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용인] 아카시아꽃 가득했던 '용인너울길 5코스 민속촌너울길'

2020-06 이 달의 추천길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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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들고 떠나는


아카시아 꽃향기 가득했던

 

문화 산책길 용인 너울길 5코스

'민속촌 너울길'

조정은 여행작가



축제를 알리는 소리 없는 폭죽.

아득한 여름이다.


"축제를 알리는 소리 없는 폭죽. 아득한 여름이다."

아빠의 정원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다. 동네 조그마한 독립출판사 사장님은 내가 꽃과 식물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계신 분이다. 그날도 동네 마실 마냥 서점을 들렀더니 나에게 딱 맞춤형 책이 있다며 건네주신 책이 바로 ' 아빠의 정원'이라는 책이다. 그 책 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작가의 달콤한 글들이, 드로잉으로 그려지고 채색된 예쁜 그림들이 한가득하였다.

단숨에 난 그 책에 꽂혔고 원래 내 것인 양 가방에 넣어왔다. 집에 돌아와 선풍기를 켜두고 바람 앞에 가만 앉아 그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이런 인공 바람을 쐬고 있을 게 아니라 자연 바람을 느끼며 책 속에 나오는 많은 식물과 꽃들을 한번 찾아보고 싶어졌다. 가벼운 배낭에 책과 물을 챙겨 넣고 가방을 메고 운동화 끈을 질끈 묶어 매고 아득한 여름을 찾아 집을 나섰다.


민속촌 너울길을 찾으러 가는 길

오늘 내가 걷고 싶은 길은 용인의 대표적인 너울길, 민속촌 너울길 5코스이다.

이름대로 민속촌을 끼고 용인 문화 관광지를 보며 한 바뀌 크게 걸을 수 있는 숲 길이다.



시작 지점인 민속촌 입구 삼거리에서 너울길 출발 지점을 찾아야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이정표가 없다. 시작부터 난관이다.

이럴 때의 해결책은 두루누비 앱을 켜는 것이다.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두루누비 앱을 켜서 길을 찾아보니 삼거리 뒤편 횟집과 호텔 사이로 걸어 올라가면 된다. 독채 펜션들이 신축되고 있는 공사 현장 쪽으로 올라가 시작되는 입구를 찾는데 공사 현장 때문에 입구를 찾을 수가 없다.

두 번째 정신적 혼란이 오려는 순간 일하시는 분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공사 현장 뒤편 초여름 색이 한가득한 숲길로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기분 좋은 달콤한 아카시아 향이 내 코를 먼저 간지럽힌다. 역시 걸으러 오길 잘했구나 싶다.






 

초록빛 숲길을 조금 걷다 보니 처음 만나게 되는 너울길 이정표!

그마저도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지 한쪽 표지판은 달아나고 없다.

새 모양의 앙증맞은 이 이정표를 잘 보고 걸어야 하므로 모양을 기억해두자! 시원한 나무그림자가 드리운 포근포근한 흙길이 꽤 이어지는 탓에 다리에 무리 없이 초록을 느끼며 걷기에 더 할 나위없이 좋다. 등산로 곳곳에는 운동기구들이 놓여 있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그곳에서 종종 운동하고 계신 동네 주민분들을 만나 뵐 수 있다. 그분들에게 너울길에 대해 여쭤보니 모르는 분이 대부분이다. 홍보가 미흡한 걸까?

이정표가 없을 땐? 두루누비 어플을!


숲길을 지나 나무 계단을 내려오면 아파트 앞 도로로 나오게 된다. 금화마을 아파트 단지 앞 도로를 잠깐 걷다 보면 백남준 아트센터로 가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그 길을 따라 조금만 더 가면 다시 숲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 길이 보인다.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작은 이정표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자칫 잘못하면 놓치고 큰길로 걷게 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도 돌아오기를 몇 번... GPS 트랙이든 두루누비 앱이든 수시로 확인이 필요하다!


속삭이고 날아간 새



다양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흙길을 타박타박 걷다 보면 숲에서 들려오는 많은 소리가 더 반갑게 느껴진다. 잠깐 앉아 쉬며 책을 펼쳤더니 "속삭이고 날아간 새" 라는 대목이 눈에 딱.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번지는 찰나 숲속의 새소리들이 더 가깝게 들리우는 듯 하다.

