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오른쪽에 자리한 서만도와 동만도 옆으로 미끄러지듯 사라지는 일몰. 광활한 갯벌을 붉게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강화 나들길 7코스는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강화갯벌의 낙조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화도면 화도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마니산 줄기인 상봉산 일만보길을 따라 능선을 넘으면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갯벌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는 길이 강화나들길 7코스의 하이라이트다. 일몰로 유명한 장화리 일몰조망지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산길을 따라 북일곶돈대에 닿는다. 돈대에서 바라보는 너른 갯벌과 장봉도, 주문도, 불음도 등의 모습이 일품이다. 강화갯벌센터를 둘러본 후에 작은매너미고개를 넘으면 화도초등학교로 원점회귀한다.
[인천/강화] 두 개의 고개 넘어 갯벌과 일몰 찾아가는 길 - 강화나들길 7코스 낙조 보러 가는 길
마니산이 펼쳐진 화도면에서 시작
강화나들길 7코스는 화도면에서 시작한다. 마니산이 잘 보이는 화도면은 마니산의 땅이라 할 만하다. 마니산에는 여러 개의 등산로가 있지만, 출발점은 대부분 화도면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마니산을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한다.
화도초등학교 앞에 7코스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잠시 초등학교에 들어가 본다. 넓은 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건물 뒤로 마니산이 우뚝하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마니산은 흐뭇하게 바라봤을 것이다.
화도면의 너른 들판에서 힘차게 날아오는 철새들.
화도초등학교를 출발해 하나로마트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들판에는 철새인 오리들이 가득하다. 가까이 가자 화들짝 놀라 힘찬 날갯짓을 하며 날아오른다. 철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겨울 강화도의 매력이다. 특히 편대 비행하며 날아가는 새들의 모습은 경이롭다.
내리교회 앞의 오래된 가옥. 강화도에서는 쉽게 80년대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오리들과 인사를 나누고 출발하면 언덕 위에 자리한 성공회 내리교회를 만난다. 교회 앞에 종이 걸린 모습이 이채롭다. 성공회교회는 강화에 자리 잡으며 이곳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교회당을 한옥으로 짓고, 종을 만드는 등 토착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마침 신부로 보이는 한 분이 나와 땡땡~ 종을 친다. 종소리가 듣기 좋다.
잠시 교회를 구경하고 다시 길을 나서 상봉산 일만보길로 접어든다. 상봉산은 마니산에서 이어진 줄기로 후포항까지 이어진 능선이다. 한동안 호젓한 숲길을 걸으면 어느새 고갯마루를 넘는다. 그리고 앞쪽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의 모습에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산 중턱쯤 ‘산당화가 피는 집’ 펜션 앞의 안내판에는 화남 고재형(1846~1916)이 쓴 심도기행(沁都紀行) 중 망도서(望島嶼) 시가 적혀 있다. 심도는 강화도를 말한다. ‘고개 돌려 서남쪽 보니 바다 넓게 펼쳐있고/떠 있는 섬들도 모두 다 우리 강토/열 지은 별들이 하늘 밖으로 기우니/점점이 늘어선 모습 한판의 바둑판 같구나’ 시를 읽으면서 갯벌과 섬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철새 탐조대가 설치된 장화리 일몰조망지. 한 가족이 해변에서 놀고 있다.
장화리 일몰조망지에 설치된 강화나들길 마스코트인 ‘발밤이’.
강화갯벌 한눈에 잡히는 장화리 일몰조망지
장화리 해변에는 7코스 스탬프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다.
이제 산에서 내려오면 갯벌을 만난다. 갯벌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다. 그저 광활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갯벌을 오른쪽에 끼고 아기자기한 야산을 지나면 일몰로 유명한 장화리 일몰조망지를 만난다. 넓은 해변 전체가 일몰 포인트로 계절에 따라 적당한 지점에서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갯벌과 섬 조망이 일품인 북일곶돈대.
장화리해변 끝 지점의 야산 입구에 철조망 대문이 있다. 이곳은 군사지역이라 일몰 이후에는 출입할 수 없다. 다시 아기자기한 야산을 한동안 밟아 가면 북일곶돈대에 닿는다. 이곳은 강화도 남서쪽으로 툭 튀어나온 곳에 돈대에 쌓았다. 조선시대에 축조한 강화 54돈대 중의 하나로 함경·황해·강원 3도의 승군 8,000명과 어영군 4,300명이 동원되어 40일 만에 완공했다고 한다. 돈대는 장방형으로 위가 높고 아래가 낮아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돈대에 앉아 반짝이는 갯벌과 둥둥 떠 있는 장봉도, 주문도, 불음도 등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
철새 관찰하고 갯벌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강화갯벌센터.
다시 야산을 이어가면 강화갯벌센터에서 설치한 철새 탐조대를 만난다. 밀물이 갯벌에 가득 찼을 때 탐조대는 철새 관찰에 매우 유용하다. 강화갯벌센터를 지나면 한줄기 제방길이 하염없이 이어진다. 이윽고 갯벌과 안녕을 고하고 작은매너미고개를 넘으면 화도초등학교로 되돌아온다. 초등학교 앞에서 다시 마니산과 눈을 맞추면 강화나들길 7코스가 마무리된다.
작은매너미 고개를 넘어 화도초등학교로 돌아가면 7코스가 마무리된다.
걷기를 마치고 일몰을 보기 위해 차를 타고 장화리로 달렸다. 가는 도중 장곶돈대 근처에서 낙조를 만났다. 해는 장봉도 오른쪽에 자리한 서만도와 동만도 옆으로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바다로 미끄러지듯 사라졌다.

화도초등학교(화도공용주차장)~내리성당~상봉산 일만보길 입구~장화리 일몰조망지~북일곶돈대~강화갯벌센터~마니산 청소년수련원~화도초등학교장
(약 21㎞, 7시간)

신촌역, 합정역, 홍대입구역 등에서는 2000번 버스가 06:30(신촌)~22:10, 1일 8회, 화도터미널까지 운행한다. 화도터미널에서 신촌행은 05:00~20:20, 1일 8회 운행한다. 60-5번은 강화터미널~화도터미널~김포공항 국내선 구간 등을 운행한다.
화장실
화도초등학교 옆, 내리성당, 장화리 일몰조망지, 강화갯벌센터 등
식사
화도초등학교 근처 식당 이용
길 안내
안내판과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강화나들길 코스와 명칭을 최근에 재정비했다. 강화나들길 홈페이지 정보와 현지 이정표가 다소 다를 수 있다. 사전에 코스를 잘 점검하고 걷는 게 좋다. 20㎞ 넘는 먼 길이라 화도면에서 출발해 장화리까지 걸어 일몰을 감상하고, 여기서 버스 타고 화도면으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코스 문의
(사)강화나들길 032)934-1906
글, 사진: 진우석(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