밋한 자전거도로보다는 수변공원을 관통하는 오른쪽 길을 추천한다. 

 

 


자전거도로가 끝나면, 수변공원이 나오고 우측 길로 빠질 수 있다.

 

 

 

 

백제보길 따라 부소산성까지

 

 

 

 

  백제보에서 시작한 백마강길은 부소산성, 부여군을 거쳐 남쪽까지 이어진다. 또한 백마강 건너편 부산, 천정대 일대에도 형성되어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남쪽과 북쪽 모두 걸어보는 것도 좋지만, 어느 코스를 선택해도 상관없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백마강이 선사하는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곳곳에 가을 야생초가 핀 백제보길.

 


완연한 가을, 청명한 날씨 속 트래킹.

 


서쪽의 백마강교와 부소산을 따라 걸으면 된다.

 


수변공원을 걷다 보면 갈림길이 여러 차례 나오는데, 아무 곳이나 선택해도 된다.

 


백마강 관련 노래가 새겨진 비석.

 

 

  수변공원을 관통하는 트래킹 길에 접어들었다면, 전방에 백마강교를 보고 천천히 걸으면 된다. 군데군데 이정표와 ‘백마강’ 관련 비석이 놓여 있는데, 이것들을 지도 삼아 걸으면 걷는다. 낮 최고 기온 약 20도 정도, 연중 가장 걷기 좋은 계절이다. 트래킹 길 곳곳에서 이름 모를 야생화가 바람에 흩날리고 그 사이사이를 샛노란 꿀벌과 호랑나비가 평화로이 날아다닌다. 사람 발소리에 놀란 참새가 제가끔 푸드덕거리며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한다.

 

 


백마강교 남단. 백제보길의 중간 거점.

 


‘부여군’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돌이 산책로 곳곳에 있다.

 

 

  백마강교를 지나면 백제보길의 절반을 지난 셈이다. 따라서 이정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백마강교가 지나갈 즈음이면, 전방에 부소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부소산에 닿으면 백마강길 가운데 백제보길 코스가 끝나는 셈이다. 백제보길 주변의 수변공원은 다양한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봄이면 야생초화원에서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고, 여름에는 다목적광장과 전통공연장에서 음악회가 펼쳐지기도 한다. 백마강교를 지나면 수변관찰데크가 나오는데, 백마강 유역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을 엿볼 수 있는 훌륭한 장소가 된다.

 

 


다시 자전거도로와 합류하는 지점.

 


백마강길 가운데 백제보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설치된 이정표.

 


길을 잘 모르겠다면, 스마트폰 지도 어플로 위치를 확인해보자.

 


가중천 포인트. 여기서 길 하나만 건너면 부소산으로 접근할 수 있다.

 

 

  수변공원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자연스레 자전거도로와 합류하게 될 것이다. 약 4km, 1시간 정도의 코스만을 걷기 위해 멀리 부여까지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쉽다면 바로 눈앞에 있는 부소산의 산길을 따라 계속 걷는 것을 추천한다. 백제보길이 끝나는 지점인 가중천을 건너면 바로 부소산과 연결되는 산길을 발견할 수 있다. 부소산성과 사자루, 고란사, 낙화암이 있는 명소로 백제보길쪽에서 접근하면 입장료가 없다. 참고로 반대쪽 정문을 통해 이곳으로 접근하면 1인 2,000원의 입장료가 발생한다.

 

 


부소산성으로 연결되는 산길.

 


부소산성으로 향하는 산길 역시 백마강길에 포함된다.

 

 

  부소산성은 4세기 무렵 백제의 도읍이던 사비성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평탄한 백제보길을 따라 약 1시간을 걷다가 약간 난도가 높은 산길을 걸으니 숨이 가빠진다. 부소산을 통과하는 이 루트 역시 넓게 보면 백마강길에 포함된다. 백제보길에서 시작한 백마강길은 부소산성을 통과해 구드래를 거쳐 부여군과 금강을 양쪽에 두고 남쪽의 궁남지까지 이어진다.

 

 


백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마강 전경.

 


부소산 꼭대기에 자리한 사자루.

 

 

  백제보길을 뒤로하고 부소산성을 오르면, 정문보다 빠르게 정상에 닿을 수 있다. 계단형 탐방로를 따라 약 15분 정도 오르면, 크고 작은 전망대가 하나둘 나타난다. 전망대는 백마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포인트로 저마다 서로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탐방로를 따라 계속 오르면, 부소산 꼭대기에 자리한 사자루(泗疵樓)에 닿는다. 부소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탁 트인 풍광이 일품. 바로 앞으로는 부소산자락을 따라 흐르는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고, 시야를 멀리하면 강 건너 백제문화단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따금 백마강의 물길을 따라 부여의 명물, 황포돛배가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낙화암으로 가는 길에 만난 이정표.

 


백마강 물길 따라 유람하는 황포돛배.

 

 

 여기까지 왔다면, 근처에 자리한 낙화암(落花巖)과 고란사(皐蘭寺)를 나란히 찾는 것도 좋다. 낙화암은 백제 멸망 당시 의자왕의 궁녀 3,000여 명이 투신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 문화해설사의 해설에 따르면, 이 내용은 허구에 가깝다. 실제로 몇 명의 궁녀가 뛰어내렸을 수는 있겠지만, 3,000여 명 모두 뛰어내린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여행자 입장에서는 백마강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는 포인트다. 근처에 자리한 고란사는 백제의 왕들을 위한 정자였는데, 낙화암에서 떨어진 궁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고려 시대에 지어진 사찰이라는 설도 있다.

 

 


삼천궁녀의 전설이 있는 낙화암 주변 풍경.

 

 

  백제보에서 시작해 부소산성까지 이어진 트레킹. 천천히 걸어 약 3시간 정도면 사자루와 낙화암을 둘러본 뒤, 부소산성 정문으로 내려올 수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해 부여에 도착했다면, 트래킹 후 점심시간 무렵이 되었을 것이다. 부소산성 입구 주변, 구드래 조각공원 일대에는 내로라하는 부여 맛집이 즐비하다. 막국수 전문점도 있고, 연잎 정식 전문점, 한우 전문점이 있으니 기호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면 된다. 완연한 가을이다. 트래킹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백마강 백제보길은 주말에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완연한 가을. 잘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

 


트레킹의 마지막 코스. 구드래 조각공원. 

 


부여의 유명 맛집에서 즐긴 막국수.

 

 

 

 

 

 

 

 

▶ 걷는 거리
약 6㎞

 

▶ 걷는 시간
3시간

 

▶ 난이도

 

▶ 걷기 순서
금강문화관 – 백마강교 – 가증천 부소산성 입구 – 사자루 – 낙화암 – 구드래 조각공원

 

▶ 교통편
시외버스를 통해 부여시외버스터미널로 온다. 택시를 타고 금강문화관까지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부여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정류장에서 600번 버스를 타면 약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지만,
배차 간격이 매우 길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 화장실 
금강문화관, 부소산성 일대

 

▶ 식사
금강문화관에 편의점이 있다. 부소산성 정문 일대에 막국수, 연잎 정식, 한우 정식 등을 맛볼 수 있다.
부소산성 중턱에도 매점이 있다.

 

▶ 길 안내
안내판과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우측에 백마강을 끼고 계속 걸으면 부소산에 닿는다.
산길을 따라 부소산을 넘으면 사자루, 낙화암, 고란사 등을 거쳐 부소산성 입구로 내려올 수 있다.

 

▶ 문의전화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222

 

 

 

 

 

 


글, 사진 : 이수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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