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장] 파도와 어우러진 절경을 볼 수 있는 길 부산 갈맷길 1-2코스

2020-10 이 달의 추천길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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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어우러진 절경을 볼 수 있는 길

부산 갈맷길 1-2코스

글, 사진 : 여행작가 이지은


유난히 높아진 하늘, 신선한 밤공기, 알록달록 어머니 아버지 등산복 출현

위 문장들을 들으면 떠오르는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 여름 유난히 길고 지독했던 장마로 요즘 '가을 날씨'가 무척이나 반갑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을 제대로 느끼려면 갈맷길 1-2 코스로 걸어보자.

부산에는 여러 갈맷길 코스가 있고, 그중 1-2 코스는 해안가 도로 중심이다.

확 트인 가을 하늘과 바다 끝 수평선을 느끼며 평지를 걷는다.

동행한 친구와 카메라 하나, 수첨 하나 들고 두루누비 앱에 표시된 시작 지점인 기장군청으로 갔다.

군청 앞 버스정류소 옆에 갈맷길 시작을 인증할 수 있는 도장 찍는 박스가 있다.

미리 용지를 준비하지 못하여 아쉽지만 가지고 있던 수첩에 찍어보았다.

 




기장은 부산 시내에서 높은 건물 하나 없이 공기 좋은 어촌으로 유명하다.

기장 미역, 기장 멸치 지역 특산물이 유명하고 김장철이 되면 기장시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멸치젓을 구매하러 온다.

기장군청에서 죽성만으로 이어지는 길은 좁은 차로에 도보길이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굽이 길을 달리는 차와 나란히 걸어야 한다.

검은 옷은 피하고 색깔 많은 손수건 모자 신발 등으로 보호색을 없애야 한다.

양쪽 가로수는 계획적이지 않게 심어진 삐뚤삐뚤한 맛이 그래도 거친 시골길을 나타내주고, 풀냄새가 코를 찌르듯 향수처럼 느껴진다.

간간이 느껴지는 거름 냄새는 보너스.


차 조심 길 조심하며 길을 따라 쭉 걸어 내려오면 시골길 사이로 거짓말처럼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시골집들 사이사이 물고기 잡는 그물, 물질할 때 쓰는 용품들이 차곡차곡 가지런히 쌓여있다.

부둣가에 정박해 있는 고깃배들 사이사이에 낚시를 즐기는 아저씨, 가족단위로 차박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가득하다.

커다란 바위에 파도가 부서지듯 왔다 갔다 한다. 산길이라 걷기 힘들었는데, 피로가 가시는 순간이다.

죽성만에는 영화 <드림> 촬영지로 유명한 죽성 성당이 관광명소이다. 공

간이 크지 않으니 둘레길 중간에 잠깐 들러 사진 찍고 갈 수 있는 막간 코스?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코로나로 내부 출입이 금지되어 밖에서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여기저기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고,  성당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성당 맞은편 포장마차에서 잔치국수 등 요깃거리도 판매하니 참고하자.


죽성만에서 숲길로 이루어진 3.8Km를 걷는다. 꽤 긴 거리니 잔치국수 한 그릇 비우고 출발하는 걸 추천한다.

이 날은 유난히 맑았고, 바람도 선선히 부는 가을 날씨라 쾌청한 하늘 아래 파도가 치듯 놓여 있는 산등성이가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바다도 보고 산도 보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한참을 걸으니 땀이 흐르고, 아이스크림 한 입이 간절해질 때쯤, 대변항이 보인다.

기장에서는 매년 멸치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다.

시간대가 맞으면 멸치를 잡은 배들이 정박한 후 멸치를 터는 장면도 볼 수 있고 항 옆으로 멸치찌개 집들이 즐비하고,

반건조 오징어를 즉석에서 구워 주는 먹거리도 있다. 여기저기 호객행위가 심한 구간이니, 눈 똑바로 뜨고 가고 싶은 곳으로 돌진해야 한다.

 

 





멸치 향 가득한 대변항을 빠져나와 도보로 2.7Km 걸어가면 부산의 캠핑 성지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인 오랑대공원'이 보인다.

저 멀리서부터 갈대숲이 우거진 언덕에 텐트가 옹기종기 보이는데 그 그림이 아주 멋있다.

