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사하] 바다가 품은 황금빛 따뜻한 낙조를 만날 수 있는 길 '부산 갈맷길 04-03코스'

2019-12 이 달의 추천길 201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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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품은 황금빛

따뜻한 낙조를 만날 수 있는 길

'부산 갈맷길 04-03코스'

이소민 여행작가


갈맷길은 부산의 지역적 특성과 매력을 담은 걷기 좋은 길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중 부산 갈맷길 4-3코스는 부산의 몰운대에서 낙동강 하굿둑까지의 구간으로 산길과 바닷길, 그리고 산업 공장들이 모인 마을 길까지 한 번에 다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해넘이 명소로 손꼽히는 다대포해수욕장과 아미산 전망대를 따라 걷다 보면 황금빛 낙조를 온몸으로 맞이할 수 있다. 차분한 마음으로 한 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면 부산 갈맷길 4-3코스를 추천한다.


2019년도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다사다난했던 지난 11개월을 돌아본다. 바쁘게 사느라 나를 돌볼 시간도,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었던 것 같아 아쉬움이 크기만 하다. 이런 나를 토닥여 줄 <선물>같은 해넘이 여행은 어떨까 싶어 부랴부랴 짐을 싸서 부산으로 달려가 본다.

느림의 미학을 안고 있는 길


기차를 타고 두 시간 반, 그리고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그렇게 도착한 갈맷길 4-3구간. 몰운대 숲이 품고 있는 호젓한 해송 숲길엔 여유롭게 걷고 있는 시민분들이 있다. 올해로 10살이 된 부산 갈맷길. 10년의 세월 동안 부산 갈맷길은 부산 시민의 발걸음과 함께 성장해왔다. 단지 빠르게 걷는 것이 아니라 느림의 미학을 머물며 즐 길 수 있는 길이 되기를 바라며 스토리텔링을 더한다거나, 길을 보수한다는 등의 추가 개발이 꾸준하다고 했다. 그래서 소문 듣고 찾아온 나 같은 외지인들도 꾸준히 늘어서 이제는 부산의 대표 관광상품이 되었다.





해질녘의 갈맷길이 만나고 싶어 느지막하게 왔더니 벌써 산속의 다대포객사는 살짝 어두워졌다. 갈맷길 4-3코스의 시작점인 이곳은 따로 올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다대포 해변공원 공영주차장으로 와 몰운대 숲길로 쭈욱 걸어와야 한다.



다대포해수욕장의 장점이 있다면 바로 옆에 다대포 해변공원이 있기 때문에 녹음을 실컷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대포 해변공원에는 잔디광장, 송림이 가득한 산책길, 지압길등 다양한 길로 이뤄져 있다. 산책길 곳곳에 그네와 벤치가 있어 해가 넘어가기 시작한 바다 풍경을 잠시 감상하기 딱 좋았다. 나도 갈 길이 급하지만 살짝 앉아 풍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낙조를 보기 위해 선택한 최종 목적지는 아미산 전망대였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겨본다. 동네 분들은 이 아름다운 낙조가 일상이었는지, 해지는 시간에 맞추어 다대포해수욕장으로 삼삼오오 모여드신다.


말없이도 따뜻한 위로, 아미산 전망대의 노을

아미산 전망대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제법 차가 다니는 도로 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전봇대마다 이정표가 있으니 잘 살펴보며 올라가자.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하늘이 황금빛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붉은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붉은 띠가 넓어지며, 하늘을 본격적으로 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바다에 떨어지는 낙조는 흐릿할 때도 있고, 더없이 화려할 때도 있다. 전날 비가 오고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날만큼은 하늘이 나에게 아주 선명한 붉은빛 낙조를 보여주었다. 구름도 없겠다 붉은 하늘과 잔잔한 바다를 배경으로 조용히 실루엣 사진을 찍어본다.





서둘러 색연필과 붓펜을 꺼내 글씨를 써본다. 이 순간이 아쉬워 무엇 하나라도 더 남기고 싶었다. 나를 위한 선물 같은 하루였으니, 내일의 나에게 한마디를 써본다. 그래. 힘내보자.


사실. 정말 이것만 찍고 내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뒤돌아보니 이게 웬걸. 하늘이 마지막 힘을 짜내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나. 영화 라라랜드 하늘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안 찍으면 후회하겠다 싶어서 미친 듯이 또 달려가 셀카를 남겨본다.


바다를 안고 걷는 숲길


다음 날 아침. 나는 전날의 잊을 수 없는 인생 노을을 맛보았던 아미산 전망대로 다시 올라갔다. 환한 대낮의 아미산 전망대는 그 느낌이 또 다르다. 바다와 만나는 낙동강 하구의 새하얀 풀등이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도심 속의 무인도처럼도 보인다. 전망대 안 카페에서 차 한 잔을 하며 이 탁 트인 풍경을 잠시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아미산 숲길은 바람이 제법 많이 불어서인지, 조금 이르게 가을이 이미 다녀간 듯했다. 조금만 더 일찍 왔다면 알록달록 물든 숲길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에 떨어진 낙엽들을 괜히 카메라로 담아 본다. 그래도 걷는 내내 바로 옆에 탁 트인 파란 바다가 있으니 괜히 마음이 유쾌해진다. 가만 보니 나무들은 다 벚꽃나무. 봄에 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다음 봄에는 벚꽃 보러 꼭 여기 다시 와야지.






걷다 보니 귀여운 작은 숲속 도서관이 나온다. 공중전화인 줄 알았는데 도서관이라니. 그리고 책 읽다 가라고 앞에는 작은 평상도 두었다. 나도 이참에 잠시 쉬며 글씨 하나 써보기로 했다. 숲길을 걸어요. 어쩐지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길이다.





산 밑으로 내려오다 보면 슬슬 공장 건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이정표가 헷갈릴 수 있으니 지도 보면서 가면 더욱 좋을 듯하다. 들꽃들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마을 길. 카메라를 들고 기웃거리는 내가 신기한지 주민분들이 뭐 찍으러 왔냐며 다정하게 말을 걸어 주신다.


이제 마지막, 낙동강 하굿둑까지의 길이다. 찻길을 오른 편으로 두고 하굿둑이 눈앞에 보일 때까지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본다. 조용했던 숲길, 눈부신 다대포 해변, 잊을 수 없었던 인생 노을, 두리번거리며 호기심 가득 차서 걸었던 마을 길까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걸 선물 받은 듯했다. 다음 번 여행도 역시,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걷는 시간

13.5km

▶︎걷는 거리

-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다면 5시간

- 걷기만 집중한다면 4시간

▶︎걷기 순서

몰운대 - 다대포해수욕장 – 아미산 전망대 – 아미산 숲길 - 응봉 봉수대 입구 - 낙동강 하굿둑

▶︎코스 난이도


▶︎화장실

몰운대 다대포객사, 다대포 해변공원 공영주차장, 다대포해수욕장 역 2번 출구, 아미산 전망대,

아미산 숲길 가는 길에 상가 다수, 아미산 숲길 응 봉봉 숙대 입구, 봉수대 입구에서 산 밑으로 내려가는 길에 화장실 다수

▶︎음식점

다대포 해수욕장 앞 상가 다수, 아미산 전망대 근처 아파트 상가, 낙동강 하굿둑 가는 길 장림포구 쪽 식당 다수

▶︎교통편

- 내비게이션 '다대포 해변공원 공영주차장'

- 부산역에서 2, 11, 96, 338, 1000번 버스 타고 다대포해수욕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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