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공주] 지친 마음의 위로와 치유의 숲으로 떠나는 걷기여행 '마곡사 솔바람길 01, 02코스'­

2020-04 이 달의 추천길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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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의 위로와

치유의 숲으로

'마곡사 솔바람길 01, 02코스'

조정은 여행작가



바람일까? 할인봉꼭대기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햇빛을 쏘이고 있자니 제법 따뜻하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고 연한 초록 잎만 가득했지만 봄은 우리 곁으로 어느새 자리 한 것이다. 이래저래 마음이 시끌시끌한 요즘 집에만 있자니 답답했다. 어디든 나서야만 했다. 문득 지난봄 벚꽃이 한창일 때 찾았던 봄 마곡사 생각났다. 그곳이라면 복잡한 마음도 비워낼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았다. 망설일 이유는 없다. 가볍게 짐을 꾸려 집을 나섰다.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들만 보이는 마곡사 주차장 올라가는 길, 올해도 변함없이 형형색색의 연등들이 데크길을 밝히고 있다. 마곡사 입구 매표소에서 표를 끊는다. 1인당 3,000원. 작년과 변함없는 가격이다. 매표소 옆 안내판에서 다시 한번 마곡사의 연혁과 솔바람 길에 대한 안내판을 확인했다. 작년에는 이 매표소 옆 나무에도 벚꽃이 가득했었는데 잠시 추억에 젖었지만 곧 마곡사 주차장으로 차를 옮겼다.




작년에는 솔바람길02코스 명상산책길만 걸었지만 오늘은 욕심을 내어 솔바람길 01코스 백범 길과 02코스 명상산책길, 둘 다를 걸어보기로 했다. 차를 주차하고 백범 길의 시작인 마곡사로 향한다. 이제 막 봄기운이 돋아나기 시작한 마곡사에는 벚꽃 대신 연등들이 꽃을 피웠다. 속세를 벗어나 불교 세계를 들어가게 되며 해탈을 하게 된다는 해탈문을 지나 동서남북의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인 사천왕상이 안치되어 있는 천왕문으로 걸어가 본다. 문과 문이 통하는 길, 그 길의 사각 프레임이 오늘따라 참 새롭게 느껴진다.





올해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는 없다고 했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극락교 양쪽 난간에는 알록달록 연등들이 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오른편 범종루를 지나 오층 석탑과 대웅보전, 대광보전이 한눈에 들어오는 마당에 들어서니 올해도 변함없이 연등들이 마당에서 꽃을 피웠다. 바람에 흔들리는 연등들을 바라보며 풍경소리, 새소리, 나뭇잎 소리를 듣고 있자니 소란스러웠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덕분의 나는 잠시 계단에 앉아 따스하다 못해 뜨거운 봄 햇살을 마음껏 만끽하는 시간을 보냈다.



백범 김구 선생이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나루에서 일본군 장교를 죽여 인천 형무소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하여 은거한 곳이 바로 마곡사였는데 그곳이 바로 마곡사 응진전과 백범당이다. 그곳을 찬찬히 둘러보고 조국 광복 후 김구 선생님이 직접 심으셨다는 기념 식수인 향나무를 본 후 김구 선생의 삭발지로 이동한다.


김구 선생의 삭발 터는 절 왼편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볼 수 있다. 승려가 되기 위해 삭발을 하며 상투가 잘릴 때 눈물을 흘렸다는 기념 문구와 백범 일지 기록문이 같이 적혀있다. “이미 결심은 하였지만 머리털과 같이 눈물이 뚝 떨어졌다"라는 문구의 나도 모르게 그 장면을 상상해 본다. 계곡물소리가 한 결 가깝게 들리는 듯하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나 다음 목적지인 군왕대 이정표와 솔바람길 안내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흙길을 걷기 시작했다. 길옆으로는 누군가의 소원으로 하나하나 쌓아졌을 소원탑 돌무더기가 보인다. 이런 시기에는 다들 빌고 싶은 소원도 많을 것이다. 지금 당장 나부터도 그러니 말이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더 큰 돌무더기가 보이는데 그곳은 명상길 초입 쉼터이다. 쉼터 안내판에는 “가지를 잡고 나무를 오르는 것은 기이한 일이 아니나, 벼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이 가히 장부로다”라는 말이 적혀 있는데 백범 김구 선생이 일본군 장교를 때려죽일 다짐을 하며 곱씹은 말이라고 한다. 문득 백범 김구 선생의 결연함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흙길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꽤 이어진다. 초봄인데도 오르막을 오르고 있자니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오르막길의 종류도 흙길과 나무길 등 번 차로 이어지고 그 길에는 내내 소나무가 함께 한다. 잠시 앉아 올려다보니 푸르른 봄 하늘 위 소나무가 시원하게 뻗어있다. 두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 다시 힘이 솟는다.