바람의 언덕이 바로 이런 모습일까? 싶게 한동안 멈춰 서서 즐겁게 감상했다.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면서 잠잠했던 파도가 크게 치더니 오랑대 절벽과 쓸쓸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찾아보니 오랑대는 이미 절경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4월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에 유채꽃이 만발한다고 하니 봄에 다시 한번 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랑대의 기원은 기장에 유배 온 친구를 만나러 왔던 다섯 명의 친구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즐겼다는 설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오랑대에서 빠져나오는 산길에는,

근처 사찰인 해광사에서 제를 지내는 사람들이 작은 집을 만들어 꽹과리도 치고 곡도 하며 무언가를 기리는 듯한 행사를 하고 있었다.

약간 스산한 기분이 들어 빨리 지나쳐오긴 했으나 불자라면 관심 있게 지켜볼 광경이었다.




오랑대 다음 코스는 해동 용궁사.

바다 절벽에 위치한 절인 용궁사는 이색적인 절로 유명하며,

매번 차를 타고 들르던 용궁사를 입구도 아닌 산길을 굽이굽이 걸어서 도착하니 신기하고 오묘한 기분이었다.

중간중간 갈맷길 표식 리본을 보니 우리가 맞게 온 것이었다.

고려 시대에 가뭄으로 근심하던 백성을 위해 지은 절이라고 하니 바다 위에 위치한 이 절이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용궁사 또한 임진왜란 때 병화로 소실되었다가 1970년대에 복원되었다.

용궁사 입구에는 십이간지를 돌을 깎아 만든 동물상이 절을 지키듯 일렬로 서있다.

글쓴이는 용띠라, 용상(牀) 앞에 가서 내 멋대로인 반절을 하고 나왔는데 용이 노하지 않으셨기를 바란다.

사이사이 번데기, 어묵, 호떡 등 먹거리가 아주 많다.

용궁사를 빠져오면 다시 오르막 산길이 나오는데, 입간판에 노선 변경 권고 간판이 보인다.

두루누비 앱에는 변경 노선이 나와있지 않아 고민을 하다, 산길을 다시 내려와 도보로 걸어 송정으로 향했다.


송정해수욕장은 서퍼(suffer) 천국이다.

아주 조금 과장해서 '물 반 사람 반'으로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고,

날씨가 흐려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도 사람들은 보드를 타는데 여념이 없었다.

유일한 해수욕장 코스여서 모래사장 위를 걷기도 하고, 잠시 앉아 자유롭게 서핑하는 사람들 구경을 실컷 했다.

부산의 다른 바다와 다르게 송정에는 푸드트럭이 유명하다.

드라이브 겸 나와있는 사람들이 차를 주차하고 푸드트럭 앞에 줄을 서서 핫도그, 토스트 등을 사 먹으며 경치를 즐긴다.

바다와 가까이 살아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기쁨이다.

 


달맞이 길로 더 익숙한 코스인 문텐로드는 갈맷길 1-2 코스의 마지막이고,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봄이 되면 양쪽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무성하게 장식하고,

달맞이 길 식당, 카페들도 해운대 해수욕장을 바로 내려다보는 멋있는 뷰를 가진 곳들이 많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문텐로드 중간쯤 해월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대한 팔경의 하나이며

장관과 월출의 경이로움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서 유명하다.

경치가 좋아 신년 때면 사람들이 몰려와 해돋이를 구경하기도 한다.

문텐로드 마지막 구간에는 동백 섬과 광안대교, 해운대 해수욕장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사진을 찍기에도 최적이다.

 

 


갈맷길 1-2 종점 도장을 찍어 기념해 보았다.

갈맷길 1-2 코스는 두루누비 앱으로 6시간 정도 걸리는 21.4Km 구간이며,

걷는 동안 산길 바닷길, 사찰 등을 한 번에 모든 것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렇게 오랫동안 걸어본 기억이 없어서, 중간중간 지치기도 하고 주저앉아 쉬면서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나와 보이는 구간구간이 절경이어서 방금 전 힘들었던 일이 모두 다 잊힐 만큼  좋은 경험이었다.

모든 구간이 다 좋았지만 특히, 걸어서 용궁사를 간 기억은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구간이 아주 길기 때문에 양말은 두꺼운 것으로 신고, 출발할 때 생수도 꼭 챙기길 바란다.



▶코스 경로: 기장군청 - 죽성만 - 대변항 - 오랑대 - 해동용궁사 - 송정해수욕장 - 문탠로드

▶거리: 21.4 km

▶소요 시간: 6시간

▶코스 타입: 비순환형

▶난이도: 보통

▶편의시설:

화장실:코스 내 6개소

식수: 사전에 준비

매점: 코스 내 3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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