 


잠시 책을 보며 쉬었던 자리를 벗어나 다시 숲길을 향해 걷다 보면 백남준 아트 센터가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숲의 끝 즈음 거짓말처럼 펼쳐지는 백남준 아트센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였던 백남준 작가님의 작품을 만날 생각에 벌써 심장은 두근두근!!! 길 따라 아름답게 펼쳐진 나무계단 길을 재빠르게 달려 아트센터를 향해본다.

여러 작가의 작품들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백남준 아트센터


내 전시 풍경 앞쪽으로 돌아 걸어 나와 입구로 들어가면 마스크와 열 체크 등을 끝내고 무료입장권을 발권해 준다. 지금 전시는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 Nam June Park TV Wave 외, 여러 작가가 함께하는 전시를 하는 듯했다. 1층에서 2층까지 꼼꼼히 관람하며 사진도 찍고 체험을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다음에는 더 여유를 가지고 와야겠다 싶다. 가까이 살면 이곳은 분명 나의 아지트였을 것 같은 느낌!!! 이렇게 좋은 문화공간을 가지고 있는 용인시민분들은 참 좋겠다 싶어 부러움이 한가득 밀려왔다!






아트센터를 나와 도로 앞길을 조금만 더 걸어 올라가면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 다시 나온다. 그리고 그 곳에 이 코스에 유일무이하게 전체 길을 볼 수 있는 지도도 만날 수 있다. 이번 길에서 처음 만나는 전체 길 안내 지도 판에 흥분해 나는 꼼꼼하게 표지판을 살펴보았다. 길치인 나에게 그냥 이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아서 휴대폰에 찰칵! 다시 숲길을 향해 출발한다. 아, 이곳에서는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여기에도 저기에도 또 저 위에도 있어서 너무 헷갈린다. 다시 한번 GPS 트랙이나 두루누비앱을 꼭 확인하고 들어가자!!




길을 걷다 보면 다시 만나게 되는 안내 표지판! 이제 구갈 레스피아 길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꽤 긴 구간 지루하게 이어지는 숲길이지만 흙길과 나무길, 쉼터, 공원 등 다양한 구간이 이어져서 걷기에는 꽤 나 좋은 길이라 보인다. 걷다 보면 곳곳에서 운동하고 계신 동네 주민분들도 만날 수 있는데 나는 가볍게 인사를 건네며 걸었다. 그 때마다 어르신들은 또 반갑게 인사받아주시고 조심히 걸으라고 걱정도 해주신다. 덕분에 기분 좋게 두 다리에 힘을 내어 본다. 그리고 분명 구갈레스피아 길을 걷고 있지만 이정표에 잘 보이지 않는 구갈레스피아. 그럴 때는 고민하지 말고 앱을 확인하거나 쌍용, 진흥 아파트 방향으로 향하면 된다!

저 잎새에 계절빛이 가득가득하다


길을 걷다 보니 하늘 위 단풍나무들이 가득하다. 책을 펼쳐보니 거짓말처럼 단풍나무 이야기가 있다. 저 잎새에 계절 빛이 가득가득하다. 단편적인 기억 너머 잎의 색은 다채롭고 다양했다. 오후 빛에 반짝이는 초록 단풍잎들을 바라보며 기억은 지난가을 붉은 단풍잎들을 불러냈다. 가만가만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예쁜 자연색이다.




나무로 이어지는 숲길이 눈에 편안함을 준다. 무슨 나무일까? 찾아보려다 그냥 지금의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북적거리지 않는 여유로운 이 길이 주는 선ㅁ불 같은 시간을 천천히 마음껏 누리며 걸어본다. 한쪽 등산로가 막혀있다 했더니 휴식년제 기간이라고 한다. 살짝 눈을 돌려, 바다를 보니 저 길도 꽤 나 예쁜 길이다. 휴식년이 끝나고 저 길이 잘 정돈됐을 때 나는 다시 또 이 길을 걸어보리라.




걷다 보니 제번 큰 쉼터에 도착! 용뫼산 쉼터이다. 이미 여러분들이 도시락을 들고 계시거나 쉬고 계셨다. 나도 이곳에서 가방을 내려 놓고 잠시 누워 하늘바라기를 했다. 참 좋구나. 숲길을 걷는다는 건!

