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한려수도 국립공원이 여기도 있었네요.
군산 구불길 7코스, 신시도길을 걸을 때면 누구나 한 마디쯤 이렇게 말한다. 신시도길 초반인 월영산에서 굽어보는 서해 고군산군도의 다도해 풍광은 남해의 그곳과 많이 닮았다.
월영산에서 조망되는 고군산군도의 다도해 풍경. 신시도길의 제1경이라 할만하다.
고군산군도는 군산시 남서쪽 50km 해상의 무녀도, 선유도, 신시도 등 16개 유인도와 47개 무인도가 옹기종기 모인 서해의 대표적인 군도이다. 고려시대 당시 이곳에 수군 진영을 두고 군산진이라 불렀는데, 조선 세종 때 수군 진영을 육지로 옮긴 것이 지금의 군산시 지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본래 군산진은 옛 고(古)자를 넣어 고군산이라 칭하게 된 것이다.
수군진영을 육지로 옮겨간 지 550여년 만에 조용한 어촌 섬마을이던 이곳 고군산군도는 천지개벽할 일을 맞는다. 이른바 세계 최장의 방조제라는 새만금방조제를 통한 간척사업이 그것이다. 그로인해 고군산군도의 동쪽 관문인 신시도가 33.9km의 새만금방조제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었고, 신시도를 기점으로 서쪽으로 뻗어나간 다리들이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 등을 연결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조용하던 섬마을은 삽시간에 뭍사람들로 북적이게 되었고, 수용태세가 돼 있지 않던 선유도 등은 다소간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상대적으로 한산한 신시도는 여전히 멋진 고군산군도의 절경을 품고 걷기꾼들의 한적한 발걸음을 기다린다.
주상절리의 미니어쳐 같은 월영산 퇴적암층
구불길 스탬프함이 있는 신시도주차장에서 출발해 이곳으로 회귀한다.
군산 구불길 7코스에 해당하는 신시도길은 새만금방조제 수문에서 가까운 신시도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길 시작부터 월영재로 올라가는 산길인데 쉽게 부서지는 퇴적암으로 이뤄진 산이어서 노면이 고르지 않다. 따라서 일반적인 운동화보다는 오프로드 트래킹화나 등산화가 어울린다. 등산 스틱도 가급적 지참하는 게 좋다. 걷기용인 노르딕워킹 전용스틱은 밧줄이나 바위를 잡고 오를 때 불편하므로 적합하지 않다. 다시 말하면 눈이 내리거나 눈 내린 직후 얼음이 잡혀 있을 때는 찾지 않는 것이 좋고, 고군산군도를 조망하기 좋은 맑은 날을 택하는 것이 또한 요령이다.
월영재까지는 고무매트 등을 이용한 노면정비가 잘 되어 있다.
원거리 풍광이 펼쳐지므로 시계 열린 날이 좋다.
최근 들어 월영재 오르는 길에 돌길을 깔아 쉽게 미끄러지는 일부 구간을 정비했다. 월영산 길은 무등산 서석대와 제주 바다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주상절리를 미니어쳐로 옮겨 놓은 듯한 현무암층이 또 하나의 볼거리다.
주상절리를 축소해서 옮겨다 놓은 듯한 월영산 퇴적암층도 볼거리 중의 하나.
월영산을 내려와 몽돌해변을 지나면 그 다음에 만나는 것이 대각산이다. 대각산 정상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고군산군도는 월영산의 그것과 또 다른 장쾌함이 있는데, 구불길은 대각산 정상이 아닌 언저리 둘레길을 따른다.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대각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이미 초반에 월영산을 넘으며 한차례 힘을 뺐으니 본래 코스인 언저리길을 걸어보자.
대각산 언저리 숲길은 동백나무와 다양한 활엽수들이 길을 펼친다.
밧줄 잡고 내려가는 구간도 있는 대각산 언저리길. 사진 보다 경사가 급하진 않다.
동백나무와 다양한 활엽수들이 기다리는 대각산 언저리길에는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길도 있으나 대체로 잘 정비된 낙낙한 숲길이다. 대각산 기슭을 돌아 나오면 선유도를 향하는 도로를 굴다리 밑으로 통과한다. 한적한 농로길을 지나면 길 후반부로 다시 한 번 월영산을 마주한다. 이때 월영산 남쪽 봉우리인 199봉으로 치고 올라가는 길과 남쪽 언저리를 도는 둘레길로 길이 갈린다.
논갈림길 부근서 만난 신시도 왜가리.
노란 구불길 리본이 갈림길마다 길을 안내한다.
본래 구불길은 남쪽 기슭을 따르는 월영산 둘레길이 본래 노선인데, 취재 당시 199봉을 향하는 오르막으로 구불길 리본이 잘못 매여져 있어 필자는 본의 아니게 199봉 쪽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신시도길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199봉에서 바라보는 고군산군도의 풍광은 매우 아름다웠으나, 코스 후반부에 급격하게 오르막을 치고 올랐다 내려가는 것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크므로 일반 걷기꾼들은 본래 노선대로 둘레길로 돌아서 이 길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
잘못 붙여진 구불길 리본을 따라 급경사로 올라온 199봉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 낙조 촬영명소로도 이름이 높은 곳이다. 본래 구불길 노선은 199봉 남쪽 언저리 둘레길을 따른다.
신시도주차장~월영산~몽돌해변~대각산둘레길~안골저수지~논갈림길~월영산 남쪽 둘레길~신시도주차장
(약 12.3km, 4시간30분 내외)

대중교통
일반 99번 버스가 한 시간 간격으로 비응도와 신시도주차장을 연계함.
주차장
신시도주차장 이용(무료)
화장실
신시도 주차장
식수
신시도 주차장 매점에서 구입하거나 사전준비
식사
신시도 주차장에 매점 수준으로 있음.
길 안내
구불길 안내사인이 리본과 지주형 방향안내판 등으로 되어 있음.
길 종반부 199봉 쪽으로 매어진 리본이 있으면 잘못된 것이므로 산기슭 언저리길로 가야함.
-기타: 체력과 산행에 자신이 있다면 대각산전망대와 199봉의 전망이 훌륭하므로 각각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것도 권할만하다.
코스 문의
군산시 관광진흥과 063-454-3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