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도삼백리길 1코스 순천만갈대길은 해넘이 명소인 해룡면 와온에서 시작하여 별량면 화포까지 16km를 잇는다. 이 길은 세계5대 연안습지이자 국가명승 41호인 순천만을 가장 가까이 걸으면서 순천이 왜? 대한민국 생태도시인지 말해준다. 해룡면 와온에서 갯벌을 지척에 두고, 용산 전망대에 올라 순천만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순천만 갈대숲 사이를 가로지르고, 별량면 장산, 우명, 화포를 잇는 길은 소박한 어촌마을 풍광을 볼 수 있는 생태도시 순천의 특색을 그대로 보여준다. 용산 구간을 제외하면 전 구간이 완전한 평지로 가족이나 연인이 이야기 나누며 걷기도 좋은 길이다.
순천은 우리나라 대표 습지인 순천만과 더불어 낙안읍성, 선암사, 송광사 등 우수한 문화를 간직한 도시이다. 이러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두발로 만나볼 수 있도록 만든 길이 남도삼백리길이다. 남도삼백리길은 11개 코스(총 거리 223km)로 만들어졌다. 그중 1코스 순천만갈대길은 순천만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걷는 길로 생태도시 순천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이 코스는 국내 연안습지를 대표 길이기도 하다.
순천 생태관광 1번지
오름과 내림이 거의 없는 길에서 만나는 용산은 다른 산과 달리 반갑다. 사실 용산은 해발 50m에 불과한 나지막한 야산이지만 주변의 높은 산보다 품격있는 이야기가 가진 산이다. 용산은 천년의 세월을 기다리다 드디어 용이 된 이무기가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포기하고 입에 물고 있던 여의주를 갈대밭에 던지고 순천만에 살포시 내려앉아 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순천을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의 풍광은 보았을 것이다. 용산전망대에서 드넓은 순천만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산 입구부터 가슴을 뛰게 만든다. 하지만 생각보다 길이 가파라 가쁜 숨이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가파른 대신 거리는 짧아 전망대까지는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2층으로 만들어진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천만의 드넓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누군가 인위적으로 조성한 듯 갈대군락과 칠면초군락은 잘 꾸며놓은 정원처럼 보인다. 용산 최고의 비경은 단연 S자 물길에 비친 해넘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경은 하늘이 허락한 자에게만 주는 선물이다.
용산전망대에서 솔숲이 이어진 솔바람다리와 순천만이 살며시 드러나는 갯바람다리를 차례로 지나 15분 정도 내려가면 순천만갈대군락지가 나온다. 갈대군락지 사이로 탐방데크가 미로처럼 이어지지만 일방통행으로 마주 오는 탐방객 걱정 없이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갈대군락지 사이로 탐방데크가 이어지다보니 원시적인 풍광보다는 인위적 풍광도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갈대군락지와 갯벌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러한 기회가 순천을 생태관광 1번지로 만든 계기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남도삼백리길은 갈대군락지를 지나 동천을 건너 좌측으로 이어진다. 남도삼백리길은 갈대군락지를 찾은 방문객의 주동선이 아닌 만큼 이정표를 확인해야한다.
오솔길 장산마을에 이르러 자전거길로 바뀐다. 장산마을은 새우양식장과 새우구이 전문점이 있어 고소한 새운 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길에서 처음 만나는 식당이다 보니 걷는 이에게 수많은 갈등의 준다. 고소한 향을 뒤로 하고 해안로 따라 발길을 이으면 우명마을을 지나 길의 종착지인 화포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화포마을은 일출소망탑이 있는 마을이지만 해넘이 보기에도 좋은 마을로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제격이다. 남도삼백리길 1코스는 화포마을에서 끝이 나지만 2코스 꽃산너머 동화사길이 시작되는 곳으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교통편
화장실 및 매점

글, 사진: 최해선 <sunsea8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