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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강화] 바다, 산, 들 두루 누빌 수 있는, 강화나들길 11코스 석모도바람길

2021-04 이 달의 추천길 2021-03-26
조회수181

바다, 산, 들 두루 누빌 수 있는

강화나들길 11코스 석모도바람길

글, 사진 : 여행작가 최지혜



석모도 바람길의 일몰

남쪽나라에서는 벌써 꽃망울을 터트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봄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모르는 새 봄은 이미 고개를 내밀었고 봄이 온 것을 알리 듯

강원도에 갑작스레 쏟아졌던 폭설을 뒤로하고 얇은 코트 하나로도 바깥 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따뜻해졌다.

겨울잠 자듯 웅크리고 있던 내 몸과 마음도 봄과 함께 이젠 깨어날 때이다.

겨우내 거의 집에서만 지냈던 탓에 많이 떨어져 있던 체력을 생각해 평탄하게 걷기 좋은 길을 걷기로 했다.

‘바다 내음과 봄 바람을 느끼며 제방길따라 걸어보자.’


출발지점인 석포리선착장에 있는 나룻부리항시장

강화나들길 11코스 석모도 바람길은 총 16km로 꽤나 긴 길이지만 평탄한 제방길과

비교적 가파르지 않은 산, 그리고 유유자적 걷기 좋은 들길로 이루어져 있다.

출발지점인 석포리선착장에 도착하니 평일이라 그런가 굉장히 한산했다.

갈 길이 멀었기에 곧바로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예전에 강화나들길 다른 코스를 돈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길 안내가 굉장히 잘 되어있었다.

이번에 걸은 석모도 바람길 또한 안내판이 잘 되어있어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출발지점에 있는 강화나들길 도장함

출발지점에서 조금 지나니 바로 제방길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제방길 걷는게 참 좋다.

특히 서해안에 있는 제방길은 반대편으로 예쁜 섬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걷기 편한 제방길이 시작됐다 

 


제방길 옆으로 보이는 풍경들

제방길 옆으로는 심심치 않게 낚시하는 분들이 보였는데 그 옆으로 황토색으로 변한 칠면초들이 보였다.

가을에 이 길을 찾았다면 길을 걷는 내내 붉게 물든 칠면초들을 볼 수 있었을테지.

제방길이라 바람이 많이 불줄 알았는데, 다행히 이 날은 바람이 별로 없었다.

이따금씩 스치듯 지나가는 바람들이 봄이 왔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

‘벌써 이렇게 따뜻한 바람이 불다니.. 봄이 생각보다 더 빨리 왔구나.’


황토색으로 변한 칠면초 앞으로 낚시하는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제방길은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했고 가끔 제방길을 벗어났다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길 방향이 궁금해질 쯤이면 석모도바람길을 안내해주는 안내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제방길의 모습

 

 

석모도 바람길은 안내판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

분명 봄인데 가을의 흔적은 아직 길 위에 남아있다.

이 흔적들도 곧 사라져 봄이 오고 또 여름이 오고 다시 가을을 맞이할 테지.

 

 

 
지난 가을의 흔적들이 아직 남았다

한참을 걷다보니 다리가 아파질즘 제방길이 잠시 끊기고

휴식을 취하기에 너무나 좋아보이는 작은 공원이 보였다.

여기서 집에서 내려온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해보기로 한다.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볼 수 있었던 작은 공원


멀리 초록색 등대도 보인다

의자에 앉아 맞은편으로 보이는 초록색 등대를 얼마나 바라보고 있었을까?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햇빛을 내리쬐인 것이 언제 였던지..

요즘은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와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게 오히려 어색하다.

그런데 여기선 들려보는 소리라고는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스스스 갈대들이 부딪히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고

그 속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이런 것 참 오랜만이구나.

작은 공원을 지나가니 찻길이 이어졌는데 다행히 보행자 길이 따로 있어 걷는데 위험하지 않았다


공원 뒤로 이어지는 도로

석모도바람길의 반 이상은 제방길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찻길을 걸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제방길이 이어졌다.

제방길이 휘어질 때마다 정면에서 바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 길을 걸을 때 내가 가장 좋아한 모습이다.


길이 휘어질때면 정면에 바다가 반짝이는 모습이 걸렸다

걷다보니 공사를 하는 중인지 흙길이 이어졌다.

다행히 걷기엔 불편함이 없었기에 빠르게 다음 선착장인 보문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문선착장

보문선착장은 크진 않지만 식당, 편의점, 커피숍을 다 갖추고 있었다.

알록달록 예쁜 색으로 옷을 입은 자전거 조형물들도 눈에 들어왔다.
 

 

 




보문선착장에 자리 잡은 조형물들

다시금 제방길이 이어졌는데, 예전에 품질 좋은 소금을 생산하던 삼양염전의 터가 보였다.

현재는 무성한 풀과 물만이 남아있었다.


삼양염전 터로 이어지는 길


물이 가득 차 있었던 터

염전 터를 지나가니 잘 지어진 리조트와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골프장 뒤로 해명산이 보였다. 멋드러지게 솟은 해명산은 나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골프장 뒤로 해명산이 보인다

썰물 시간때여서 인지 바닷물로 가득차 이었을 곳에 구멍이 송송 뚫린 바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수의 유로역할을 하는 갯골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갯골의 모습

갑자기 길의 모습이 변했다. 드디어 마을길로 드러선 것이다.

이 마을길을 시작해 비교적 경사완만한 산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을 민머루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쉼이 있는 힐링 둘레길이라 이름 붙여져 있었다.

