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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영덕] 블루로드 속 해수욕장 따라 도보여행! 영덕 해파랑길 21코스 블루로드 B코스

2021-08 이 달의 추천길 2021-09-24
조회수185




 

푸른 바다 풍경 바라보며

도보여행

영덕 해파랑길 21코스

블루로드 B코스

여행 작가 김정흠


영덕을 지나는 7번 국도에는 '푸른 바다'라고 적힌 이정표가 있다.

지명이 아니라, 말 그대로 푸른 바다를 보러 가는 길이다. 그 길 끝에는 동해가, 그리고 그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해안 도로가 이어진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던 해안 도로다(2007년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지정). 그 옆에 자전거도로도 만들었다.

딱 한 가지만큼은 해안가에 꼭꼭 숨겨 놓았는데, 바로 블루로드 B코스이자 해파랑길 21코스다.


해파랑길 21코스는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다
 

탁 트인 바다를 느끼며 걷는 길. 경쾌한 파도 소리와 청량한 바람이 가득한 길. 수평선 위에서 뭉게구름이 넘실대는 길. 바위 사이에 숨어서 나 홀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길. 언젠가는 걸어보겠다며 벼르고 있었던 길이다.



기암괴석과 절벽, 숲이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다

기상청에서 폭염을 예고한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지만, 영덕은 비교적 선선했다. 섭씨 30도가 채 넘지 않는 온도와 함께 바다와 절벽, 숲의 그늘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길이니 걱정은 없었다.


해파랑길 21코스는 영덕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한다




해파랑길을 안내하는 표지판
 

해파랑길의 빨간색 표지, 화살표를 따라 북쪽으로 걸으면 된다.




목조 데크가 비교적 잘 조성되어 있는 편이다

영덕해맞이공원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해파랑길 21코스를 시작했다. 해파랑길 21코스는 총 12.8km 길이의 걷기 여행길이다.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지만 마냥 쉽지는 않다. 모래사장 또는 해안 도로, 숲속 오솔길과 기암괴석 사이로 지나는 탐방로가 잇따라 등장하니까. 길의 어느 한 부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영덕해맞이공원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


 

약속바위라는 이름처럼, 유심히 관찰하면 두 손이 서로 새끼손가락을 걸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초입부터 펼쳐지는 기암괴석의 절경
 

영덕해맞이공원은 묘하게 이국적인 분위기였다. 한가운데 솟은 대게 집게발 모양의 등대는 조금 의아했지만 말이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바다가 닿는 곳에 내려서자마자,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것처럼 생겼다며 '약속바위'라는 이름을 붙인 해안가의 기암을 중심으로 엄청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위 너머로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절벽 구간에는 어김없이 말뚝과 밧줄을 엮어 만든 안전장치가 있다



소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해파랑길의 아름다운 풍경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하이라이트라니. 기승전결, 그런 건 없었다. 빠르면 네다섯 시간에도 완보한다는 이 길을 온종일 걷게 된 것은 순전히 이 풍경 탓이었다. 좀 걸을 만하면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데, 어떻게 계속 나아갈 수 있단 말인가.

노물항과 그 주변을 감싸는 어촌의 그림 같은 풍경은 정말이지 내 스타일이었다. 알록달록한 마을과 하얀 방파제, 청록빛 바다와 푸른 하늘, 그 사이로 흐르는 뭉게구름의 조합은 감동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었다.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가볍게 발을 적시기에 좋은 바위가 많다




방파제 주변, 해수욕장 등도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조금 힘에 부친다 싶으면 어김없이 쉼터가 등장했고, 걸터앉아 바다에 두 발을 적실 만한 바위가 나타났다. 일렁이는 수면, 그 아래로는 투명하고도 영롱한 바닷속 풍경이 펼쳐졌다. 그냥 물에 뛰어들어 수영이라도 하고 싶은 풍경의 연속이었다.




바위에 앉아 발을 적셔보자




그늘이 드리운 계단에 걸터앉아도 좋다
 

누가 이 길을 끝까지 걸어야 한다고 등을 떠밀 수 있을까.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지 말자. 마음 닿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신발을 벗어던지고 바다에 발을 적셔도 좋다.


저 멀리 종점인 축산항 죽도산이 보인다

대신, 완주할 생각이라면 천천히 곱씹으며 걷기를. 해파랑길 21코스는 쉬이 지나칠 수 없는 풍경으로 가득하니까. 부드럽기만 할 줄 알았던 해안은 기암괴석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였고, 짙은 초록의 숲은 그늘을 드리우며 묘한 안정감을 제공했다.




어촌만의 감성이 가득한 해파랑길의 마을들
 

길과 길 사이에 자리하는 마을들은 저마다의 소소한 감성을 품고 있었다. 통통거리는 어선이 방파제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습, 어구를 정리하는 주민들, 누군가 떨어뜨렸을지도 모를 생선을 찾아 마을 곳곳을 기웃거리는 고양이의 모습이 차례로 지나갔다. 보기만 해도 상쾌한 바다와 기암괴석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절경은 해파랑길 21코스 어디서나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옛 초소 자리에 만들어진 조형물 '구원' 




5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마을의 수호신, 오매향나무
 

이후에도 볼거리는 이어졌다. 한때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섰던 초소에는 '구원'이라는 이름의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경정3리 오매마을에 도착하자, 500년 된 향나무가 반갑게 맞이해 주기도 했다. 풍어와 풍년, 마을의 안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는 동신당 뒤쪽 기암절벽을 온통 뿌리로 휘감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이 퇴적암은 무려 백악기, 그러니까 1억 년 전에 형성된 것들이다 

경정마을부터 차유마을까지는 해변에 1억 년 전인 백악기에 형성되었다는 이암과 사암 등 퇴적암 지대가 펼쳐졌다. 붉게 물든 바위는 분명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것들은 아니었다. 이색적이었다. 대게의 대표적인 산지인 영덕답게 '원조대게마을'도 있었다. 차유마을이 그랬다. 한쪽에는 고려 시대부터 대게의 산지로 알려져 있었다며 큼지막한 기념비석도 세워두었다. 대게를 두고 귀여운 논쟁을 벌이는 동해의 여러 지역을 생각하면, 꽤 귀여웠다.





축산항의 죽도산 전망대가 점점 가까워진다 




죽도산전망대로 오르는 마지막 고비




죽도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축산항 풍경
 

해가 저물기 시작할 무렵에서야 축산항에 도착했다. 천천히 블루로드다리를 건넜고, 죽도산전망대를 향한 마지막 발걸음을 옮겼다. 대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은 죽도산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 겸 등대로 인도했다. 축산항과 동해안의 풍경을, 여태껏 걸어왔던 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길이었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축산항의 모습
 

전망대의 반대 방향으로 내려와, 축산항을 한 바퀴 빙 돌고서야 길의 종점에 도착했다. 축산항 초입에 있는 영해농협 축산항지점 인근 버스정류장(+축산택시)이다.


온갖 매력이 가득한 해파랑길 21코스
 

마냥 쉬운 길은 아니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히 나타났고, 좁디좁은 절벽 위 오솔길, 기암괴석 사이를 통과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 길을 끝까지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너무 당연하게도 풍경 덕분이었다.

해파랑길 21코스, 여러모로 최고의 길이다.


▶︎걷는 시간

6시간

▶︎걷는 거리

12.8km

▶︎걷기 순서

영덕해맞이공원 - 오보해변 -경정리 대게원조마을 - 죽도산전망대 - 축산항

▶︎코스 난이도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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