벛꽃잎 처럼  날리는 나비




가만히 누워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 있자니 바람에 흔들리는 별처럼 반짝 반짝이는 하얀색 꽃들이 보인다. 별인가? 가만히 올려다보니 별을 닮은 꽃이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어 뒤적 뒤적여 보았지만, 저 아이를 닮은 꽃은 없다. 대신 벚꽃 잎처럼 날리는 나비라는 예쁜 글귀가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어 본다. 다시 바람이 불고 하얀색 꽃들이 나비처럼 날린다.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힘을 내어 남은 길을 걸어 본다. 길은 편한데 생각보다 길고 약간 지루함이 있다. 물론 더위도 한몫했다. 충분한 물과 먹을거리는 꼭 준비해야 할 길이다. 숲길을 조금 더 나오니 돌탑이 보인다. 그곳을 지나 조금 내려서니 숲길이 끝나고 도로로 이어지는 마지막 걷기 길이 시작된다.


도로로 나오니 좋기는 한데 차가 너무 쌩쌩!!! 아니 이 길이 왜 걷기길에 포함인 거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도가 있긴 하지만 조심해서 다녀야 할 것 같다. 도로에 금계국이 활짝 펴서 길 안내를 한다. 저 멀리 사은정 안내판이 딱! 문화유산이라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사은정으로 향하는 길, 저 길을 돌아서면 새로운 무엇인가가 보일 것 같은 기대감이 몸보다 먼저 앞선다. 아니나 다를까 길의 끝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림같은 사은정이 나타났다. 사은정은 조선 중종 때의 문신들이 학문을 논하기 위하여 지은 정자이다. 정자의 이름을 사은(四隱)이라 한 것은 정암, 방은, 회곡, 음애가 서로 친하게 지내며 도의(道義)로써 사귀어 더불어 즐거워하고, 농사짓고[耕], 나무하고[薪], 낚시질하며[釣], 나물 캐는[菜] 네 가지를 낙으로 삼아 여생을 보내자는 의미라고 한다. 사은정 정자로 올라가는 문은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정자에서 나도 선비인 양 앉아 있어 보려 했던 마음을 재빠르게 포기하고 천천히 돌아 나왔다.




다시 아스팔트 길을 따라 원래 왔던 곳으로 걸어가는 길, 차들도 생생 다니고 무섭다. 걷다 보니 민속촌 주차장이 나타났다. 마음은 민속촌도 들어가 보고 싶지만... 이미 다리가 지칠 때로 지쳐 버렸다. (이 길을 빼고 차라리 민속촌을 둘러보면 개인적으로는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나곡 마을버스 정류장을 지나 처음 출발지인 민속촌 삼거리에 도착!!!


“유독 초록의 잎을 좋아하는 아빠는 무성하고 부드러운 나무를 바라보며 내내 행복해 했다.”




초록 숲에서 온종일 걷다 보니 나의 마음은 어느새 푸릇푸릇하고 부드러운 잎사귀 마냥 연하고 연해졌다. 길 안내 표지판도 이정표도 친절하지 않은 이 길에 화가 났었는데 막상 길의 끝 즈음에 아쉬움이 남는 건 무엇인지. 그래도!!! 이 길은 보완이 필요한 길이다. 우선 길에 대한 친절한 포인트 안내 표지판부터! 나 같은 길치는 앱이나, 혠 트랙 없이 지도만 보고 이 길을 걸으라고 하면 절대 걸을 수 없는 길이다. 이 예쁘고 아름다운 길이 좀 더 활성화되어서 많은 사람이 찾고 걸을 수 있길 바라고 기대해 본다.


▶코스 경로 : 민속촌입구삼거리 - 상갈주공아파트 - 백남준아트센터 - 구갈레스피아 -지곡초교삼거리 - 사은정 - 민속촌입구삼거리

▶거리 : 9km

▶소요 시간 : 5시간

▶코스 타입 : 순환형

▶난이도 : 중 / 길 자체는 걷기 편한 편이지만 구간이 길고 중간중간 오르막과 차도를 끼고 있어서 힘듦.

▶찾아오는 길 :

상갈역에서 한국민속 촌삼거리까지 30, 37, 54, 51, 10-5번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소요시간 15분), 도보(1.66km)로 25분 정도 걸린다.

▶편의시설

주차 : 한국민속촌이나 경기 박물관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다. 1일 3,000원

화장실 : 민속촌과 백남준 아트센터 외에도 중간중간 화장실이 있지만 숲길에는 꽤 긴 구간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편의점 : 민속촌 주위와 아트센터 가는 길 등에 편의점이나 식당이 있다.

▶문의 : 용인시청 산림과(031-324-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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