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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괴산] 괴산 갈론계곡의 시원한 물줄기를 느껴봐요! 충청도양반길 2코스

2021-08 이 달의 추천길 2021-09-24
조회수265


짙푸른 여름을 품은

괴산호를 유람하고,

갈론계곡 시원한 물줄기에 발을 담그다.

괴산 충청도양반길 2코스

여행작가 노성경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이다.

도심의 복사열로 인한 열섬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에어컨 없이는 1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땀에 젖기 일쑤다. 거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작용이 족쇄가 되어 숨을 쪼여온다. 잠시나마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진 채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켜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원한 계곡이 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싱그러운 녹음과 숲이 만드는 자연 그늘과 바람에 그리워진다. 그렇게 속리산 국립공원 구석에 숨겨진 청정 자연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름난 명품길 충청도 양반길을 만났다.

충청도 양반길 제2코스는 갈론체험관에서 시작되지만, 공용 주차장과 버스정류장이 있는 연하협 구름다리에서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보다 원활하다.

어차피 순환형 코스라 결국은 이곳을 지나칠 수밖에 없다. 연하협 구름다리 주차장에서 괴산호를 바라보고 좌측으로 진행하면 흔들다리를 만나게 된다.

본격적인 코스 길로 접어드는 양반길 흔들다리이다. 흔들 다리를 건너 전망대가 있는 산길을 따라 오르면 약 15km 여정이 시작된다.






노란 리본, 손글씨로 칠해진 방향표와 충청도 양반길 심벌이 표시되어 있는 안내판이 길 안내를 해준다. 갈림길 곳곳에 이정표가 있는 만큼은 안심이 되지만, 충청도양반길이 아닌 다른 이정표들까지 섞여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2코스의 경우 속리산 둘레길과도 상당 부분이 겹쳐 자칫 잘못하면 다른 코스로 빠지기 십상이다.

안내판과 함께 반드시 <충청도 양반길> 표식을 체크하도록 하자. 네이버 지도에서도 노선을 제공하고 있으니 실시간 위치를 확인하도록 하자.

이름난 명품길인만큼 중간중간 빼어난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는 터라 몇 번이나 길을 돌려야만 했다.








충청도양반길이 아닌 다른 걷기 길의 이정표들까지 뒤섞여 있어 길을 잘못 들기 쉽다.

시작부터 코스 이탈,

풍경에 취해 산막이옛길로 빠지다.


여행엔 정답이 없다. 발길이 닿는 대로 걷는 것 또한 여행이다.

구부러진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에는 천혜의 자연이 숨어 있었다. 구불구불 뱀 허리 휘어지듯 펼쳐진 괴산호가 절경이었다. 군자산(946.9m), 백미산(544.7m), 오봉산(412.3km) 등 속리산 국립공원 내 명산들이 병풍을 두르듯 호수를 감싸고 있다.

괴산호 잔잔한 수면에는 여름 산의 짙은 녹음이 선명하게 비춰든다. 푸른 하늘에 새하얀 뭉게구름이 맑은 여름날의 정취를 더했다. 순환형인 2코스의 시점과 종점은 연하협 구름다리이다. 다리를 건너는 순간부터는 다른 길(산막이 옛길)이다.

하지만, 도무지 건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연스레 발길이 구름다리로 향했다. 그렇게 시작부터 코스를 벗어났다.



▲ 청정 산수가 펼쳐지는 호젓한 풍광의 괴산호 호수를 따라 유람선(비학봉호, 대운 2호)도 운행하고 있다.








폭 2.5m, 길이 167m의 연하협 구름다리에 올랐다.

구름다리라는 이름처럼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구름에 닿아 있는 듯 보였다. 짙푸른 녹음 가운데 새하얀 아치의 형상이 그림 같았다. 푸른 하늘 아래 솟아 있는 구름다리는 평화로웠으며, 또 한 편으로는 아찔했다.

다리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달랐다. 호젓한 괴산호의 풍경이 감탄을 자아냈다. 여행의 두근거림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졌다.




▲ 연하협 구름다리에 올라 바라본 괴산호의 모습






연하협구름다리를 건너 우측 언덕길로 오르면 산막이옛길에 닿는다. 2015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명품 길로, 2011년 조성된 이래 해마다 수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구부러진 괴산호를 따라 평호로 운 마을 풍경이 이어진다.

호수 가까운 늪지대는 무릎 높이의 온갖 식물이 자생하고 있고,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굴잠나무 등의 나무들도 다양했다.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산막이나루와 차돌바위나루가 각각 끝 편이 자리하고 있다.