이정표를 확인하고 소나무 향을 느끼며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다 보니 군왕대가 나타났다. 군왕대는 조선 말기에 암매장된 유골을 모두 파낸 후 돌로 채워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막은 장소로 마곡에서 가장 지기가 강한 곳으로 가히 군왕이 나올 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군왕대에서 솔바람길제2코스를 가기 위해서는 마곡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다시 2km 정도를 걸어 내려가야 하므로 산식각을 통해서 내려가면 빠르다. 이정표를 잘 확인하고 내려가자. 흙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산식각이 나타난다. 산신각에서 보는 마곡사 풍경도 예쁘지만 나뭇가지들이 많아서 사진으로는 찍기 어려운 곳. 눈으로 담기에는 충분하니 아름다운 마곡사의 봄을 두눈가득 담아 본다.


산신각에서 내려와 다시 솔바람길 2코스를 걷기 위하여 주차장 쪽으로 돌아왔다. 주차장 앞에는 다루정이라는 카페가 있다. 날도 더웠고 카페인도 당겼던 탓에 나는 주저 없이 카페로 들어간다. 인상 좋은 주인아주머니가 추천해 주시는 메뉴는 직접 담그신다는 오미자차! 창이 예쁜 자리에 앉아 오미자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기. 오르막을 오르느라 지친 다리도 잠시 쉬는 시간.


카페를 나와 다시 한번 이정표를 확인. 등산로가 아닌 솔바람길 02코스를 가야 하므로 백련암과 할인봉쪽 방향을 확인 후 출발! 아스팔트 길을 따라가면 되므로 찾아가기 싶다. 애매할 땐 오른편 길로 가면 거의 확실하다. 중간중간 이정표와 두루 누비 앱을 확인하자.


조금만 걸어가면 마곡사 불모비림 안내판이 나타난다. 불모란 불상을 그리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이곳은 유명한 불모들의 비를 세운 전국 유일의 불모비림이라고 하는데 작년에도 안내판의 글이 잘 보이지 않아 따로 찾아봤었는데 여전히 고쳐지지 않아 안타깝다.


그곳을 지나 아스팔트길로 천천히 걸어가는 길, 백련암 안내판이 나타난다. 작년에는 백련암을 먼저 보고 할인봉을 올랐던지라 올해는 두루누비 앱이 안내하는 대로 생골마을 쪽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생골마을로 발길을 돌려 걸어가다 보니 노란색 큰 꽃다발 같은 산수유나무가 보인다. 세상에, 여기에서 봄 꽃다발 선물을 받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냉큼 다가가 산수유의 노란색에 취해본다. 그렇고 보니 생골마을에는 여기저기에 봄 느낌이 가득하다. 마을의 봄을 느끼며 아스팔트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도 역시 오른쪽! 조금만 더 올라가면 솔숲길이 나타난다.



솔숲 길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나타나는 이정표! 이곳에서는 할인봉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솔숲과 나무계단길이 이어지는데 힘들지는 않다. 하지만 따뜻한 봄 햇살에 몸에서는 이미 열과 땀이 나기 시작했다.




위로 갈수록 앙상한 나뭇가지들, 바닥에는 낙엽들이 한가득, 바닥만 보면 이곳은 늦가을이다. 그러나 햇살은 너무나 따뜻해서 더울 지경, 잠시 멈춰 서서 그 봄 햇살을 손에 잡아본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 오르막길, 앞에 가시는 분의 발을 보고 걷다 돌아보니 저 멀리 다정한 노부부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중간중간 국가지점 번호라는 알림 팻말이 있는데 긴급 구조요청 때 저 팻말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고 한다. 별게 다 신기한 나인지라 그런 것도 꼼꼼히 살펴보고 중간중간 앉을 수 있는 의자에서는 잠깐씩 쉬며 할인봉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힘을 내어 본다.