 


마을길


민머루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힐링 둘레길

산길 초입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 위해 자리를 펴고 앉았다.

원래는 길을 걷다 주변 식당에서점심을 해결하는 편인데,

길이 길기도 하고 식당에 있는 곳에 도착할쯤 배가 고플거란 확신이 없어 이번엔 김밥을 챙겨왔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서본다.


마을길을 지나 바로 산길이 시작된다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챙겨먹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한다

아직은 새싹들이 돋아나지 않은 탓에 나무들은 헐벗은 모습이었지만 하늘만큼은 청량하다.

중간중간 푸르른 소나무들을 벗삼아 걷고 있다보니 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드디어 민머루 해수욕장에 도착한 것이다.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길


‘해변에서 여유를 즐겨보자’

따뜻한 봄 날씨 덕이었을까.

해변에는 백사장을 거닐고 있는 사람, 의자를 펴놓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포토스팟으로 만들어진 하트 조형물에 내 사진도 남겨 보았다.


민머루 해수욕장의 하트모양 포토스팟

 



다양한 방법으로 해수욕장을 즐기고 있는 모습

해변을 가로 지르니 짧은 산길이 이어지고 곧바로 찻길로 길이 이어졌다.

이 길부터는 아쉽게도 보행자 도로가 없어서 주의를 기울이며 걸어야 했다.

커브길도 심심찮게 보여서 차가 오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했다.

다행히 그리 길지 않아 금방 다시 안전한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

 


보행자 도로가 없는 찻길이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잠시 오르막길이 이어지더니 다시 짧은 산길로 접어들었다.

산길은 길지 않았고 다시 잘 정돈된 길로 이어지는데

이 길부터는 넓게 펼쳐진 평야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현재는 추수를 하고 난 뒤 그대로 비어있는 논 뿐이었지만 곧 초록색으로 물든 들을 볼 수 있겠지


짧았던 두번째 산길

 



넓게 펼쳐진 평야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었던 길


‘일렁이는 빛 처럼 아름다운 것도 없지’

이 길을 걸으며 옆쪽으로 작은 시냇물이 있었고 저수지를 만날 수 있었는데,

해가 조금씩 기울고 있던 탓인지 햇빛이 시냇물에 반사되어 반짝 거리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내가 길을 걸을 때 좋은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도심속에선 느낄 수 없는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의 모습들


물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아름다운 빛망울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뒷모습이 참 정겹다

거의 길의 막바지쯤에 다다랐다

. 들을 지나 다시 제방길로 올라왔을때는 해가 제법 기울어 있었다.

하루종일 깨끗한 하늘덕분에 오늘은 아름다운 일몰을 기대해도 될 듯 하다.

 



길의 막바지에 다시 제방길로 올라섰다

다른 강화나들길을 걸을때도 이런 포토존을 볼 수 있었는데

석모도바람길에도 예쁜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포토존이 보였다

. 이 자리에 앉아 반대편 섬들과 햇빛에 일렁이는 바다를 보고 있으면 근심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사진찍기 좋았던 포토존


갯골과 저물어져 가고 있는 해

중간중간 사진을 찍느라 지체한 탓에 걷는 시간이 길어져 혹시나 해가 지기전에 도착지점에 도착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해가 지기 전 보문사 입구쪽에 도착했다.

보문사는 석모도의 유명한 관광지인 만큼 입구쪽엔 넓은 주차장, 많은 상점과 카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길의 도착지점은 원래 보문사 입구이지만 여기까지 온김에 보문사를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보문사로 올라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면 볼 수 있는 풍경

긴 길에 체력을 많이 쓴 탓일까?

아니면 그냥 이 오르막길이 무지막지한 오르막길이라서일까.

오늘 한번도 헉헉거리며 길을 걷지 않았는데,

보문사에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숨이 가빠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혹시나 해가 져버리진 않을까 싶어 쉬지 않고 올라갔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느라 멈춰서 뒤를 돌아보니 뜻밖에 선물을 받게됐다.

‘이렇게 멋드러진 소나무와 노을이라니.. 역시 선물은 생각치 못하게 받는 것이 기분이 제일 좋구나.’


 

보문사의 전경


보문사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노을

꽤 긴 길을 걸어왔음에도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 있으니 피로감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차를 주차해둔 석포리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가야해서 버스를 타러 가야했는데

마침 막차시간이 조금 남아 희미하게 남은 낙조를 배경삼아 오늘의 마지막을 사진으로 새겨본다.

 



아름다웠던 낙조



▶코스 경로: 석포리선착장(나룻부리항시장) – 보문선착장 – 유니아일랜드 골프&스파리조트 - 민머루해수욕장 –

매음1저수지(어류정저수지)- 매음2저수지 - 보문사 입구

▶거리: 16 km

▶소요 시간: 사진찍으며 느린 걸음으로 걸었을 때 7시간 30분 소요

▶코스 타입: 비순환형

▶난이도: 보통

▶편의시설

- 화장실 : 석포리선착장, 보문선착장, 민머루해변, 보문사입구

- 편의점 : 석포리선착장, 보문선착장, 힐링둘레길 시작점 근처, 민머루해변, 보문사입구

- 음식점 : 석포리선착장, 보문선착장, 민머루해변, 보문사입구

*사진 찍기 좋았던 장소 : 첫번째 쉼터였던 초록 등대가 보이는 공원, 보문선착장, 민머루해수욕장 하트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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