산막이옛길 내 삼성봉과 천잠봉으로 오르는 등산 코스가 두 개 있으며, 한반도 지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산막이나루까지만 찍고 다시 발길을 돌려 코스 시점으로 돌아갔다.



▲ 다시 연하협구름다리를 건너 우측 방면(다리를 등지고) 양반길 흔들다리로 향했다.




차로변을 따라 약 2-3분 내려오면 양반길 흔들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갈 길이 한창이건만 코스를 벗어난 덕에 벌써 1시간이나 소비했다. 정식 코스를 그대로 돌아보는 것도 뿌듯하지만,

발길이 닿는 그대로 자유롭게 여정을 이어가는 것도 역시나 여행이다. 그리고, 필자는 후자를 보다 더 선호한다.

무엇보다, 충청도 양반길의 경우 아직 모든 코스가 다 정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정식 코스에 집착할 필요가 없었다.





산길을 따라 약 10여 분 정도 오르면 전망대가 보인다. 우거진 소나무로 인해 연하협 구름다리 조망이 좋지는 않다. 나무 사이로 스쳐드는 괴산호의 짙푸른 색이 아름다웠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여정을 이어가본다.





우측으로 괴산호를 끼고 오르락내리락 산길이 이어진다. 다소 경사가 있긴 하나 길이가 길지 않아 부담스럽진 않다. 오히려 문제는 벌레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루살이들이 수시로 얼굴로 날아들고, 거미줄이 팔을 휘감는다. 빼어난 풍경마저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거치적 거린다. 서둘러 팔 토시를 꺼내 착용하니 거미줄의 불쾌함은 덜했다. 그래도 하루살이의 돌격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 방비가 필요해 보인다.






저기 저거 버섯 아냐?? 잠자리도 찍어!!

온갖 수목들이 숲을 에어 싸고 있는 길이 펼쳐진다.

자연스레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괴산호로만 향했던 눈길이 숲길 구석구석을 살폈다. 이름 모를 버섯과 매미, 잠자리 등 온갖 생명들이 비쳐든다. 건강한 자연, 생명이 넘치는 자연이 거기에 있었다.





오르락내리락 호수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내 곧 선유대이다. 멀리서 보면 머리에 족두리를 쓰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족두리바위'라고도 불린다.

앞선 전망대보다는 훨씬 더 시원스럽게 풍광이 펼쳐졌다. 한여름이지만 술나무 숲이 만드는 자연 바람이 시원했다. 우거진 숲의 그늘도 도심의 뜨거운 도심열을 잊게 만들었다. 겁 없이 달려드는 모기와 하루살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다 좋았다.





산길을 내려오니 우거진 수림에 가려 보이지 않는 괴산호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괴산호를 따라 완만한 산책로가 이어졌다. 잔잔한 호수변에 괴산호의 절경이 비쳐들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빛나는 연옥부터, 수면에 채워진 짙은 녹음의 청록까지 온갖 계조의 초록이 눈을 맑게 했다.



▲ 선유대(족두리바위)



▲ 사모바위(신랑바위)
 

걸어왔던 길 뒤편으로 조금 전 올라섰던 선유대의 모습이 보였다. 위에 올랐을 때의 모습과는 또 다른 절경이 그곳에 있었다.

주유와 제갈량의 지략으로 조조의 80만 대군을 물리쳤다는 적벽이 문득 떠올랐다. 속리산 산자락에 숨겨진 괴산호의 풍광은 그토록 빼어났다. 감탄을 연발하는 사이 순간 바람이 잦아들고 사모바위(신랑바위)의 모습이 수면에 데칼코마니처럼 그려졌다. 카메라를 잡아내는 손길에 즐거움이 묻어났다.








짙푸른 자연을 지나는 산책길은 평화롭기만 했다. 잔잔한 호수변을 따라 걷고, 은은한 솔나무 향을 따라 걸었다. 이따끔씩 불어오는 자연바람이 땀을 씻었다.

산새들의 소리가 정겨웠다. 완만한 평지 길을 따라 운교리 목교를 지나니 더 이상 벌레들도 달려들지 않았다. 자연스레 발걸음에 속도가 붙었다.



속리산 청정 자연이 품은

평화로운 전원마을을 걷다






운교리 목교를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 으리으리한 규모의 전통 가옥인 선유대 펜션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운교리다.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인지 운영을 하지 않고 있어 한적하기만 했다. 언덕 위에 오르니 지나왔던 양반길의 모습이 시원스레 펼쳐졌다. 다시 한번 땀을 닦아내고는 발길을 이어갔다.