나무계단의 끝즈음 드디어 저 멀리 할인봉 정자가 보인다. 해발 423m의 할인봉! 정자에 앉는 대신 나는 가지고 온 피크닉 매트를 끄집어내어 깔고 앉아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빈속으로 왔던지라 배가 너무 고팠다.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해온 오미자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앉아 있자니 신선놀음. 누워서 한숨 자고 내려가고 싶을 지경이다. 힐링이 뭐 별건가. 이렇게 걷고, 땀 내고, 햇살 받으며 마음 편하게, 멍하니 있어도 좋으면 힐링이지! 한참을 그렇게 난 멍하니 따사로운 봄 햇살과 마주하는 사치를 누리다 일어났다.


백련암으로 내려가는 길, 꽤 가파른 나무계단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낙엽 때문에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조심 내려가야 한다. 이정표를 보는 것도 잊지 말자. 잘못하면 엉뚱한 곳으로 또 돌아갈 수도 있다.


오솔길과 나무 계단 길, 흙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다 보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마애불기도처가 나타난다. 바위에 선명하게 새겨져있는 마애불상을 보며 잠시 쉬었다 다시 백련암으로 향한다.




나무계단 끝 백련암이 보이고 백련암 기와 끝에 달려있는 풍경소리가 바람을 타고 나에게까지 전해져 온다. 마치 내려오느라 고생했다고 위로해 주는 것 것처럼. 백련암 옆 목련 나무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는지 꽃이 피지 않았다. 작년에는 새하얀 목련이 피어 있었는데...


백련암에서 다시 마곡사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 이곳에도 화장실이 한 곳 있다. 그곳을 지나 아스팔트 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다 돌아보니 다정한 노부부의 모습도 보여서 나도 모르게 찰칵! 혼자 오는 날은 유난히 함께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주차장까지 내려온 나는 차 타고 오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나무 데크길을 잠시 걸어보기로 했다. 오후 빛에 나무 데크길이 꽤나 근사하다. 햇살마저 따스하다.


봄 마곡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알기에 나는 벚꽃이 한참 피어날 때쯤이면 이곳을 또 찾을 것 것이다. 물론 여름에는 그 초록이,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좋아서 찾을 테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예뻐서 또 찾게 될 것이다. 봄이 아니라도 언제나 찾아도 좋은 길, 힐링이 되는 길, 편안한 호흡과 가벼운 등산만으로도 좋은 그런 길.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공주 마곡사의 걷기 길은 충분히 아름답고 감사한 길이다.


▶︎걷는 시간

왕복 4시간

- 마곡사 솔바람길 01코스 백범길 : 1시간

- 마곡사 솔바람길 02코스 명상 산책길 : 3시간

(​오르막 경사가 심하고 계단이 많아 더 소요 될 수 있어요.)

▶︎거리

약 8km

- 마곡사 솔바람길 01코스 백범길 : 3km

- 마곡사 솔바람길 02코스 명상 산책길 : 5km

▶︎걷기 순서

- 마곡사 솔바람길 01코스 백범길 : 마곡사~천연송림욕장~백련암~아들바위~활인봉~전통불교문화원~다비식장~군왕대

- 마곡사 솔바람길 02코스 명상 산책길 : 마곡사∼천연송림욕장∼은적암∼백련암∼활인봉∼생골마을∼마곡사

▶︎코스 난이도

보통이지만 오르막 경사가 심하고 길이 미끄러우며 계단이 많아 아이나 어르신이 함께 할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걷기 TIP

마곡사 솔바람 길은 경사진 구간이 많아 꽤 미끄러워요. 편안하지만 발을 잘 잡아주는 운동화는 필수!

전 구간을 걷다 보면 밥시간을 놓치게 되므로 가벼운 돗자리와 간단한 먹거리, 물을 챙겨서 올라가면 훨씬 여유 있게 돌아 볼 수 있겠죠? 물론 먹고 난 쓰레기는 다시 가지고 오는 매너는 다 아실 테니 패스!

봄 마곡사를 방문하신다면 벚꽃과 잘 어울리는 밝은 색의 니트나 상의를 입으시길 추천드려요. 사진 속 내 모습이 봄과 더 잘 어우러집니다.

▶︎화장실

마곡사 주차장, 마곡사 입구, 백련암 가는 길, 백련암.

▶︎음식점 및 매점

마곡사 주차장, 마곡사 경내.

▶︎교통편

*승용차/렌터카 이용 시 : 내비게이션에 마곡사 &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시외버스 이용 시 : 공주종합버스터미널(041-855-8114)에서 마곡사까지 770번, 610번 버스 이용

▶︎문의전화

마곡사 안내 전화 041) 841-6220~3

공주시 관광과 041)840-8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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