두 번째 코스 이탈

속리산 정기 깃든 평화로운 전원마을

운교리를 배회하다.




선유대 펜션 뒤편으로 도로변이 있다. 여기서 우측 내리막길로 향하면 운교리 경로당 방면이고, 좌측은 정식 코스인 마을회관 방면이다. 얼핏 이정표를 보고서는 또다시 코스를 벗어나게 됐다. 그것도 무려 왕복 4km의 길. 덕평 마을로 향하는 운교 구름다리까지 약 편도 2km 길을 더 걸었다. 1시간 허비하고 나서야 다시 코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코스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1시간이나 깨닫지 못했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평화로운 농촌 마을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는 작물들에 정신을 빼앗겨서였다.

옥수수, 아로니아, 사과, 고추까지 다양하기도 했다. 특히, 키를 훌쩍 넘어 자라난 옥수수밭 풍경이 예뻤다. 타는 듯 내리쬐는 볕 아래 탐스럽게 열린 아로니아도 농촌의 매력을 더했다. 화창한 날이라 보니 카메라에 담기는 색이 유난히 고왔다.

소담스러운 소경을 담는 즐거움에 1시간 동안이나 정신을 빼앗기고 나서야 코스를 벗어났음을 인지했다.




▲ 길을 잃거나 말거나 셀카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든다.




 




다시 지도를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코스를 찾아 돌아가는 길 내내 속리산국립공원 드높은 산세가 감동을 더했다. 또다시 길을 잃을 수도 있어 카메라를 내려 두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다.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정겨운 풍경에, 눈을 맑게 하는 자연의 색(色)에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게 된다. 삼보일컷. 세 걸음을 걷고 가고, 사진 한 장. 좋은 길을 걸을 때,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습관이다.

그렇게 운교리 마을에서만 2시간을 소요하고서야 산길로 접어들 수가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 . .

곳곳에 숨어있는 보물 같은 소경

갈론계곡(갈론구곡)


짙은 녹음이 우거진 호수변 산책로를 따라 걷고, 평화로운 마을 소경에 취해 걷고 난 다음에는 명품 계곡길로 접어든다. 다소 가파른 길이 계속되는 산길은 2코스의 최고 난이도의 길이다. 우거진 산세가 풍광을 더하니 발만 보고 오를 수밖에 없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걷는 데에만 집중했다. 모든 길이 다 좋을 순 없었다.
 







한참을 걷고 나니 갈론계곡이 보였다. 속리산 국립공원이 자랑하는 여름 피서지인 갈론계곡은 계곡 인근에 갈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을 가로지르는 계곡 내 장암석실, 갈천정, 강선대, 옥류벽, 금병, 구암, 고송유수재, 칠학동천, 선국암 등 9개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갈론구곡으로도 불린다. 구곡 모두 숨바꼭질하듯 숨겨져 있으니 구곡을 찾으며 여정을 이어가는 것도 즐거움을 더하는 방법이다.

계곡 곳곳에서 피서를 떠난 사람들이 있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는가 하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과실을 먹는 사람도 보였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물장구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기나긴 여정의 쉼터로 제격이었다.





▲ 신발을 벗고서는 그대로 계곡에 발을 담근 채 한참이나 쉼과 여유를 만끽했다.







갈론계곡을 벗어나 속리산 국립공원 안내소 나오면 드디어 여정의 시종점인 갈론 체험관이다. 주변에 여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펜션들로 가득했다. 여기서 도로변을 따라 쭈욱 걸어가면 다시 양반길 흔들다리와 연하협 구름다리를 만나게 된다.

무려 7시간 이상을 걸었건만 하늘은 여전히 푸르기만 했다. 이마 한가득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니 성취감이 몰려왔다.

유난히 무더웠던 날이라 성취감도 유난히 컸다. 온몸에 힘이 쭈욱 빠졌지만 마음만큼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이제 막 트래킹을 끝냈는데 벌써부터 다음 길이 기대됐다.


▶︎걷는 시간

최소 4시간 소요

▶︎걷는 거리

13.5km

▶︎걷기 순서

갈론체험관 - 갈은구곡 - 사기막리(곰넘이재) - 운교리목교 - 선유대 - 양반길출렁다리 - 갈론체험관

▶︎코스 난이도

보통 (트레킹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경사진 산비탈길이 코스 중간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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